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윤리’라는 교과목 시간에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관련한 다큐멘터리 한 편을 봤다. 그 영상에는 현대자동차, 한진중공업, 삼성, 쌍용자동차, 롯데 등의 대기업 횡포에 관한 내용이 담겨 있었다.

정리해고, 고용불안, 착취, 직장 내 성희롱, 자살……. 이 모두 우리나라 대기업이 자행한 폭력이다. 대외적으로 그들은 사회책임경영을 강조하며 봉사활동을 하고, 저소득층을 지원하는 재단을 만든다. 하지만 필자는 그러한 행위들이 위선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안으로는 그들의 노동자를 내치면서 바깥으로 기업의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서 벌이는 활동들이 뭐랄까, 믿음이 안간 달까.

그렇게 분노하고 있을 시점에, 안타까운 모습들을 몇 가지 포착했다. 다큐멘터리는 약 한 시간가량 상영이 됐다. 그 중간에는 졸고 있는 학생이 꽤 있었다. 더 놀랐던 것은 수업을 마치고 내려가는 한 학생의 말 때문이었다. “영상 안보고 다음시간 숙제 했다”고.

1학기 ‘노사관계론’ 수업을 들을 때도 느꼈던 것이지만 우리는 대부분 사회에 나가 노동자가 될 운명들이다. 우리가 바로 사용자, 경영자, 이사진이 될 리는 거의 없다. 우리 앞에 닥친 현실은 노동자의 현실인 것이다. 하지만 그것을 잘 체감하지 못하는 듯 학생들은 경영자의 생각 등에 중요 무게를 두고 있는 느낌이다. 필자가 유난한 걸까.

왜 몇 백일이 넘는 시간동안 거리에서 싸우는지. 기업은 왜 노동자들을 부품처럼 끼웠다 갈았다 하는 것인지. 비정규직을 왜 차별하는지. 피해자는 속출하는 데 왜 책임지는 자는 아무도 없는지. 기업의 진정한 사회적 책임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이는 모두 우리가 함께 고민해야 하며 관심을 가져야 하는 대목인 동시에 함께 해결해 나가야 할 숙제다. 외면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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