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의 미래를 이끌어갈 지도자를 뽑는 선거인만큼 총장선거는 중요하다. 하지만 이런 중요한 총장선거를 취재하면서 가장 많이들은 말은 ‘~인 것 같다’와 ‘잘 모르겠다’라는 말이다.
  이는 투표권이 없는 학생들은 물론 투표권이 있는 교수와 교직원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어째서 대학에서는 가장 큰 선거인 총장선거임에도 이렇게 교내는 평소와 같은 것일까? ‘잘 모르겠다’는 말보다 오히려 ‘어떤 후보가 당선됐으면 좋겠다’, ‘어떤 후보가 될 것 같다’, ‘그 후보 그런 말도 했더라’ 하는 이야기들이 나와야 하는 것이 아닐까? 기자는 이런 이상하리만큼 조용한 총장선거에 잠시나마 의문을 가졌었지만 그 궁금증은 오래가지 않았다.
  취재 초반에도 속속들이 총장선거관련 규제들의 미흡함이 드러났다. 불법선거운동을 막기 위해 한 유세활동의 축소와 감시 규제는 오히려 유권자들에게서 총장선거를 멀어지게 했으며 그나마 흑색선전 역시 여전히 벌어지고 있었다.
  또한 어쩌면 유권자들이 유일하게 후보자들을 검증할 수 있는 토론회 역시 형식적으로 이뤄져 토론회에 참여하는 유권자도 소수에 불과했다. 그렇다보니 토론회의 분위기 또한 공방이 오가는 열기로 가득한 토론회가 될 수 없었다.
  규제의 미비는 특히 부정선거 감시 부분에서 드러났다. 부정선거 감시 책임에 대해 물으면 다른 부서와 사람에게 책임을 미룸은 물론 좀 더 깊숙이 내용을 파고 들어가면 결국 돌아오는 대답에는 ‘양심’이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었다. 이는 현실적인 규정들이 없다는 소리로 들릴 수밖에 없었다.
  가장 가슴 아팠던 건 이런 문제들을 안고 있는 총장선거에 일침을 가하기는커녕 일부에서는 총장선거와 관련된 예민한 질문에 대한 답변은 피하거나 신문 지면에 싣지 말아달라는 부탁을 하기도 했다.
  훌륭한 총장 선출은 대학에 밝은 미래를 가져오는 첫걸음이라고 생각한다. 훌륭한 총장을 뽑기 위해서는 그만큼 철저하고 공정한 총장선거 규제와 절차를 갖고 있어야 할 것이다. 이런 18대 총장선거의 문제들에 대한 진지한 반성과 함께 다음 총장선거는 더욱 철저하게 또 깨끗하게 치러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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