현재 우리나라 여러 대학에서 채택하고 있는 총장 직선제도는 1980년대 민주화 운동의 부산물이다. 1970년대 권위주의 체제하에서 대통령을 국민들이 직접 선출하지 못하게 되면서 민주주의의 기본이라고 여겨졌던 직접선거제도는 사회의 여러 부문에서 사라지게 되었다. 대표적인 예가 초등학교에서부터 대학에 이르기까지 학생들이 직접 선출하였던 학생회장이 임명제로 바뀐
지난 4월이었습니다. 뒤뜰에 가설해둔 가지보 (철근 뼈대에 위를 비닐로 덮은 정자 같은 건물) 의 비닐지붕이 이 지방 특유의 강한 바람을 이기지 못해 갈기갈기 찢겨나간 뒤, 그 자리를 덮어 햇볕을 가려볼 양으로 등나무 두 그루를 사다가 양쪽 귀퉁이에 심었습니다. 놀랍게도 등나무는 심자마자 가느다란 가지들로 가지보의 철근을 서너 번씩 감고 오르더니 마치 약속
새로운 학기가 시작되었다. 여름 내내 찌는 듯한 불볕더위에 지쳐있던 학교가 활기를 되찾은 듯한 느낌에 절로 흥이 난다. 나처럼 개강을 맞아 흥이 났을 법한 학생들에게 이런 질문을 한번 해보고 싶다. “수강신청은 잘 했어?” 수강신청기간 동안, 요즘 학생들이 지나치게 요령만 늘었다는 소리를 여러 곳에서 들을 수 있었다. 내용인 즉, 학생
라이트형제는 1903년 12월 17일에 12초 동안 36m를 나는 세계 최초의 동력 비행기 시험비행에 성공하였다. 하지만 이를 취재한 신문사의 편집국장은 “그런 묘기가 일상생활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그 사실을 묵살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행기는 발전을 거듭하여 현재에는 전 세계를 1일 생활권으로 단축시키는데 결
그대는 이번 여름, 별 하나 별 둘을 헤아려 보았는가? 어학연수, 해외 배낭여행, 해외 봉사활동, 해외 인턴십 등 부푼 꿈을 안고 세계로 나간 그대들! ‘그곳’에 간 목적이 무엇이었는가? 진정 얻어온 것은 무엇인가? 어느 날 한 친구가 내게 물어왔다. ‘왜 해외로 어학연수를 가려고 하는데?’ 내게는 ‘골
내 생에 이런 날이 안 올 줄 알았다. 또, 오지 않았으면 했다. 어느새 나는 사람들의 손에 들려 있었고, 나는 금남로로 향하고 있었다. 나는 촛불이다. 나는 1백만 개 촛불 중 일개 촛불에 불과하다. 뜨겁다. 자꾸만 흘러내린다. 내 몸을 태워서라도 이 나라를 바꿀 수만 있다면. 더 붉게, 더 뜨겁게 달아오르자. 영차영차! 나를 들고 있는 이 사람, 평범한
얼마 후면 6월 항쟁 21주년이 다가온다. 당시 전두환 군부독재세력은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한 후 온갖 불법을 자행했다. 이에 참다못한 국민들이 거리에 쏟아져 나와 이른바 ‘6월항쟁’을 통해 대통령 직선제를 쟁취하였다. 1987년 6월 항쟁은 민주주의에 대한 국민들의 열망이었으며, 한국 현대사에서 국민들의 승리로 기록되고 있다. 21년이
우리 대학이 어느덧 개교 56주년을 맞이하였다. 그동안 우리대학은 지역의 거점대학으로서 그 위상을 드높여왔으며, 조국의 민주화 운동에 있어서 선구자적인 역할에도 한결같았다. 최근에는 여수대학과 통합하여 바야흐로 질적으로 수준을 높이고 외면적으로는 캠퍼스를 키우는 변화시대를 맞아, 세계 속의 명문대학으로 도약할 발판의 기회를 마련하였다. 이 모든 것은 학생들
‘이것이 우리의 첫 만남이었다. 나는 그의 아름다움에서 발산되는 광채에 너무나 감동되어 그 이상 한 마디도 하지 못했다. 나는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고 눈부신 그의 얼굴과 몸짓의 추억을 눈 속에 간직하고 있었다. 나는 뷰르캉이 나를 사랑해주기를 기도했다. 그가 나를 사랑할 수 있는 입장이 될 수 있도록 기도했다.’ 프랑스의 소설가 장 주
‘며칠 전 아주 기쁜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작년 7월 어떤 결혼식에서 둘이서 같이 사회를 본 친구들이 서로 인연이 되어 정확히 1년 후인 다음 달 결혼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한국에서 남녀가 커플로 결혼식 사회를 보는 것은 그리 흔치 않은 것으로 안다. 직장 동료 사이였던 두 남녀가 흔치않은 일을 함께했기에 특별해진 것이 아닐까? 역시 사람과 사
