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 여러분, 안녕하세요. 여러분의 졸업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그동안 고생하셨습니다. 오랫동안 어려운 전공수업을 이수해낸 것, 용돈벌이를 위해 여러 아르바이트한 것 등… 이런 활동이 아니라도 코로나 때문에 어려운 시간을 보냈던 것까지, 많은 일을 견뎌낸 스스로를 칭찬합시다.

제가 이렇게 긴 축하를 보내는 이유는, 여러 가지 이유로 불안함을 느끼고 있을 분에게 힘을 주고 싶어서입니다. ‘그동안 잘 살아온 걸까?’하는 생각, ‘앞으로 내 삶은 어떻게 되는 걸까?’라는 불안한 마음이 드는 분이 계시다면 그분에게 이 글을 보내고 싶습니다.

대학 시절 저는 어떤 성공사례들, 가령 청년 멘토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저렇게 열심히 살아야지’ 다짐하면서도 그들의 반만큼도 잘되지 못한 저 자신이 초라하게 느껴졌습니다. 소위 잘된 사람들은 ‘좋아하는 일을 하며 열심히 살다 보면 결국 성공할 거예요’라고 말하지만, 좋아하는 일이 뭔지 모르겠고, 열심히는 산 것 같은데 자소서는 매번 서류부터 탈락하니 인생이 부정당하는 기분이랄까요. 생각해보면 그 잘된 사람의 이야기가 회자되는 이유는 마치 특별한 이슈가 뉴스가 되는 것처럼, 조금 특이한 일일 수 있는데 말입니다.

타인의 사례 때문에, 혹은 당장 일이 잘 풀리지 않는다고 해서 ‘나는 왜 이것밖에 안 되는 삶을 살았을까?’라고 주눅 들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의 대학 생활엔 분명 여러분만의 즐거움이 있었습니다. 저 같은 경우엔 다양한 수업을 통해 새로운 학문의 세계를 경험했고, 대화의 희열을 느끼게 해주는 친구들을 만났고, 어떤 사람으로 성장하고 싶은지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각자의 인생에 각자의 값진 경험과 추억이 쌓였으니 모두 잘 산 것이라 생각합니다.

진부하지만, 미래에 대한 불안을 느끼는 것은 너무 당연하다는 말을 함께 전하고 싶습니다. 저는 익숙한 것에서 벗어나 새로운 환경에 놓이는 것이 항상 두렵고 무서웠습니다. 특히 대학 졸업은 학생의 신분이 끝났다는 것,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점에서 더욱 그랬습니다.

모든 변화의 순간들에서 우리는 미래를 예측할 수 없다는 그 당연한 이치 때문에 두려움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그럴 때, 대학 진학을 위해 가족과 떨어져 살게 되었던 날, 동아리 임기가 끝나던 날처럼 삶에 변화가 있었던 날을 떠올려 보는 건 어떨까요? 설렘과 동시에 오는 두려움. 다만, 바뀐 환경에 적응하고 나서야 내가 했던 걱정은 아무것도 아니었다는 걸 알게 됩니다. 가족과 떨어진 슬픔도 잠시, 좋은 친구들을 만나 적응했을 것이고, 익숙했던 동아리 활동을 마치고 새로운 도전을 통해 활력을 얻었을 그 무수한 날들을요.

지금의 변화를 ‘내 삶 다음 장으로의 도약’으로 생각하고 조금은 덜 불안하시기를 바랍니다. 지금 이 울렁거리는 마음도 시간이 지나 돌이켜보면 어떻게 기억될지 모른다고, 그러니 괜찮아질 거라고 다독이며 말입니다.

여러분의 졸업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잘 살아온 여러분이 앞으로 각자 펼쳐갈 멋진 이야기가 기대됩니다. 모두의 행복을 빕니다!

▲ 조은혜(영어영문·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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