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은 불안하다. 학교가 불안하니 학생도 불안할 수밖에. 후보 3인 초청 공개 토론회를 앉아서 지켜본 기자들도 조금 불안하다고 한다. 한 기자는 “학교가 잘 굴러갈 수 있을지 걱정이다”고까지 말했다. 이는 모두 후보자들이 구성원들에게 뚜렷한 믿음을 심어주지 못해서일 것이다.

‘구성원이 바라는 총장상’에 대한 기획을 끌어오면서 어느 학생이 말한 한마디가 가슴을 때렸다. “대학을 기업이 아닌 진정한 ‘대학’으로 만들 수 있는 총장을 원한다.”

사실 대학은 점점 기업화 돼가고 있다. ‘CEO’적인 발상으로 대학을 이끌겠다고 공약을 내세우는 판에 더 말해서 무엇 하겠나. 또 다른 후보는 전문경영인을 데려다 일하겠다는 공약을 걸었다.

착잡하고 답답하다. 학생들이 정말 대학이 기업화되어 엄청난 생산량을 뽑아내는 것을 원하고 있는가? 그렇다고 느껴질 수 있는 ‘취업과 스펙이 밥 먹여 주는’ 사회지만 실상은 아니다. 친구에게 물었다. “어떤 총장을 원해?”라고. 친구들의 답변은 참으로 소박했다. 그래서 아팠다.

“학생을 위하는 따뜻한 마음씨를 가진 총장이었으면 좋겠어. 학생들과 자주 만나는 총장이었으면 좋겠어. 학생과 가까운 총장이었으면 좋겠어….”

이쯤 되니 조금 슬퍼지기까지 한다. 불안한 현실 속에서 진정으로 학생들을 위하는 길은 무엇일까. 대학의 주체는 교수, 직원, 학생이라고들 하지만 그 중에서도 학생들을 위해 펼쳐야 할 일들이 단연 우선이다. 하지만 세 후보 모두 학생들을 위한 공약은 미비하기만 하다. 행정도 재정도 모두 학생들을 위한 일이라고 하지만 실제 학생들이 원하는 방향과는 조금 다르지 않은가. 접근방법에 있어서부터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

세 후보 모두 학교를 사랑하는 마음이 선거출마로 이어졌다고 생각한다. 어떤 후보가 총장이 될지는 모르지만 학교의 주인은 학생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투표권이 없는 필자로선 이 말밖에 드릴 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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