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좋지 않은 소식을 들었다. 우리 대학을 퇴임한 한 교수님께서 자택에서 돌아가신지 한 달 뒤 세든 아주머니에게 발견이 됐다는 이야기다. 당시 교수님의 부인과 자녀들은 미국에서 생활하고 있었고, 교수님은 늦은 밤, 갑작스런 심근경색으로 운명을 다하셨다.

소름이 끼치는 동시에 꽤나 큰 충격을 받았다. 어안이 벙벙해 지면서 뉴스에서만 흘러나오는 경악스런 소식을 가까이서 전해 들으니 마음이 무겁기도 했다.

한 달 이라는 시간은 평소 짧은 기간으로 치부된다. 하지만 여기서는 ‘무려’ 한 달 동안이나 교수님의 죽음을 그 누구도 알지 못했다. 어떻게 된 상황인지 자세한 정황은 알 수 없었지만 그래도 한 달이라는 시간은 어떤 말로도 변명될 수 없을 것 같다. 한 달 동안 외롭게 남겨져 있었을 그 교수님을 생각하니 가슴이 아프다.

‘돌보다’. 관심을 가지고 주위 사람들을 보살피는 것이 돌보다의 정의다. 나는 지금 내 가까운 사람들을 챙기고 있는지. 혼자 사는 세상이 아니기 때문에, 혼자서는 이 세상을 살아갈 수 없기에 우리는 주위 사람들에게 관심을 쏟아야 한다.

사실 필자는 가족과 떨어져 살아보지 않았다. 날 때부터 지금까지도 광주를 떠나본 적이 없다. 23년이라는 시간동안 내내 붙어있어서 그런지 가족의 소중함을 매번 감동으로 받아들이기는 무뎌진 것도 사실인 것 같다. 보살핌을 받는 것에서 벗어나 필자도 이제 가족을 돌보려 한다. 서로 상처를 주고 상처를 받고 기쁨을 주고 기쁨을 받고 살아가는 와중에 서로를 돌보기도 하겠다.

갑작스런 죽음으로 주위를 안타깝게 했던 교수님이 부디 좋은 곳으로 가셨길 빈다. 아마 여기에 남아있을 가족은 마음으로 그를 계속해서 돌볼 것이다.

나만 보지 말고, 지금 내 옆 사람을 들여다보자. 아프지는 않은지 혹여 슬퍼하고 있지는 않은지. 외로움은 인간의 숙명이라지만 주위 사람을 너무 외롭게 버려두지는 말자.

저작권자 © 전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