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5월이다. 아직도 실체적 진실이 온전히 밝혀지지 않고, 반역사적 세력들은 그날의 숭고한 정신을 끊임없이 폄훼하려고 시도하는 가운데 우린 마흔두 번째 5·18민주화운동일을 맞는다. 특히 올해는 5월 광주학살의 주역들이 만든 정치결사체의 맥을 잇는 세력이자 끊임없이 5월정신을 깎아내리면서도 반성조차 없는 이들이 모인 정당의 재집권을 보면서 씁쓸함과 더불어 역사적 비애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다시 5월이다. 우린 지난날을 되돌아보고 우리가 한 일, 하지 못한 일에 대한 겸허한 반성과 앞으로의 할 일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해야 할 시점이다. 그런 점에서 전남대학교 신문방송사가 제42주년 5·18민주화운동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한 다양한 특집 기획보도와 뜻깊은 행사에 대해 큰 의미를 두고자 한다.

<전대신문>은 이번 호에서 1980년 당시 학보의 취재부장을 지낸 조경완 씨의 인터뷰를 실었다. 조 씨의 증언에 따르면 시대를 기록하는 심정으로 만든 1980년 5월 15일자(전대신문 제713호)가 배포되었으나 계엄군에 의해 신문이 수거되고 취재기자들의 취재자료는 탈취당하는 비극을 겪었다. 당시만 해도 억압 속에 침묵하던 바깥 언론들과는 달리 살아있는 지성의 목소리를 가감 없이 기록하는 역할을 하던 대학신문은 5월 이후 4개월이나 신문을 발행하지 못하는 암흑기를 보내기도 했다.

신문방송사는 이번 5·18을 맞아 당시 온몸으로 뛰며 제작했으나 많은 독자들에게 다가가지 못한 채 군인들에 의해 수거 후 사라져버린 당시 신문을 다시 제작해 배포했다. 비록 빛바랜 비운의 신문이었지만 1980년 당시 피 끓는 청년의 눈으로 기록한 생생하고 충실한 시대보고서이자 역사임을 한 눈에 알 수 있다.

아울러 전대신문은 이번 특집호에 억압과 통제로 붓을 꺾어야했던 1980년대의 언론 상황 등 5·18을 계기로 언론의 현실을 더듬어볼 수 있는 기획들을 실었다. 모두가 말해야할 바를 말하지 못했던 아픈 역사를 되새겨보고 새 길을 모색해보자는 뜻깊은 작업이다.

신문방송사는 또 17일부터 24일 광주광역시 광주청소년삶디자인센터(충장로 옛 학생회관)에서 대학 개교 70주년 기념 신문방송사 아카이브 전시 <말하라, 시대의 목소리로>전을 연다. 이번 전시회에는 대학의 역사와 함께 하면서 시대의 아픔까지 외면하지 않고 기록해 온 전대신문과 전대방송 등 대학 언론의 지난 역사를 보여주는 뜻깊은 전시다. 특히 전대신문 4·19와 유신치하, 1980년대 민주화운동, 1990년대 분신정국 등 역사의 고비마다 곧추세웠던 필봉의 흔적을 보여주는 소중한 지면을 전시한다. 또 5·18 당시 비극을 기록한 전대방송 기자들의 쓴 원고 등 중요한 사료들도 함께 선보인다.

역사는 기록한 자들의 것이다. 역사는 또 기록의 결과이다. 현대사회에서 역사를 기록하는 일을 하는 주체는 바로 언론이다. 대학언론 역시 마찬가지다. 비록 제한된 공간에서 발행하는 신문이기는 하지만 시대정신을 외면하지 않았던 우리 대학언론은 아카데미즘과 저널리즘을 동시에 추구하는 역사기록자로서 크게 기여한 것이 사실이다. 전대신문 또한 그런 노력을 충실하게 수행했음을 자부한다.

5·18민주화운동 제42주년에 돌아보는 그날의 기록자들과 당시 상황을 다룬 특집보도, 그리고 관련 행사들을 계기로 우리는 대학언론이 나아갈 바를 다시 한 번 마음에 새긴다. 대학의 울타리를 넘어 사회적 모순과 시대의 아픔도 결코 외면하지 않고 바르게 기록하는 매체로서의 대학언론의 역할을 다시 다짐한다. 결코 흔들림 없이 시대의 목소리로 말할 것을 약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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