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학기가 시작되었다. 여름 내내 찌는 듯한 불볕더위에 지쳐있던 학교가 활기를 되찾은 듯한 느낌에 절로 흥이 난다. 나처럼 개강을 맞아 흥이 났을 법한 학생들에게 이런 질문을 한번 해보고 싶다. “수강신청은 잘 했어?”
  수강신청기간 동안, 요즘 학생들이 지나치게 요령만 늘었다는 소리를 여러 곳에서 들을 수 있었다. 내용인 즉, 학생들, 특히 저학년들의 경우에 어디서 어떻게 들었는지 수업도 편하고 학점이 잘 나온다는 과목만 들으려 한다는 것이다. 물론 학점이 잘 나오는 과목을 들으려 하는 것은 문제가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들어야 하는 과목들은 등한시 한 채 무작정 학점만을 쫓아가는 모습들은 참으로 안타까울 따름이다.
  갈수록 심해지는 취업난에 이제는 대학에 입학하는 순간부터 취업을 걱정해야 한다는 뉴스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실제로 많은 수의 대학생들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으며 우리 대학의 학생들 역시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편하고 학점이 잘 나오는 과목만 골라서 들으려고 하는 모습들이 보이는 것으로 짐작된다.
  하지만 기본적인 학문적 소양은 무시한 채, 편하고 학점이 잘 나오는 과목만 골라서 들은 사람이 취업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직장 내의 경쟁에서 살아남기란 어려울 것이다. 왜냐하면 기본이 튼실하지 못한 사람은 한계가 쉽게 드러날 것이기 때문이다.
  논어에 보면 ‘學問은 如逆水行舟하여 不進則退라 欲速則不達하고 見小利則大事不成이니라.’하는 말이 있다. ‘학문은 강을 거슬러 오르는 배와 같아서 나아가지 않으면 물러나게 되고 빠르게 도달하고자 한다면 오히려 도달할 수 없으며 작은 이익에 연연하다 보면 큰일을 이룰 수 없다’는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기초가 튼실하지 못한 배는 강을 거슬러 올라갈 수 없는 것처럼, 대학에서 기본 소양을 튼실히 다지지 못한 사람 역시 취업의 강을 거슬러 올라갈 수는 없을 것이고, 당장의 눈앞에 보이는 학점에 연연하다 보면 정작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이룰 수도 없을 것이다.
  자신의 전공을 살려서 취업을 하고자 한다면, 최소한 현재 자신이 전공하고 있는 분야의 기본 소양 정도는 확실하게 갖추는 것이 잔재주와 요령을 갖추는 것보다 훨씬 빠른 지름길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토끼와의 경주에서 느린 걸음이지만 결국엔 토끼를 이긴 거북이처럼 느리지만 차근차근 기초부터 다져나가다 보면 우리도 결국엔 승자가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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