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은 우리가 잊어서는 안 될 5·18 관련 기사들을 많이 다룬 것이 눈에 띄었다. 당시 민주화 운동의 중심이었던 전남대학교답게 민주화 운동에 대한 다양한 일화와 인물들과의 인터뷰를 기사로 풀어내면서 우리가 왜 5·18 민주화 운동을 잊어서는 안 될지 시사하였다고 생각한다. 또한 언론이 무차별적으로 탄압당했던 그 시기에도 기자로서 본분을 다하기 위해 투쟁했던 날들뿐만 아니라 우리 대학 개교 70주년을 맞아 그 역사를 함께한 신문방송사의 아카이브 전시 관련 기사는 전대신문과 전대방송에 대해 더 알아갈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지난 18일 사회를 떠들썩하게 뒤집어 놓은 이른바 ‘N번방 사건’을 다룬 넷플릭스 다큐멘터리가 개봉했다. 주로 여성들에게 일자리를 주선해 준다며 개인정보를 받은 뒤 협박해, 성 착취물을 텔레그램 앱 단체방을 통해 공유하고 위협한 사건이다. 이후 더 악질인 ‘박사방’도 생겨나 비슷한 범죄는 지속됐다. 피해자는 수십 명이 넘었고, 그중 10대 비율이 가장 높았으며 유포된 영상과 사진은 셀 수 없이 많았다.다큐멘터리를 보면 실제 피해자가 겪은 일을 자세히 알 수 있다. 피해자에게 ‘박사 노예’나 새끼손가락 제스처를 통해 박사를 신의 존재
‘표현의 자유’는 모든 논쟁을 잠재우는 주문으로 사용된다. 그런데 자유로운 표현은 민주사회가 지켜야 할 소중한 권리지만, 동시에 타인의 자유를 파괴하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매체 환경의 변화는 사적 대화를 공론장으로 끌어냈고, 인터넷 공간 속 주목 경쟁은 더 자극적인 소재 찾기로 이어진다. 원치 않더라도 누구나 여과되지 않은 말과 왜곡된 인식에 노출되는 상황이다.2016년 강남역 살인사건으로 ‘혐오(증오)범죄’라는 개념이 주목받으면서 그 기저에 깔린 혐오인식이 조명 받게 되었다. 혐오범죄는 혐오인식이 드러난 극단적 형태이기 때문에
다시 5월이다. 아직도 실체적 진실이 온전히 밝혀지지 않고, 반역사적 세력들은 그날의 숭고한 정신을 끊임없이 폄훼하려고 시도하는 가운데 우린 마흔두 번째 5·18민주화운동일을 맞는다. 특히 올해는 5월 광주학살의 주역들이 만든 정치결사체의 맥을 잇는 세력이자 끊임없이 5월정신을 깎아내리면서도 반성조차 없는 이들이 모인 정당의 재집권을 보면서 씁쓸함과 더불어 역사적 비애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그러나 다시 5월이다. 우린 지난날을 되돌아보고 우리가 한 일, 하지 못한 일에 대한 겸허한 반성과 앞으로의 할 일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해야
얼마 전까지, 인문사회과학관 3층 출입구 옆이 흡연구역으로 지정돼 있었다.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출입구 바로 옆이라 비흡연자들은 담배 냄새로 인한 불쾌감, 흡연자들은 괜히 민폐를 끼치는 것 같아 불편해했다. 이에 학교는 흡연구역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고, 비교적 이동이 적은 교양관 앞으로 흡연구역을 변경했다.그러나 기존 구역에 장소 변경 안내문을 설치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학우들은 여전히 흡연한다. 잘못된 행위는 아니지만, 나의 즐거움이 누군가에겐 피해를 끼친다는 사실을 인지한다면 더욱 쾌적한 캠퍼스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비
이번 주 수요일 우리 대학 예술대학의 음악학과 춘계정기 연주회를 다녀왔다. 학교에 다닌 지난 3년 동안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민주마루’에서 연주회가 진행됐다. 어떠한 공간인지조차 몰랐기에, 민주마루에 들어간 순간 웅장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이 시설에 대한 사실은 지난 을 통해 알 수 있었다. 이곳을 원래 잘 사용하지 않는 것인지, 나만 그저 몰랐던 것인지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해주었다. 실제로도 이용률이 저조했다는 사실과 교내 동아리들이 민주마루 대관의 어려움으로 인해 외부 시설을 이용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
지난 대통령선거 때도 그랬듯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역시 ‘청년(靑年)’이 이슈다.필자가 거주 중인 지자체뿐만 아닌 전국적으로 선거를 앞둔 출마자들의 열에 아홉은 청년이 미래라고 강조한다. 하지만 그들의 행동은 청년의 미래가 아닌 미래의 청년에 맞춰져 있다.청년이 미래고 희망이며 소통하겠다던 후보는 매일같이 출퇴근길에 서 있다. 대학교를 다니는 청년으로서는 그를 만날 수 없는 게 현실이다.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모든 힘을 쏟겠다던 후보는 선거가 코앞임에도 정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정책은 들고 오지도 않으면서 예산을 확보하겠다며 호언
글을 쓸 때는 주변의 어느 것도 허투루 보이지가 않는다. 내 몸과 마음의 감각이 온통 이 세계를 향해 충만하게 열리는 것이다. 오늘은 산책을 하는데 ‘비행준비’를 완료한 채 옹기종기 손을 잡고 모여 있는 민들레 씨앗이 눈에 들어왔다. 이 민들레 씨앗은 과연 이 세계의 어디로 날아가서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며 유구한 생명을 이어가려나. 내가 글을 쓰고 있는 시점에 마주친 민들레 씨앗은 글이 세상에 나올 즈음엔 이미 꽃으로 피어 있을지도 모르겠다.최근 5·18을 연구하시는 어느 선생님께서 쓰신 논문 한 편을 접할 기회가 있었다.
