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0, 10:00, 12:00… 증권사의 벨소리는 쉼 없이 울리고, 누군가의 계좌에는 반대매매(마진콜)를 당했다는 알림벨만 하염없이 울린다. 국내·외 주식, 가상화폐 등 자산시장의 날개 없는 추락을 거듭하는 가운데, 빚투(빚내서 투자)족들의 부채 담보 비율이 종목별로 제시된 비율에 미달하게 되면서 추가증거금을 채워 넣지 않는 이상 2거래일 지난 후 반대매매(마진콜)가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누구를 위하여 그 종은 울리는가? 그리고 무엇이 그들을 이토록 빠르게 투자시장으로 뛰어들게 하였는가? 우리 주변의 대다수 청년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말한다. 코로나19 이후, 저금리정책의 여파로 투자하지 않으면 오히려 손해라는 인식이 커질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자신만 뒤처지거나 소외되어 있는 것 같은 두려움(FOMO : Fear Of Missing Out)에 청년들은 올라갈 수 있는 마지막 사다리로 투자시장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관련기관의 통계를 보면 지난 8년간 임금인상률은 21%에 그쳤지만, 수도권 아파트값은 123%로 약 6배 가까이 오른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같은 기간 주식은 65%, 비트코인 16,400%가 상승하였다. 가진 자산이 크지 않은 청년들은 비교적 진입장벽이 낮은 주식과 가상화폐 시장에서 높은 리스크는 외면한 채, 높은 수익률만을 꿈꾸며 남들과의 비교와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누가 협박한 것도 아니지만 투자의 길로 들어서게 된 것이다.

서울회생법원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의 개인회생 신청 건 중 20·30세대 비율이 47.9%, 7월에는 54%로까지 급등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채무를 변제하기 어렵다며 법적 도움을 요청하는 이들의 절반이 대학생 그리고 사회초년생들인 것이 현재 우리 사회의 비극적인 현실이다. 그리고 그 배경에는 최근 급격히 늘어난 ‘빚투(빚내서 투자)’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으다)’이 있을 것이다.

한국경제연구원에서 2021년 9월에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청년 10명 중 7명이 열심히 일해도 부자가 될 수 없다.”라는 대답은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유효한 설문 결과일 것이다. 오히려 경기침체의 길로에서 고물가·고환율·고금리로 시름하는 지금에 이르러서는 소리소문없이 얇아지는 지갑 앞에 더욱더 청년들은 투자시장에 더 위험한 상품으로 발을 들일 수밖에 없을 것이며, 우리 사회가 미래에 대한 청년들의 불안감을 해소해 주지 못한다면 젊은 투자 중독자들은 계속해서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 분명하다.

헤밍웨이의 소설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에서 어느 한 시인은 말한다. “바다에서 밀려오는 파도에 모래 한 알과 작은 흙덩어리가 바다에 휩쓸려 가면 그만큼 대지는 가벼워지고 작아진다.”고, “우리는 완전한 섬일 수 없는, 대륙의 일부이기에 아침에 울리는 조종(弔鐘)의 의미가 나와 무관하지 않고, 바로 우리 자신을 위해 울린다.”라고.

공무종(행정・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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