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이 쏟아진다. 아직 지면 레이아웃을 그리지도 않았는데 벌써 시간은 새벽 세 시를 알려온다.‘목요일 절대 마감을 지킬 것.’신임 편집국장으로서 가장 먼저 다짐한 일이었다. 신문사의 일정은 월요일 기획 또는 평가회의, 수요일 1차 마감, 목요일 최종 마감, 금요일 제작소 순이다. 목요일 마감을 지키는 게 특히 중요한데 마감 시간을 넘기는
2012년 1월 2일. 신년호를 시작으로 출발했다. 그리고 2012년 12월 24일. 필자는 지금 임기 내 마지막 호를 제작하고 있다. ‘무적’에 필자의 글이 올라가는 것도 이것이 마지막이다. 마지막이라는 단어는 참으로 이상하다. 슬프지 않으면서도 기쁘지 않다. 서운하면서도 아쉽다. 더 잘하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 더 열심히 뛰지 않은 것에 대한 자책, 기자들과 보낸 시간, 독자들과의 대화, 취재원과의 만남, 보도 후 피드백.사실, 정신없이 2012년 1학기를 신문과 함께 고군분투 하면서 시간은 눈코 뜰 새 없이 지났다. 그리고
지난호(1510호) 지역신문 살리기 기획을 시작했다. 지역신문 좀 읽자는 취지에서 시작한 기획이다. 몇몇 전문가들은 지역신문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평가한다. 그만큼 지역언론의 위상과 역할이 축소된 것이 사실이다.필자는 이번학기 이라는 수업을 수강하고 있다. 사실 이 기획에 대한 영감, 책임의식도 수업시간에 얻었다. 함께 수업을 수강하고 있는 학생들은 수업을 한번 두 번 받으면서, 외부 초청 강사들의 현실적인 이야기들을 들으면서, 지역신문을 스크랩하면서 많이 지쳐가는 듯 보였다. 이유는 “절망스럽기
총학생회 단선, 총여학생회 단선. 이것을 넘어서 모든 단과대 학생회 선거 모두 단선 혹은 후보 미출마다. 이보다 더 단조롭거나 지루한 선거가 있을까. 마치 ‘폭풍의 눈’처럼 조용한 분위기가 연출되는 것은 왜일까. 물론 근 2년간 총학 선거 파행, 경선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불미스런 일들을 겪은 이후라 더 그렇게 느끼고 있는지도 모르겠
총학생회도, 단과대 학생회도, 학과 학생회도 모두 학생들의 투표 결과로 구성된다. 때문에 학생회는 학생들을 대표하는 기구로 인정받을 수 있다. 하지만 학생회의 존재 이유를 제대로 주지하지 못하는 학생대표들이 많은 것 같다. 새로운 학기가 시작되면 학부에서 관리하는 학생 사물함은 새 주인을 찾는다. 그 과정에서 공과대의 한 학생이 억울한 경험을 당했다. 학부
학생들은 불안하다. 학교가 불안하니 학생도 불안할 수밖에. 후보 3인 초청 공개 토론회를 앉아서 지켜본 기자들도 조금 불안하다고 한다. 한 기자는 “학교가 잘 굴러갈 수 있을지 걱정이다”고까지 말했다. 이는 모두 후보자들이 구성원들에게 뚜렷한 믿음을 심어주지 못해서일 것이다.‘구성원이 바라는 총장상’에 대한 기획을 끌어오면서 어느 학생이 말한 한마디가 가슴을 때렸다. “대학을 기업이 아닌 진정한 ‘대학’으로 만들 수 있는 총장을 원한다.”사실 대학은 점점 기업화 돼가고 있다. ‘CEO’적인 발상으로 대학을 이끌겠다고 공약을 내세우는
안철수, 문재인, 박근혜. 요새 대선 후보들에 대한 이야기는 술안주로, 밥반찬으로 자주 이야기 되는 주제다. 심심풀이 땅콩은 아니고, 그렇다고 배꼽 빠지는 개그도 아닌 대선정국에 관한 이야기지만 꽤나 즐겁게 이야기 하는 눈치다. 이번호 사회면(9면)에는 우리 대학 학생들의 대선 후보에 대한 민심을 담은 기사를 실었다. 그 기사를 준비하
‘기업윤리’라는 교과목 시간에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관련한 다큐멘터리 한 편을 봤다. 그 영상에는 현대자동차, 한진중공업, 삼성, 쌍용자동차, 롯데 등의 대기업 횡포에 관한 내용이 담겨 있었다. 정리해고, 고용불안, 착취, 직장 내 성희롱, 자살……. 이 모두 우리나라 대기업이 자행한
피선거권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본선거에 출마하지 않았던 8명의 후보들이 등록했고, 본선거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5명의 후보들이 재출마했다. 도합 13명의 후보들이 선정신청인으로 등록한 상태다. 이를 두고 학내 구성원들은 다양한 의견을 내놓고 있다. 본선거에 출마했던 10명의 후보들 중 1순위 후보자와 2순위 후보자가 약식 기소됐지만 나머지 8명의 후
‘폭력의 최소화, 자유의 최대화’. 역사철학 수업시간, 박구용 교수에게 들었던 말이다. 이 말에 적극적으로 동의한다. 왜냐하면 문명사회라고 하는 대한민국에는 폭력이 난무하고 자유가 억압되어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평소 자유를 갈망한다. 그리고 폭력을 지양한다. 총장직선제 공포는 폭력이었다. 모두를 지킬 수 있는 길이라고 변명했지만 총장
