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기를 맞이하는 2월과 8월에는 수강신청을 통해 한 과목이라도 더 담고자 치열한 사투가 벌어진다. 당일이 되면 사양 좋은 PC방을 찾아가는 학생도 있고, 포털사이트(ex. 네이버, 구글)에서 초침이 있는 시계를 틀어 일분일초까지 온 신경을 집중하기도 한다. 이는 흡사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전시회나 공연(콘서트) 티켓을 구하려고 ‘광(狂)클(Click)’(미치도록 빠르게 클릭함을 뜻함)하는 팬의 모습처럼 보인다.짧게는 2년, 길게는 6년 동안 학생들은 매학기 수강신청을 할 때마다, 듣고자하는 과목을 사수하기 위해 총성 없는 전쟁이
‘自(스스로 자), 我(나 아), 省(살필 성), 察(살필 찰)’, 즉 자신의 마음을 반성하여 살피는 것을 뜻한다. 살면서 누구나 한 번쯤은 존재의 이유에 대해 고민한 적 있을 것이다. 나 역시도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여러 번 하면서 답을 찾고자 했다. 하지만 이렇다할 완벽한 결론까지는 도달하지 못했다. 나를 표현할 수 있는 단어는 다음과 같다. ‘25세, 남성, 군필, 대학생, 1남 1녀 중 막내 등’ 여러 가지지만 단어 하나로 나를 완벽하게 표현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따라서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무작정 답을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지 17일째다. 이태원 참사와 관련한 기사를 준비하고, 계속하여 올라오는 보도를 지켜보고 있지만 과연 막을 수 없었던 참사였나 싶다. 참사 당일 새벽, 실시간으로 뉴스 특보를 보며 확인했던 사상자의 수는 27명이었다. 심정지 환자가 많아 응급실 이용을 자제해달라는 말에서 시작했던 소식은, 막을 수 없는 불길이 되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27명에서 54명을 넘어 세 자리 숫자에 다다를 때까지 늘어날 뿐이었다. 17일이 지난 지금은 누구에게 이 책임을 돌릴 것인지만 바라보고 있다. 분명히 상기해야 할 것은 충분히 막
“7,881,809.”이 숫자는 하나하나의 생명입니다. 더 자세히는, 우리나라에서 일 년간 투명 유리창에 부딪혀 죽어가는 한 마리 한 마리 새들의 수입니다. 하늘을 자유로이 날아다닐 수 있을 것만 같았던 새들은, 인간이 만든 유리창 앞에서 날개가 꺾여 땅으로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투명 유리창은 미관상 아름다워서, 채광에 용이해서, 건축 구조상 안정적이어서 등 여러 이유로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투명 유리창이 하루 약 2만 마리의 생명을 빼앗아 간다면, 과연 아름답게만 보일까요? 오늘의
지난 10월 29일 헬로윈 축제가 한창이던 서울 이태원에서 비극적인 참사가 발생했다. 현재까지 사상자는 사망 156명, 부상 187명으로 총 343명이다. 좁은 골목길에 별다른 통제 없이 많은 인파가 몰리면서 숨통이 막힐 정도로 사로 밀착되다가 끝내 압사되거나 커다란 부상을 당했다.산업화된 대도시의 핵심은 흐름이다. 도시에서의 삶은 매우 유동적이고 상호작용의 밀도가 높기 때문에 이동에 흐름이 단절될 경우 큰 문제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흐름의 단절은 밀집으로 나타나고 극단적인 경우 이번 사건처럼 비극적인 ‘압사’로 이어질 수 있다.