나는 숫자를 경멸한다. 특히나 ‘1’이라는 숫자를 경멸한다. 어렸을 때는 철이 없어 ‘1’이라는 숫자를 좋아하고 ‘1’에 부단히도 집착했다. 1등이 하고 싶었다. 하지만 이제는 알고 있다. 1등이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1’은 지독히도 나를 괴롭혔다. 전남대학교가 1등
창간기념 특별기고 ‘전대신문을 읽고’ 1970년대 전대신문은 4면 발행에 세로쓰기의 형식이었다. 문선공이 원고대로 활자를 뽑아 교정을 보면서 동판을 제작하고 윤전기를 돌려 흑백의 신문을 만들었었다. 40여년의 세월이 흘러 전대신문은 일신했다. 지면도 12면으로 늘었고 가로쓰기를 하고 전자시스템으로 편집하여 컬러신문을 제작하고 있다. 그
우리 대학의 4년을 이끌어갈 총장후보선거가 교직원들의 화합과 축제 속에 끝났다. 새롭게 선보인 제도의 생경함과 편향된 의견제시와 같은 혼돈도 있었지만 많은 교직원들이 이번 선거를 전례 없이 공정하고 깨끗한 선거였다고 평가하고 있다. 모든 선거에는 승리자와 패배자가 있다. 우리는 승리자에게 보내는 축하의 강도에 손색없는 위로를 패배자들에게도 보낸다. 이번 선
최근에 좀 흥미로운 영화를 봤다. 로빈 윌리암스 주연, 배리 레빈슨 감독이 연출과 각본을 담당한 ‘Man of the Year’, 말하자면 심야 정치 풍자 토크쇼 진행자인 코메디언 톰 돕스가 내친김에 미국 대선에 뛰어들어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가, 그게 전자투표기의 오류 때문임을 알고서는 대통령직에서 사퇴한 뒤 본업으로 돌아가 그 전보다
“허천나게 잠이 많은 젊은 날에 실컷 자두게나. 나이가 들면 쉬고 싶어도 잠이 없어 힘드네.” 잠이 오지 않던 그날 밤에 은사님께서 하셨던 말씀이 문득 생각나기에 웃음을 흘리며 무심코 TV를 켰다. 화면 속에는 국보 1호인 숭례문이 활활 불타며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예전의 범죄가 단순히 돈을 훔치는 생계형 범죄이었다면 이제는 모든 세
신문 ‘만들기’와 ‘신문’ 만들기 사이 가끔 나는 내가 ‘학생 편집장’인지, ‘편집장 학생’인지 헷갈릴 때가 있다. 이 둘은 단어의 위치만 바꿨을 뿐인데 엄청난 차이가 있다. 보통은 ‘편집장 학생’이라는 생각이 드는 때가 더 많다. 내게는 항상 <
총장선거, 민주적이며 공정하게 18대 총장선거가 목전에 닥친 용봉, 학동 그리고 여수 캠퍼스에는 최적의 선택에 대한 솔로몬의 지혜찾기에 투표자들의 관심이 집중되어 있다. 급변하는 21세기 국내외적 환경에서 우리 대학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도모해야 되는 입장에서 총장 리더십은 가장 중요한 자산일 것이다. 대학총장은 우선 글로벌 전략에 대한 구체적인 비전과 방향
대학의 미래를 이끌어갈 지도자를 뽑는 선거인만큼 총장선거는 중요하다. 하지만 이런 중요한 총장선거를 취재하면서 가장 많이들은 말은 ‘~인 것 같다’와 ‘잘 모르겠다’라는 말이다. 이는 투표권이 없는 학생들은 물론 투표권이 있는 교수와 교직원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어째서 대학에서는 가장 큰 선거인 총장선거임에도 이렇게
서양 최초의 문학은 호메로스의 『일리아스』라고 한다. 트로이 전쟁을 그린 이 서사시는 이렇게 시작한다: “노래하소서 여신이여, 펠레우스의 아들 아킬레우스의 분노를…” 이 좋은 봄날에 그 길고 지루한 전쟁담을 굳이 펼쳐들 필요는 없겠다. 그러나 고대인들에게 ‘훌륭한 삶’의 교과서 노릇을 했던 이 시의 주
영화 <트로이>에서는 프리아모스 왕이 아킬레스에게 죽은 아들 헥토르의 장례를 치르면서 자식의 눈 위에 동전을 얹는 장면이 나온다. 원시시대의 화폐는 생전에 지은 죄를 씻고 신에 대한 채무를 갚는 지불수단으로 인식되었던 것이다. 중국의 <한서지리지>에서 전하는 고조선의 <8조 금법>에서도 “남에게 상처를 입힌 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