고민했다. 총장직선제 폐지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수일을 고민한 끝에, 무책임하다고 생각될지 모르는 스스로만의 신념을 세웠다. 나는 총장직선제를 수호해야한다는 입장이다. 본부가 총장직선제를 폐지하지 않았을 시 교과부로부터 불어 닥칠 후폭풍은 말 그대로 엄청난 것들이다. 정원이 감축되고, 학자금 대출이 끊기며, 구조개혁컨설팅이라는 명목 하에 수많은 과들이
1502호를 준비하면서 약간의 내적 소용돌이를 겪었다. 무적에 이런 글을 적는 것은 독자들에게 필자의 ‘허점’을 ‘노출’시키기 위함이다. 오프라인 신문이라는 매체의 특징은 편집국장에게 ‘선택’을 요한다. 어느 면에 어떤 기사를 집어넣을 것인가, 이 영역에는 어떤 기사를 선택해서 채워야 하는가
지난 주 좋지 않은 소식을 들었다. 우리 대학을 퇴임한 교수님께서 자택에서 돌아가신지 한 달 뒤 세든 아주머니에게 발견이 됐다는 이야기다. 당시 교수님의 부인과 자녀들은 미국에서 생활하고 있었고, 교수님은 늦은 밤, 갑작스런 심근경색으로 운명을 다하셨다. 소름이 끼치는 동시에 꽤나 큰 충격을 받았다. 어안이 벙벙해 지면서 뉴스에서만 흘러나오는 경악스런 소식
역사를 기록하는 일이라는 말, 2009년 수습기자 시절에는 별로 크게 와 닿지 않았다. 내가 무엇을 기록하든 선배가 시키는 일만 잘 하면 된다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역사를 기록하는 자’라는 인식은 내 두뇌에 긴장스럽게 박혀버렸다.긴장감 넘치는 일이다. 대학신문 기자라는 것이. 엄청난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의 무게감 때문에 잠을 설치기도 한다. 그리고 4일 1500호가 발행됐다. 1500호는 신기하게도 개교 60주년 특집호와, 창간기념호를 함께 담는 기념비적이고도 역사적인 신문이다.그래서일까
아침마다 등교하면서 을 집어 든다. 5월 18일도 여느 때와 다름없이 을 손에 들었다. 그리고 안타까운 기사를 하나 읽었다. 그 기사의 제목은 ‘전야제, 실망과 부끄러움만…’이었다.제목을 읽고 혼자 ‘설마, 설마, 설마…’했다. 불길한 예감은 어찌
지난주 북한의 ‘주체사상’에 대해 발표했다.필자는 현재 윤리교육과 남북한정치경제교육론이라는 수업을 듣고 있다. 평소 통일에 관심이 많았는데 이 수업을 듣고 보니 듣길 잘했다는 생각이 부쩍 드는 요즘이다. 최근에 배우고 있는 부분은 ‘남북한 통합 체제’에 관련한 것이다. 남한과 북한은 사실 겉으로 많이 다른 모습을
19대 총선이 끝났다. 너무 많은 이들의 기대 때문이었을까. 하늘은 무심하게 새누리당에게 하해와 같은 은혜를 내렸다.새누리당 152석, 민주통합당 127석, 통합진보당 13석, 자유선진당 5석, 무소속 3석. 제 1당 새누리당, 지긋지긋한 양당체계, 한국 정치의 이 기형적 구조는 언제쯤 끝이 날까? 총선 시작 전 어느 언론사 기자와 전화통화를 했었다. 기자는 필자에게 '매 선거마다 나타나는 지역색, 어떻게 보나'라는 질문을 던졌다. 필자는 답했다.“다 오래전 이야기 아니냐. 정당만을 보고 인물을 선택하지 않겠다. 성숙한 시민으로서
정부는 대학의 자율화를 강조하면서 돈으로 대학을 겁박하고 있다.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 이주호 장관 불신임 투표에서 우리 대학 교수들은 92.5%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듯 교과부에서 제시한 선진화 방안에 대부분의 교수들은 동의하지 못하고 있다. 교과부에서 시행하는 교육역량강화사업(교강사업)도 그렇다. 그 사업의 지원금을 결정짓는 평가지표에
끝이 보이지 않던 싸움이 끝났다. 그것도 싸움을 끝낸 매개가 ‘법정판결’이라는 것이 씁쓸하게 다가온다. 총학생회 후보들과 본부가 마지막까지 의지하고 있었던 끈이 법정판결문이라는 점도 매우 부끄럽다. 전설 후보들은 “법정 판결이 나면…”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있었다. 결국 판결문이 나오고야 말았으니 본부
1월 20일, 충격적인 제보를 받았다. 2012년 총학생회 선거 개표현장에서 “인문대 선거인 명부를 찢어간 범인이 중선관위원 ㄱ 씨”라는 것. 사실 확인 차 ㄱ 씨에게 전화를 걸었다. 당사자는 “사실 무근”이라며 부인했다.그리고 10여일이 지난 지난달 1일, 2012 총학생회 선거에서 전설 후보로 출마한 ㄴ 씨가 신문사에 찾아왔다. ㄴ 씨는 필자에게 ‘고백’했다. “ㄱ 씨가 인문대 선거인 명부를 찢었다는 사실을 다른 후보자 ㄷ 씨에게 전해 들었다”라고. 처음 제보자에게 들었던 정황보다는 더 구체적이었다. ‘법정다툼’까지 가게 된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