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집은 지역 쇠퇴의 대표적인 지표이다. 최근 5년간 지역의 빈집은 가파르게 증가하며, 안전사고, 범죄 발생, 주거환경 저해 등의 사회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일본, 미국, 영국 등 주요국들도 빈집 쇼크를 겪고, 빈집을 관리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들을 펼치고 있다.빈집은 농촌만의 문제가 아니다. 도시 또한 빈집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원도심과 신도심 간 격차가 생기면 원도심의 인구가 신도심으로 유출되고, 원도심의 인구 감소는 빈집을 발생시킨다. 빈집은 군집성과 확산성이 강하기 때문에, 방치할 시 지역 쇠퇴를 가속화하고 주민의 삶의 질을
프랑스 철학자 푸코(Michel Paul Foucault)는 말했다. “내가 누구인지 묻지 말라. 나에게 똑같이 머물러 있으라고 요구하지 말라. 자기를 배려할 줄 아는 삶은 자기만의 스타일, 자기만의 미학을 갖게 된다.”인간이라면 누구나 삶 가운데 의문을 가지고, 추론하며, 이를 결론으로 끝맺거나 이 과정을 재생산하며 살아간다. 이러한 행위는 단순히 사적인 판단을 도출하는 선에 그칠 수 있지만, 이를 체계 속에 정리한다면 개인의 고유한 ‘스타일’이자 ‘미학’이 될 수 있다. 다시 말해, 논증을 통해 틀 안에 정리한 사고만이 독립적인
8:40, 10:00, 12:00… 증권사의 벨소리는 쉼 없이 울리고, 누군가의 계좌에는 반대매매(마진콜)를 당했다는 알림벨만 하염없이 울린다. 국내·외 주식, 가상화폐 등 자산시장의 날개 없는 추락을 거듭하는 가운데, 빚투(빚내서 투자)족들의 부채 담보 비율이 종목별로 제시된 비율에 미달하게 되면서 추가증거금을 채워 넣지 않는 이상 2거래일 지난 후 반대매매(마진콜)가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누구를 위하여 그 종은 울리는가? 그리고 무엇이 그들을 이토록 빠르게 투자시장으로 뛰어들게 하였는가? 우리 주변의 대다수 청년들은 상대적 박
v=s/t, 적어도 지구 안에서 속도는 시간당 거리로 표시된다. 시간이 같다고 볼 때, 어느 것이 더 많은 거리를 갔느냐에 따라 속도는 더 빠르다고 본다. 이렇게 공식의 수치로 속도를 확인한다. 권총의 총알은 초당 300~400m정도 날아간다. 물론 소총과 같은 장총의 속도는 이보다 멀리 날아간다. 권총보다 훨씬 빠르다. 소리의 속도는 초당 350m라고 하니, 권총의 총알 속도와 엇비슷하다. 대신 빛의 속도는 어마어마하다. 빛은 초당 30만km를 간다고 하니. 소리나 총알의 속도와 비교가 되지 않는다. 번개가 치고 한참 후에서야 천
안녕하세요. 2008년 봄에 전남대학교 중문과를 졸업한 이슬기라고 합니다. 2011년부터 10년간 동남아시아와 남아시아 정치 현장을 취재하는 외신 독립기자로 활동했습니다. 탐사보도와 심층기획보도를 전문으로 하는 인도네시아 최대 시사주간 (Tempo)에서 기자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아시아 10개국 현장에서 독립적으로 발굴하고 취재한 뉴스를 국내언론 과 국제언론 등 국내외 주요 매체에 보도했습니다.아시아 정치 뉴스의 자세한 전후 사정과 맥락을 현장 취재와 인터뷰, 문헌 조사를 통해 새로 발굴한 사실들
“I know 5·18. It is a history of victory for the citizens. It is the dream of the people of Myanmar.”지난달 취재차 방문한 태국에서 미얀마 유학생 마델을 만났다. 그녀는 태국 방콕의 마히돌대학교에서 인권을 공부하는 학생이었다. 지난해 2월 미얀마에서 쿠데타가 발생했을 때, 그녀는 양곤대학교 정치외교학과에 다니고 있었고 민주화운동에 참여했다고 했다. 이후 유학생 자격으로 태국 마히돌대학교에 오게 되면서 군사정권 눈초리는 피했지만, 미얀마에 가족들이 있어 걱
저는 예술가이고, 아르메니아 출신이며, 키이우에 살고 있는 우크라이나 시민입니다. 1990년대에 아르메니아 전쟁에 참여했고 자원봉사단과 함께 국경을 지켰습니다. 저는 우크라이나의 두 혁명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습니다. 2004년 오렌지 혁명과 2014년 존엄성의 혁명입니다. 2014년 마이단 충돌에서 부상을 입었습니다. 그 혁명에서 우크라이나는 승리했고, 민주국가를 선언했으며, 페트로 포로셴코가 대통령으로 선출되었습니다. 페트로 포로셴코는 불과 5년 만에 우크라이나의 군대를 강하게 만들었습니다.우크라이나에 대한 상황을 전달하기 전에,
