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대통령선거 때도 그랬듯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역시 ‘청년(靑年)’이 이슈다.

필자가 거주 중인 지자체뿐만 아닌 전국적으로 선거를 앞둔 출마자들의 열에 아홉은 청년이 미래라고 강조한다. 하지만 그들의 행동은 청년의 미래가 아닌 미래의 청년에 맞춰져 있다.

청년이 미래고 희망이며 소통하겠다던 후보는 매일같이 출퇴근길에 서 있다. 대학교를 다니는 청년으로서는 그를 만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모든 힘을 쏟겠다던 후보는 선거가 코앞임에도 정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정책은 들고 오지도 않으면서 예산을 확보하겠다며 호언장담을 한다.

청년이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들겠다던 후보는 부동산 투기 의혹이 제기됐다. 20대 청년인 그의 아들은 부정 입학 혐의가 인정됐다.

언행불일치(言行不一致). 즉 “말과 행동이 같지 않음”을 뜻하는 표현이다. 우리는 그들의 언행불일치를 보며 신뢰를 잃는다. 그리고 또다시 정치에 실증을 느낀다. 극단적일 수 있겠지만 청년보다 더 힘 있는 우리 사회의 기득권을 위해 하겠다거나, 그럴싸한 공약에 바보처럼 속아달라거나, 혹은 본인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들기 위해 부동산 투기를 하겠다는 언행일치를 보일 후보는 없기에.

형식에 그치는 소통, 보여주기 식 공약, 이 같은 언행불일치의 정치는 늦었지만 이제라도 그만두어야 한다. 우리는 형식적인 소통보다 진정성 있는 공감을 원한다. 장황한 공약보다 확실한 비전을 원한다.

그들은 그들이 그토록 외치는 청년, 나아가 시민, 국민을 위한 정치가 아닌 지극히 자신의 영위를 위한 자기정치를 하고 있다.

오늘도 출퇴근길에서 유세를 하고 있을 후보에게, 오늘도 ‘일자리 창출’이라는 다섯 자만을 목이 쉬도록 외칠 후보에게, 오늘도 열심히 부동산 투기를 공부하고 있을 후보에게 심판해야 할 때이다. 그리고 다가올 지방선거에서 우리에게는 이들을 심판할 권리와 보여줘야 할 의무가 있음을 꼭 기억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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