기자로서 해야 할 역할은 무엇인가? 활동을 하며 누군가 한 번쯤은 물어본 질문이다. 육하원칙에 따라 기사를 잘 작성하는 것, 사실확인을 철저히 하는 것 등 다양한 역할이 있다.수습기자 교육 때도 비록 수습기자지만, 기자라는 이름을 가진 이상 ‘기자정신’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질이 좋은 기사, 발로 뛰며 풍부한 취재 과정을 거치는 것 등 모든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반복되는 마감 속 잊고 지낸 것을 이번 서울 출장을 통해 되새겼다. 기자로서 활동한 지 3년 차에 접어들고 있지만, 외부 출장을 나간 것은 이
칼 융은 필연적인 우연의 일치를 ‘의미 있는 일치’ 또는 ‘동시성의 원리’라고 명명했다. 가령 파리는 ‘빛의 도시’라는 뜻이다. 대한민국에도 빛고을이 있음이 어찌 우연의 일치이기만 하리오? 전혀 아님은 혁명사 연구의 권위자인 카치아피카스에 따르면 완전한 공동체를 이룬 혁명으로는 ‘파리 코뮨’과 ‘5·18 대동 광주’가 있을 뿐인 까닭이기도 하다.파리는 서양의 문화수도이고 프랑스 요리는 서양요리를 대표한다. 파리장(파리 시민)만큼 예술을 사랑하는 멋쟁이들이 서양인 가운데 그 누구리오? 동양이라면 동양요리를 대표하느니 중국요리이고 중국
우리는 살아가면서 그 누구도 예외 없이 자신의 믿음을 바탕으로 말하고 행동한다. 갓 태어난 아이는 엄마 품이 안전하다는 것을 믿고 그 품에 안겨 엄마 젖을 먹는다. 아이가 걸음마를 시작할 때도 넘어지지 않는다는 믿음으로 걷고, 혹여 넘어지더라도 괜찮다는 믿음이 있기에 걸음을 걷는다. 사람을 만나 대화를 나누고 약속을 하는 것도 상대방이 내 이야기를 들어주고 나와의 약속을 지켜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믿음이 아니라면 우리는 그 무엇도 말할 수 없고 행동할 수 없다. 믿음을 의미하는 신(信)이라는 한자어는 ‘사람(人)
코로나19는 이제 숫자를 더해 코로나22로 불려야 마땅하다. 상황이 여전히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지만, 다른 나라에 견줬을 때, 어쩌면 우리도 코로나 상황의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기에 조만간 일상회복이라는 낙관적인 기대도 해볼 수 있을 것 같다. 백신 접종률의 증가와 치료제 개발에 따라 방역 지침이 계속 완화의 길을 가고 있는 것도 이러한 기대를 부풀리게 한다. 지난 2년 동안 우리를 구속했던 ‘사회적 거리 두기’로부터의 거리 두기도 성큼 가까워진 것 같다.‘사회적 거리 두기’는 그동안 우리가 소홀히 여겼던 일상의 중요함을
동기들과 점심시간에 밥을 맛있게 먹은 뒤, 다음 수업까지 시간이 남아 꽃 구경을 했던 적이 있다. 우리 대학의 홍매화가 예쁘게 폈다고 하여 함께 보러갔다. 매화 옆으로 가니 좋은 꽃 향기가 풍겼고, 그 앞은 사진을 찍는 사람들로 붐볐다. 예쁜 꽃과 아름답게 뻗은 가지를 보니 유명한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사진 찍어주는 것을 좋아해 동기의 인생샷도 찍어주기도 했다. 용봉관 앞의 수선화와 목련도 예뻐서 서로서로 사진을 찍어주며 웃고 떠드느라 정신이 없었다. 홍매화가 핀 모습을 보니, 꽃이 핀 모습을 보고싶어 하셨던 부모님 생각이 떠올라
을 간혹 읽어오던 나에게, 이번 1638호는 5면의 코로나19 격리 수기가 가장 눈에 들어 왔다. 코로나19 확진으로 인한 불편함을 적은 기사를 읽으며, 요즘 상황에 맞는 적절한 기사였다고 생각한다. 이제 코로나는 일종의 감기와도 같다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는 가족 내 확진자의 격리를 도왔던 경험이 있어, 비감염자로써의 힘듦만을 토로하곤 했다. 하지만 기사를 통해 확진자의 힘듦을 한층 더 알게 되고 과거의 행동까지 반성하게 됐다.이뿐만 아니라 간호학과 학생회비, AI 면접 등과 관련한 다양한 내용을 담아 풍부한 신문이
지구상에는 여전히 내전 중인 나라들이 있고 적지 않은 국민이 삶의 터전을 잃고 사실상 난민이 된다. 머물 수 없으니 떠돌 수밖에 없는 그들의 존재를 알면서도 우리는 또 그럭저럭 살아간다.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략한 지 한 달째. 거의 모든 매체가 연일 이 뉴스를 보도하고, 방송국에 따라서는 우크라이나 도심 한복판에 카메라를 달고 동영상 공유 플랫폼을 통해 실시간 중계도 한다. 이쯤 되면 방송국은 방송 윤리 따위는 내팽개친 채 전쟁을 게임으로 여기고 있는 건 아닌지 의심스러운데, 이를 반대하는 사람들이 규탄
