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마다 등교하면서 <광주드림>을 집어 든다. 5월 18일도 여느 때와 다름없이 <광주드림>을 손에 들었다. 그리고 안타까운 기사를 하나 읽었다. 그 기사의 제목은 ‘전야제, 실망과 부끄러움만…’이었다.

제목을 읽고 혼자 ‘설마, 설마, 설마…’했다. 불길한 예감은 어찌 피해가지도 않는지. 부실한 행사에 예년의 절반 수준 정도의 시민이 금남로를 찾았다는 기사였다. <광주드림>은 금남로 행사 거리가 텅텅 비어있었던 것을 묘사함은 물론 이번 32주년 행사들이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다급하게 진행됐다”며 “32주년 전야제에 쏟아진 비판과 성토를 행사위는 피해가기 어렵다”고 보도했다.

더욱 나를 안타깝게 했던 것은 제주도에서 온 한 선생님의 말이었다.

“너무 실망스럽고, 더는 이야기하기 싫다. 다시는 오월 주간에 광주에 오지 않겠다.”

슬펐다. 다시는 오월에 광주를 찾지 않겠다니. ‘오월의 바람아 다시 세상을 깨워라’라는 32주년 5·18 행사위의 슬로건도 싸늘하기만 한 현재와는 어울리지 않게 됐다.

그렇다고 ‘바래진 오월’만 존재한 것은 아니다. 올해 필자는 취재를 위해 망월묘역을 찾았다. 이번에 필자와 망월묘역을 함께 했던 이들은 중?고등학생이었다. 필자는 그들이 ‘열사들의 가슴 아픈 역사를 들으면서 어떤 생각을 할까?’ 궁금했다. 그리고 기뻤다. 미래의 새싹들과 망월묘역을 찾음에.

‘과거의 아픔을 잊지 말자, 잊지 말자’ 강요하는 것보다 현재 ‘지금 우리가 그들의 정신을 어떻게 이어갈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이 더 필요해 보인다. 시대는 변하기 마련이고 그 시대를 살아가는 세대도 변하기 마련이다. 흘러가는 변화 속에서 우리는 그들의 가치를 어떻게 계승, 발전시킬 수 있는가. 우리가 지키고자 하는 가치, 오월이 바라봤던 희망을 어떻게 부화시킬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으로 올 남은 오월을 보내고자 한다. 오월. 민주화의 역사를 기억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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