1년 전쯤이다. 기사를 쓰기 위한 아이템을 찾기 위해 광주시청과 지역 관련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을 들락날락하고 있던 때다. 유독 많이 보이는 글이 ‘광주에도 코스트코, 이케아, 스타필드, 프리미엄아울렛이 들어설 수 있게 해달라’였다. 대부분 젊은 층이 올린 글이었다.“이런 게 뭐라고 청원까지….” 나 또한 가볍게 지나칠 뻔했던 ‘사소한’ 바람들이 사실은 전혀 사소하지 않은, 오히려 이 지역에서 태어나 살아가고 있는 이들에게 주어진 가혹한 박탈감과 맞닿아 있다는 것은 당시 첫 기사를 시작으로 지난 1년간의 투쟁(?)에서 알아가야 했던
글을 쓸 때는 주변의 어느 것도 허투루 보이지가 않는다. 내 몸과 마음의 감각이 온통 이 세계를 향해 충만하게 열리는 것이다. 오늘은 산책을 하는데 ‘비행준비’를 완료한 채 옹기종기 손을 잡고 모여 있는 민들레 씨앗이 눈에 들어왔다. 이 민들레 씨앗은 과연 이 세계의 어디로 날아가서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며 유구한 생명을 이어가려나. 내가 글을 쓰고 있는 시점에 마주친 민들레 씨앗은 글이 세상에 나올 즈음엔 이미 꽃으로 피어 있을지도 모르겠다.최근 5·18을 연구하시는 어느 선생님께서 쓰신 논문 한 편을 접할 기회가 있었다.
칼 융은 필연적인 우연의 일치를 ‘의미 있는 일치’ 또는 ‘동시성의 원리’라고 명명했다. 가령 파리는 ‘빛의 도시’라는 뜻이다. 대한민국에도 빛고을이 있음이 어찌 우연의 일치이기만 하리오? 전혀 아님은 혁명사 연구의 권위자인 카치아피카스에 따르면 완전한 공동체를 이룬 혁명으로는 ‘파리 코뮨’과 ‘5·18 대동 광주’가 있을 뿐인 까닭이기도 하다.파리는 서양의 문화수도이고 프랑스 요리는 서양요리를 대표한다. 파리장(파리 시민)만큼 예술을 사랑하는 멋쟁이들이 서양인 가운데 그 누구리오? 동양이라면 동양요리를 대표하느니 중국요리이고 중국
지구상에는 여전히 내전 중인 나라들이 있고 적지 않은 국민이 삶의 터전을 잃고 사실상 난민이 된다. 머물 수 없으니 떠돌 수밖에 없는 그들의 존재를 알면서도 우리는 또 그럭저럭 살아간다.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략한 지 한 달째. 거의 모든 매체가 연일 이 뉴스를 보도하고, 방송국에 따라서는 우크라이나 도심 한복판에 카메라를 달고 동영상 공유 플랫폼을 통해 실시간 중계도 한다. 이쯤 되면 방송국은 방송 윤리 따위는 내팽개친 채 전쟁을 게임으로 여기고 있는 건 아닌지 의심스러운데, 이를 반대하는 사람들이 규탄
I. 정확한 개념 사용은 사건의 본질을 파악하는데 핵 심이다. 2022년 2월 발생한 사건은 “우크라이나 사태” “우크라이나 전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많은 단어로 지칭된다. 사건이 발생한 지역을 중심으로 한 명칭이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동등한 무력 사용의 주체로 설정한 단어는 사건의 본질을 흐린다. 사건의 핵심은 러시아의 독립 주권국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공”이고 따라서 가장 정확한 명칭은 “러시아의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이다. 침공의 주체인 러시아, 침공의 대상인 우크라이나, 침공 시점인 2022년이 명확히
안녕하세요. 정성택 총장님. 저는 사회학과 대학원에 재학 중인 학생입니다.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하며, 대학원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96학번 학부생으로 캠퍼스를 오가다 이제 오십이 너머 공부를 하니 매우 행복합니다. 배움의 기쁨을 주는 우리 학교가 자랑스럽네요.그런데 총장님. 드릴 말씀이 있어 이렇게 신문을 통해 말씀을 올립니다. 절차를 거쳐 총장님께 건의를 드릴까 하다가, 함께 공부하는 동료들과도 같이 생각해 볼 문제라 싶어 공개적으로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먼저, 화장실 핸드타월 비치를 부탁드립니다. 팬데믹이 터진 이후, 한국
