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영화를 보는 이유는 무엇일까. 나는 영화를 통해 세상을 이해한다. 영화가 다루는 주제 의식은 여러 질문을 낳고 사고방식과 가치관을 형성한다. 이는 감상 개수로도 연결되는데 많은 작품을 접할수록 나의 시야도 더 확장된다. 나는 대개 하루의 끝을 영화로 마무리한다. 모두가 잠든 늦은 밤, 재생 버튼을 눌러 새벽 중에 엔딩 크레딧이 내려가는 것을 지켜보는 것은 길티플레져 중 하나다. 방 벽면보다 거대한 스크린에 소리의 파동이 몸을 타고 전해질 만큼 큰 음향으로 가득한 영화관도 좋아하지만, 나의 수많은 무비나잇은 2, 3평 남짓한
이상적인 청춘들의 사랑과 현실적인 인간의 이기심 사이를 아름답고, 때론 아프고 또 시리게 표현한 영화 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이 영화는 소설 를 원작으로 하는 중국 로맨스 영화이다.같은 고향 출신인 20대 초반의 ‘린젠칭’과 ‘팡샤오샤오’는 성공하기 위해 시골에서 벗어나 수도인 베이징에서의 험난한 생활을 시작한다. 현실의 벽 앞에서 마음을 터놓지 못했던 둘은 결국 사랑을 확인하고, 베이징에서 함께 지내며 청춘을 보낸다. 가진 것이 없고 초라해도 사랑하는 마음 하나로 풍부해지는 둘의 모습은 풋풋한 첫
새로운 학기가 시작되는 3월이면 무릇 새로운 사람을 만나기 마련이다. 영화 도 역시 마찬가지다. 서로 다른 형태를 가진 등장인물을 만나 알아가다 결국에는 사랑에 빠진다. 불의 속성을 지닌 ‘앰버’와 물의 속성을 지닌 ‘웨이드’는 함께 어울릴 수 없었다. 하지만 서로의 진심을 확인한 후에는 달랐다. 가족들의 선입견과 반대를 이겨내고 사랑을 쟁취하는 데 성공하게 된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 알아가는 과정에 있는 3월의 캠퍼스와 많이 닮아있다.‘피터 손’ 감독은 한국계 이민자인 아버지 밑에서 자란 본인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영화를
작년 한 해 동안 나는 생에 관련된 시를 여러 편 쓰고 있었다. 그리고 태양이 아주 뜨거웠던 작년 여름날, 네 살 조카에게 한글을 가르치게 되었다. 스물한 살의 청년과 네 살 꼬마가 나란히 앉아있었고 그 앞에는 정갈히 누인 자음들이 있었다. 내가 “니은” 말하면 꼬마도 어렴풋이 나를 따라 “니-은” 하였다. 그러곤 ‘생’의 시옷을 가르치며 혀를 굴릴 때, 나는 차마 심장의 아림까지 알려주지 못하였다. “나에게 혀와 입술이 있다. 그걸 견디기 어려울 때가 있다. 견딜 수 없다, 내가”(해부극장 2) 삶의 기원을 찾아 헤매기 시작한 것
조금씩 더워지기 시작한 봄의 끝자락, 영화 를 보러 충장로의 광주극장에 다녀왔다. 광주극장 특유의 어두침침하고 작은 스크린 너머에서 만난 것은 자꾸 넘어지고 좌절하지만 그래도 또다시 일어나 구슬땀을 흘리는 이들이었다. 여름의 초입에서, 나는 실패하는 사람들과 사랑에 빠졌다.스프린터는 육상이나 수영에서 단거리 선수를 이르는 말인데, 영화 속 스프린터는 총 3명이다. 과거 유망주였으나 슬럼프를 겪고 이젠 육상부 해체의 위기에 선 ‘준서’와 수단을 가리지 않고 1위의 자리에 섰지만 도핑의 그림자에서 벗어날 수 없는 ‘정호’.
