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는 이번 여름, 별 하나 별 둘을 헤아려 보았는가? 어학연수, 해외 배낭여행, 해외 봉사활동, 해외 인턴십 등 부푼 꿈을 안고 세계로 나간 그대들! ‘그곳’에 간 목적이 무엇이었는가? 진정 얻어온 것은 무엇인가?
  어느 날 한 친구가 내게 물어왔다. ‘왜 해외로 어학연수를 가려고 하는데?’ 내게는 ‘골 때리는’ 질문이었다. ‘너는 누구냐?’ 하는 질문 보다는 쉽고 가벼운 질문이겠지만 ‘닭이 먼저냐, 알이 먼저냐’ 하는 것보다는 더 골치 아픈 질문이었다. 대답은 당연히 ‘어학연수 하러!’였으니까. 한 번도 ‘왜 해외로 어학연수를 가려고 하는가’에서 ‘왜’에 그다지 집착하지 않았던 내게는 황당한 질문일 수밖에. 어학연수 아니라 무엇이라도 마찬가지다. ‘왜’가 중요하다
  해외에 ‘무엇인가를 위해’ 다녀온 그들은 모두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소중한 것들을 얻어 왔다’고 입 모아 이야기 한다. 그런데! 그게 도대체 뭔데? 외국인들의 오픈마인드? 아니면 ‘나는 우물 안 개구리였구나’하는 깨우침? ‘영어 공부 정말 열심히 해야겠다’하는 다짐? 그 무엇이라도 좋다. 그런데 ‘그곳’에 어떤 목적으로 갔던, ‘그곳’에서 ‘이 넓은 세계에서 도대체 나는 무엇인가’, ‘나는 지금 어디쯤 있을까?’를 생각해 본 적 있는가? 별이 빛나는 깊은 밤, 홀로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며 ‘나’에 대해, 우주에 대해 생각해 본 적 있는가? 빠르게 돌아가는 세상 속에서 무슨 감상적인 이야기냐고? 비싼 돈 들여 간 해외 어학연수에서 언어 공부 말고 해야 할 게 무엇이 더 있냐고? 그럴수록 우리는 더욱 더 생각해야 한다. 어디에 있든 ‘나’는 ‘그곳’에 있고, 어디에 있든 ‘나’는 ‘나’라는 사실이 신기하지 않는가? 혹시 ‘그곳’에서 다른 모든 것은 얻어오고 진정 돌이켜봐야 할 ‘나’는 내버려두고 오지는 않았는가?
  올 여름을 뜨겁게 달군, 또는 달굴 그대들의 열정이 혹여나 더 치열한 경쟁으로 뛰어들기 위해 쓰이지 않았으면 좋겠다. 만약 그 열정이 더 치열한 경쟁을 위한 촉매제가 된다면 올 여름 그대들을 소리 없이 따라다니며 지켜봐주던 해와 달, 별 모두가 슬퍼할 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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