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얼간이>의 스토리는 인도 최고의 명문 공학 대학교에 등장한 천재적인 얼간이인 란초 그리고 그와 함께 대학에서 사고뭉치를 담당하는 파르한과 라주. 이 세 사람이 각종 사건 사고를 치르면서 자신들의 진정으로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를 찾아가는 이야기이다. 스토리만 본다면 클리셰로 범벅된 흔한 영화 같지만, 다음과 같은 이유들로 영화는 흔한 영화가 아닌 보고 싶은 영화가 됐다.

이 영화는 전 세계적으로 공감될만한 개그를 잘 풀어간다. 영화의 장면 장면은 따지고 보면 아주 유치하다. 그렇지만 이러한 개그가 오히려 더 잘 먹힐 때도 있는 법. 유치한 개그 장면들과 이에 맞는 재밌는 연출들이 이 영화를 누구나 생각 없이 웃을 수 있는 영화로 만들었다.

영화가 이러한 코미디적 요소들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대중들은 생각보다 까다로운 관객이다. 너무 코미디에만 치중되어 있으면 킬링타임 영화로만 소비된다. 그러나 또 너무 진지한 요소와 감동적인 요소로만 채워져 있으면 신파 영화라는 오명이 씌기 마련이다.

이러한 면에서 <세 얼간이>는 코미디 영화라는 정체성을 잃지 않고 적절한 선 안에서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꿈’이라는 진지한 요소를 잘 풀어나갔다. 파르한이 아버지에게 자신이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고백하는 장면, 란초가 교수 대신 수업하는 장면 등. 갑작스럽게 등장하는 뻔한 교훈적인 이야기가 아닌 영화 전반에 내재적으로 깔려 있어 오히려 관객들에게 주제에 대한 더 큰 호응과 감흥을 가져온다.

영화의 스토리, 연기, 연출 등 구성요소 면에서도 뚜렷한 단점이 없다. 심지어 인도 영화 특유의 갑작스러운 노래와 춤도 영화의 장르 특성상 억지스러운 연출이라는 생각보다는 더 큰 웃음만을 유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의 최대 단점이라 한다면 언어다. 많은 사람이 이 영화에 진입장벽을 느끼고 영화의 매력들을 못 즐기는 이유는 인도어라는 생소함에서 오는 낯섦뿐이다. 그것만 극복한다면 가장 잘 만든 상업 영화를 볼 수 있다.

장황하게 말했지만 이 영화를 본 후 재밌었다는 생각만 들었다. 한순간도 놓치지 않고 웃음을 터트리게 만드는 개그들, 영화의 깊이를 만드는 주제 의식, 배우들의 엄청난 열연. 모든 게 적절하게 배치되어있는 영화다. 현실에 지쳐있는 사람이 있다면, 특히 세상이 정해진 목표를 이루기 위해 끝없는 레이스를 달리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 영화를 꼭 추천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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