전대신문 1643호에서는 1면의 두 기사가 특히 눈에 띄었다. 하나는 총학생회 부재에 관한 기사였고, 다른 하나는 우리 학교 교수의 폭행사건에 대한 것이었다. 늘 우리 대학 이슈가 전면에 실리기는 했지만, 이 두 가지 문제가 비교적 무게감이 있어서인지 이번 호 기사들에서는 특히 전대신문이 학내 문제나 사건을 알리는 데 진지하고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고 느껴졌다.비슷한 상황의 다른 학교들이 여럿 있기는 하나, 우리 학교는 유독 총학생회와 관련된 잡음이 많았다. 학생회의 자질문제, 입후보자의 문제, 학생들의 낮은 관심과 투표율 등이 이
42년 전 광주는 쿠데타 군부에 저항했다. 시민들은 불법 권력 탈취를 비판하고, 무고한 사람들을 죽이는 공권력과 투쟁했다. 민주화를 향한 10일간의 외침은 역사가 되었다. 광주로부터 약 3,400km 떨어진 미얀마엔 42년 전 광주시민들처럼 민주화를 열망하는 이들이 있다. 그들의 투쟁은 오늘로 650일째다.미얀마 군부는 지난 23일 소수민족 행사장을 공습했다. 민족 무장단체는 공습으로 50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지난 7월에는 군부에 의해 민주화 운동가 4명의 사형이 집행되기도 했다. 미얀마 국민통합정부(NUG) 리안 흐몽 사콩 연방
빈집은 지역 쇠퇴의 대표적인 지표이다. 최근 5년간 지역의 빈집은 가파르게 증가하며, 안전사고, 범죄 발생, 주거환경 저해 등의 사회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일본, 미국, 영국 등 주요국들도 빈집 쇼크를 겪고, 빈집을 관리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들을 펼치고 있다.빈집은 농촌만의 문제가 아니다. 도시 또한 빈집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원도심과 신도심 간 격차가 생기면 원도심의 인구가 신도심으로 유출되고, 원도심의 인구 감소는 빈집을 발생시킨다. 빈집은 군집성과 확산성이 강하기 때문에, 방치할 시 지역 쇠퇴를 가속화하고 주민의 삶의 질을
프랑스 철학자 푸코(Michel Paul Foucault)는 말했다. “내가 누구인지 묻지 말라. 나에게 똑같이 머물러 있으라고 요구하지 말라. 자기를 배려할 줄 아는 삶은 자기만의 스타일, 자기만의 미학을 갖게 된다.”인간이라면 누구나 삶 가운데 의문을 가지고, 추론하며, 이를 결론으로 끝맺거나 이 과정을 재생산하며 살아간다. 이러한 행위는 단순히 사적인 판단을 도출하는 선에 그칠 수 있지만, 이를 체계 속에 정리한다면 개인의 고유한 ‘스타일’이자 ‘미학’이 될 수 있다. 다시 말해, 논증을 통해 틀 안에 정리한 사고만이 독립적인
나는 가끔 언어가 빙산 같다는 생각을 한다. 기호로 표현된 문장 이면에 더 많은 내용이 숨겨져 있기 때문이다. 모두가 ‘사랑해’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하지만 ‘사랑’이 무엇인지 정확히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모두 자신의 경험에 빗대어 사랑을 이해할 뿐이다. 누군가에는 섹스가 사랑일 테고, 누군가에게는 정서적 교감이 사랑일 것이다. 어린아이들에겐 부모님과의 관계가 사랑의 이미지 아닐까? 같은 단어를 다른 의미로 쓰기 때문에 생기는 오해가 얼마나 많은가? 사랑을 둘러싼 수많은 혼란은 , , 등
하반기 취업시즌이 시작됐다. 시즌을 맞아 대학은 물론 지방정부까지 발 벗고 나서서 취업박람회, 면접합격비법 특강 등 취준생을 위한 다양한 행사와 프로그램들을 제공하고 있다. 이 시기에 매년 반복되는 익숙한 풍경인 듯하지만, 올해는 긴장감이 유독 증폭되고 있다. 요새 들어 우리 모두가 체감하고 있는 바와 같이 심상치 않은 국가경제지표는 더더욱 취업시장에서 불리한 상황에 놓인 지역 대학들을 초긴장 상태에 몰아넣고 있기 때문이다.고환율·고금리·고물가로 인한 스테그플레이션 우려 때문에 기업들은 이미 투자와 비용을 줄이고 위기 발생 가능성에
2020년부터 시작한 코로나 바이러스 팬데믹으로 인한 피해는 가혹했다. 기존의 상권이 파괴되고, 취업은 더 어려워졌으며, 물가 상승은 이례적으로 높은 수치로 기록했다. 팬데믹이 전적인 원인이라 볼 순 없겠으나 여러 원인 중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그런데 무엇보다 가혹한 것은 사람들 마음속에 생긴 관성이다. 지난 2년간 업무의 상당 부분이 온라인화되어 대면하는 것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잃어버렸다. 그때의 비대면은 일시적인 현상이라 생각했고 다시 대면으로 돌아오겠거니 생각했지만 2년이 지난 지금 비대면은 일시적 현상이
스물이 된 추운 겨울, 자주 눈길을 걸으며 생각했다. ‘나는 누구인가. 어떻게 살고자 하는가.’ 자신을 잊어버린 사람처럼 스스로 많은 질문을 던졌다. 처음 삶을 마주하듯 원하는 것을 하며 지낼 뿐이었다. 모두가 말하는 올바르고 계획적인 삶은 아니었다. 무언가를 놓치고 조금 어리석게 살면서도 그러한 날들에 만족해하며 잠들었다.시간이 지나며 하루하루는 원하는 것을 가장한 일들로 채워졌다. 바쁜 삶이었으나 성취 없이 살아가는 게 더 불안함을 주었다. 어느 순간 감당할 수 없는 많은 일을 붙잡고 있어 불행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선명해진 눈