20대 대선 바로 다음 날, 광주NGO지원센터 시민마루에서는 “제2차 광주민주시민교육 포럼”이 열렸다. 시의원을 비롯하여 인권 활동가, 교육기관 관계자 등 20명 남짓 모인 자리에서 광주만의 민주시민교육 모델을 만들자는 논의가 시작되었다. 그런데 참여한 누군가는 이렇게 발언을 시작했다. “여기 계신 분들은 모두 ‘바른 생각’을 가지고 투표했으리라 생각합니다.” 나는 그 발언에 오류가 있다고 생각한다. ‘민주’라는 가치는 ‘옳음’과 직결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자신이 ‘옳다고 믿는 것’에 대한 선택을 하지 않았다고 해서 공적 영역에서
개강! 얼어붙었던 캠퍼스에 싱그러운 봄이 온다. 그러나 어떤 사람들의 마음은 여전히 무겁다. 벚꽃이 만개해도 도서관과 독서실에서 벗어날 수 없는 처지이다. 봄이 온다고 해서, 또는 대학을 다닌다고 해서 ‘뭐 해 먹고 살 것인가’에 대한 뾰족한 방법이 생기지는 않기 때문이다. 청년들에게 있어 ‘뭐 해 먹고 살 것인가?’의 문제는 너무나도 중요하다. 그러나 이 고민이 지닌 중요성만큼 청년들에게는 충분히 공들여 고민할 여력이 있는지, 또는 청년들 앞에 충분히 다채로운 선택지가 놓여 있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졸업과 동시에(또는 졸업 이
‘지방대학이 위기다.’학사모를 쓰던 2015년, 지역 소멸을 우려하던 기사들이 쏟아졌습니다. 대학도 낮아지는 취업률이 걱정됐던 건지 모든 재학생에게 토익을 필수 교과(글로벌커뮤니케이션잉글리쉬)로 지정했고 이에 학내에서 대학의 본질을 두고 여러 논의가 오갔던 기억이 납니다.그런 사회에서 고군분투하다 보니 전남대를 자랑스러운 지역‘거점’국립대학이 아닌 수도 저 아래 있는 하찮은 ‘지역’대학으로 느끼곤 했습니다. 돌이킬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 쓸모없는 가정도 자주 했습니다. 왜 수도권으로 대학 진학을 하지 않은 걸까, 광주를 벗어났다면
후배 여러분, 안녕하세요. 여러분의 졸업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그동안 고생하셨습니다. 오랫동안 어려운 전공수업을 이수해낸 것, 용돈벌이를 위해 여러 아르바이트한 것 등… 이런 활동이 아니라도 코로나 때문에 어려운 시간을 보냈던 것까지, 많은 일을 견뎌낸 스스로를 칭찬합시다.제가 이렇게 긴 축하를 보내는 이유는, 여러 가지 이유로 불안함을 느끼고 있을 분에게 힘을 주고 싶어서입니다. ‘그동안 잘 살아온 걸까?’하는 생각, ‘앞으로 내 삶은 어떻게 되는 걸까?’라는 불안한 마음이 드는 분이 계시다면 그분에게 이 글을 보내
※이 글은 2021년 8월 23일자 오피니언에 실린 오찬호 작가의 ‘아프간 난민, 한국 오지 마라’를 오마주했습니다.청년들이여, 사는 게 힘들고 뭐 하나 풀리지 않는다 해도 좌절하지 마세요. 힘들다는 말을 입 밖으로 꺼내는 순간 “일제강점기도, 한국전쟁도, 학생운동도 경험하지 않은 세대가 온실 속 화초처럼 자라 멘탈도 약하고 불평불만도 많네” 같은 말이 돌아올 뿐입니다. 이 사회에서 청년의 존재는 대통령선거 같은 정치적 이슈가 있어야 보이기 시작할 거예요.꿈과 현실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다면, 차라리 유튜브나 보세요. 여
시끄럽고 지겨운 선거 노래를 듣고 있으면 짜증이 날만도 한다. 평소에는 오지도 않던 시장에 와서 천연덕스럽게 떡볶이와 어묵 ‘먹방’하는 정치인들을 보고 있자면 역겹기도 할 것이다.수많은 직업군 중에서 신뢰도가 가장 낮은 직업군은 바로 ‘정치인’이다. 앞에서는 싸우고, 뒤에서는 몰래 주고받아 야합(野合)하는 모습이 비친다. 실제로는 언론이 비추는 모습 이면에 담긴 정책개발과 토론의 과정은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법을 개정하기 위해 많은 사례를 검토하고, 정책연구를 하는 과정은 누구도 제대로 본 적이 없을 것이다.물론 논의
“선거란 국민이 참정권을 행사할 수 있는 대표적인 행위이며, 국민들은 선거를 통해 더 나은 사회를 만들 수 있다.”라는 교과서의 내용이 무조건 정답은 아니라는 사실을 지금의 나는 안다.2017년 박근혜 대통령 탄핵과 2018년 제19대 대통령선거. 그 당시의 나는 앞으로의 대한민국이 더 나은 사회가 될 것이라고 굳게 믿었다. 하지만 기대한 바와 달리 여전히 사회는 우리가 살아가기에 힘듦의 연속이다. 국민의 열렬한 지지 속에 선출된 정치인들은 여전히 자신들의 이익만을 위해 움직였다. 나의 믿음은 배신감으로 변했고, 더 나아가서 정치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