I. 정확한 개념 사용은 사건의 본질을 파악하는데 핵 심이다. 2022년 2월 발생한 사건은 “우크라이나 사태” “우크라이나 전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많은 단어로 지칭된다. 사건이 발생한 지역을 중심으로 한 명칭이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동등한 무력 사용의 주체로 설정한 단어는 사건의 본질을 흐린다. 사건의 핵심은 러시아의 독립 주권국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공”이고 따라서 가장 정확한 명칭은 “러시아의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이다. 침공의 주체인 러시아, 침공의 대상인 우크라이나, 침공 시점인 2022년이 명확히
어느덧 세월호 참사 8주기가 다가오고 있다.세월호 참사 8주기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던 인터뷰이는 현재 상황에 대해 분노와 답답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참사 당시는 모든 사람이 청소년들의 문제에 심각성을 가져야 한다고 얘기하며, 다시는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자는 약속을 했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그 약속을 지키지 않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어쩌면 시간이 지나면서 둔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일 수 있다. 4월 16일 즈음이 되면 여느 때와 다름없이, 노란 리본과 함께 추모 행사가 열린다. 하지만, 우리는 두 눈으로 확인할 수
세월호 침몰 사고 8주기가 다가온다. 서울교통공사는 정치적 중립을 이유로 세월호 추모 광고를 거부했다. 이에 4·16 해외연대는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에 긴급구제를 신청했고, 인권위는 사안에 대해 지난 28일 “광고 게시를 재검토하라”는 권고를 공사에 통보 했다. 이외에도 광화문 세월호 기억공간이 서울시의회로 이전되고, 진도군이 팽목항 세월호 기억관에 철거명령을 내린 일이 있었다.추모 공간이 사라지는 이유는 사람들이 추모 공간을 일종의 혐오 시설로 여기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을 보완하는 방안으로는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기존의
안녕하세요. 정성택 총장님. 저는 사회학과 대학원에 재학 중인 학생입니다.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하며, 대학원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96학번 학부생으로 캠퍼스를 오가다 이제 오십이 너머 공부를 하니 매우 행복합니다. 배움의 기쁨을 주는 우리 학교가 자랑스럽네요.그런데 총장님. 드릴 말씀이 있어 이렇게 신문을 통해 말씀을 올립니다. 절차를 거쳐 총장님께 건의를 드릴까 하다가, 함께 공부하는 동료들과도 같이 생각해 볼 문제라 싶어 공개적으로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먼저, 화장실 핸드타월 비치를 부탁드립니다. 팬데믹이 터진 이후, 한국
3월 17일을 전후한 요즘 한낮 기온이 20도에 육박했다. 나무심기 좋은 시절이다. 식목일은 이보다 20일 정도 늦은 4월 5일이다. 미군정이 1946년에 4월 5일을 식목일로 삼고, 정부수립 후 1949년 대통령령으로 최종 지정하였다. 그보다 앞서 1911년 조선총독부는 4월 3일을 식목일로 정했다. 식목일은 2006년에 공휴일에서 제외되었다. 우리 나이 때 사람들에게 학창시절 학교를 안가는 식목일이 너무 좋았다.식목일은 대개. 24절기인 청명(淸明)과 겹친다. 올해 청명도 4월 5일이다. 또 청명과 거의 비슷한 날짜인 한식(寒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