8:40, 10:00, 12:00… 증권사의 벨소리는 쉼 없이 울리고, 누군가의 계좌에는 반대매매(마진콜)를 당했다는 알림벨만 하염없이 울린다. 국내·외 주식, 가상화폐 등 자산시장의 날개 없는 추락을 거듭하는 가운데, 빚투(빚내서 투자)족들의 부채 담보 비율이 종목별로 제시된 비율에 미달하게 되면서 추가증거금을 채워 넣지 않는 이상 2거래일 지난 후 반대매매(마진콜)가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누구를 위하여 그 종은 울리는가? 그리고 무엇이 그들을 이토록 빠르게 투자시장으로 뛰어들게 하였는가? 우리 주변의 대다수 청년들은 상대적 박
“왜 시장이 사랑받지 못할까. '너희들의 시청'이 아닌 '우리들의 시청'이 되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이번 신문 인터뷰를 준비하며 광주광역시장에게 들은 말이다. 누군가는 시장이라는 자리에 올랐기에, 자리에 맞는 책임을 다하고 시민들을 위해 매 순간 고민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이야기 할 수 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시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있다는 것이다.우리 대학 내에서 학생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있는 곳은 어디일까. 대학과 관련한 여러 사항을 책임지고 있는 것은 총장이고, 부서별로 다양한 업무를 분담하고 있다. 하지
v=s/t, 적어도 지구 안에서 속도는 시간당 거리로 표시된다. 시간이 같다고 볼 때, 어느 것이 더 많은 거리를 갔느냐에 따라 속도는 더 빠르다고 본다. 이렇게 공식의 수치로 속도를 확인한다. 권총의 총알은 초당 300~400m정도 날아간다. 물론 소총과 같은 장총의 속도는 이보다 멀리 날아간다. 권총보다 훨씬 빠르다. 소리의 속도는 초당 350m라고 하니, 권총의 총알 속도와 엇비슷하다. 대신 빛의 속도는 어마어마하다. 빛은 초당 30만km를 간다고 하니. 소리나 총알의 속도와 비교가 되지 않는다. 번개가 치고 한참 후에서야 천
최근 한 기관에서 인문학 강좌를 진행하며 ‘분단’된 우리나라의 현실과 ‘통일’ 염원의 희망을 공유하였다. 12강의 강좌 중 영화 에서 만난 북송사업의 실태와 분단의 아픔, 이산가족의 슬픔은 우리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파고들었다. 영화는 식민 지배와 분단이라는 한반도의 슬픈 역사를 이산가족이 된 한 가족의 이야기로 풀어간다.북송사업은 일본과 북한에 의해 체결된 재일교포 협정으로 1959년부터 1984년까지 당시 ‘지상 낙원’이라는 정부의 선전에 속은 교포들이 북한으로 건너가 두 번 다시 돌아오지 못한 사건이다. 피해자는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의 긴 터널을 지나 새 학기 대면 수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2020년 3월에 1학기 비대면 수업으로의 전환이 매우 낯설고 힘든 일이었지만, 대면 수업으로 복귀하는 것도 쉽지만은 않다. 학생들도 다른 학생들과 부딪히는 수업 환경에 긴장하는 분위기이고, 교수자도 강의실 전체 상황을 컨트롤하는 데 또 다른 에너지를 쏟아야 한다. 대면 수업이 당연했던 과거 상태로 복귀하는 것이 아니라, 코로나로 익숙해진 비대면 상황의 장단점을 고려해 더 발전된 교육의 장을 만들려면 무엇이 필요할까?무엇보다 지금 이 시기를
인플레이션을 알려주는 기사는 인플레이션이 실제로 우리나라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와 그에 따른 정부의 대처 방법을 알려주어 좋았으며, 육하원칙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기사 작성 방법은 읽는 내내 지루하지 않고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독자들의 소비 방향성을 제시해주며 인플레이션의 문제점을 알려주어 좋은 기사였다. 또한, 우리 대학 개교 70주년을 맞아 발행된 5월민주항쟁(5·18) 관련 기사는 5·18 당시 전남대학생과의 인터뷰를 통해 그날의 생생함을 전달해주었다. 문제의 본질을 언론으로 호도하고 무자비하게 탄압했던 그날이 두 번 다
안녕하세요. 2008년 봄에 전남대학교 중문과를 졸업한 이슬기라고 합니다. 2011년부터 10년간 동남아시아와 남아시아 정치 현장을 취재하는 외신 독립기자로 활동했습니다. 탐사보도와 심층기획보도를 전문으로 하는 인도네시아 최대 시사주간 (Tempo)에서 기자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아시아 10개국 현장에서 독립적으로 발굴하고 취재한 뉴스를 국내언론 과 국제언론 등 국내외 주요 매체에 보도했습니다.아시아 정치 뉴스의 자세한 전후 사정과 맥락을 현장 취재와 인터뷰, 문헌 조사를 통해 새로 발굴한 사실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