언젠가부터 어른이 된다는 건 무슨 의미일까 생각했다. 무언가를 포기하고, 지쳐버린 발걸음을 이끌어 이리갔다 저리갔다... 그냥 이것이 인생이라고 체념하는 게, 바로 그 순간을 맞이하는 게 철이 든다는 것이고 비로소 어른의 모습이 되어가는 것이구나 생각했다. 비몽사몽 교복을 입고 아빠 차를 타고 설익은 햇살을 받은 아빠의 옆모습을 볼 때, 일을 마치고 장바구니에 저녁거리를 습관처럼 담던 엄마의 오래된 손을 볼 때, 외면하고 싶은 거울 속 나를 볼 때 나는 그런 생각을 했다.많은 해를 산 것은 아니다. 고작 스물 하나다. 바람 없이 잔
의 스토리는 인도 최고의 명문 공학 대학교에 등장한 천재적인 얼간이인 란초 그리고 그와 함께 대학에서 사고뭉치를 담당하는 파르한과 라주. 이 세 사람이 각종 사건 사고를 치르면서 자신들의 진정으로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를 찾아가는 이야기이다. 스토리만 본다면 클리셰로 범벅된 흔한 영화 같지만, 다음과 같은 이유들로 영화는 흔한 영화가 아닌 보고 싶은 영화가 됐다.이 영화는 전 세계적으로 공감될만한 개그를 잘 풀어간다. 영화의 장면 장면은 따지고 보면 아주 유치하다. 그렇지만 이러한 개그가 오히려 더 잘 먹힐 때도 있는
“살아 있음, 나는 최선을 다해 산 척을 하는 것 같다. 실패하지 않은 내가 남아 있다고 믿는 것 같다.” 살아있는 게 사실이지만 “산 척을 하는 것 같다”는 표현이 이미 죽어버린 영혼이 실패를 부정하는 육체로 남아, 나아가지도 멈춰있지도 못하는 미련한 형상으로 떠올라 작가가 말하는 여름이 내 여름과 겹쳐 보였기 때문에 주저 없이 시집을 구매했다.안희연 작가의 은 슬프지만 독자를 위로하는 시는 아니다. 하지만 누군가 나와 비슷한 고통을 느끼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위로가 됐다. 한 페이지, 한 문장을 무겁게 읽
만개한 벚꽃을 뒤로하고 어느새 캠퍼스의 벚나무엔 푸른 잎이 무성하다. 영화 의 제목에서 알 수 있듯 한 계절이 지나가는 건 어쩌면 다분히 자연스러운 일인지 모르겠다. 영화 는 두 남녀의 애정 어린 사랑과 가슴 아픈 이별을 주된 내용으로 하는, 어떻게 보면 다소 진부한 로맨스 영화이다.어느 겨울, 사운드 엔지니어 상우와 지방방송국 라디오 PD인 은수는 프로그램 제작을 매개로 인연을 맺게 된다. 둘은 여느 젊은 남녀와 다를 바 없이 너무나 쉽게 서로에게 빠지며 연인 관계로 발전하게 된다. 하지만 행복했던 시
작년 5월, 뜨거운 태양과 더욱 뜨거운 내 기말 리포트를 등지고 예대 근처를 방황했다. 별생각 없이 들어간 중고 서점에서 홀린 듯이 한 권의 오래된 시집을 집어 들었다. . 1975년에 발표된 동명의 시를 선두로 하여 창작과비평사에서 1982년 출판한 김지하 시인의 자선 서정시 모음이다. 단순 서정시로 소개는 하고 있지만 읽어보면 참여시와 민중시의 성격이 강하게 느껴진다. 1960년대 대학생이었던 김지하 시인은 4·19를 시작으로 여러 학생운동에 참여한다. 이후 도피 생활과 수감 생활을 겪고 대학 졸업 후 풍자시
새 학기 캠퍼스는 학기를 시작하는 이들로 분주하다. 학기의 끄트머리에는 어디로 여행을 떠날지 고민하며 그해의 여름 혹은 겨울을 보내곤 한다. 영화 ‘애프터썬’은 딸이 아버지와 떠난 튀르키예 여행을 캠코더로 다시 꺼내 보는 내용이다. 영화의 중반까지 멀리 떨어져 지내는 아빠와 딸이 방학을 맞아 여행을 떠나며 수영하고 파티를 즐기는 등의 내용이 주를 이룬다. 이후에는 차마 알지 못했던 아빠와 딸 서로의 이면을 들여다보게 된다. 평소 엄마와 지내며 아빠와는 서먹한 딸이 심적으로 멀면서도 가장 가까워지고픈 존재가 ‘아빠’가 아니었을까? 이
최근에 개봉한 영화를 아시나요? 저는 사실 큰 기대 없이 본 영화였는데 마스크가 축축해질 정도로 울어버려서 지금까지도 매우 인상 깊게 남은 영화입니다. 영화의 줄거리를 짧게 소개하자면 무뚝뚝한 남편과 무심한 아들, 딸을 위해 헌신하며 살아온 주인공은 어느 날 시한부 선고를 받게 되고, 마지막 생일선물로 문득 떠오른 자신의 첫사랑을 찾아 떠나는 이야기이고, 하지만 결국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이 주인공에게 찾아오고 맙니다.영화를 다 보고 나면 영화 제목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는데요, 그래서 쥘 르나르의 ‘인생은
델리아 오언스의 베스트셀러 소설 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가족으로부터 버림받고 습지에 혼자 남게 된 소녀의 인생을 담고 있다. 책을 읽고 영화를 시청했는데 책의 내용과 크게 다른 부분은 없었다. 책에서 묘사된 습지의 아름다움이 시각적으로 잘 표현되어 있어 내용을 알고 영화를 보더라도 새롭게 느껴졌다.어느 날 체이스 앤드루라는 청년이 습지에서 시체로 발견된다. 주인공 카야 클라크가 체이스 앤드루의 여자친구이며, 습지에서 살기 때문에 용의자로 지목되는데, 무죄를 주장하는 카야의 법정에서의 모습과 어린 시절부터 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