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의 최소화, 자유의 최대화’.

역사철학 수업시간, 박구용 교수에게 들었던 말이다. 이 말에 적극적으로 동의한다. 왜냐하면 문명사회라고 하는 대한민국에는 폭력이 난무하고 자유가 억압되어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평소 자유를 갈망한다. 그리고 폭력을 지양한다.

총장직선제 공포는 폭력이었다. 모두를 지킬 수 있는 길이라고 변명했지만 총장직선제 폐지는 절차상 구성원들에게 폭력을 행사함과 다를 바 없었다.

총장직선제 폐지 말고도 폭력이 자행된 또 다른 사례가 최근 발생했다. 바로 나주 성폭행 사건이다. 사회 구조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성범죄가 늘어나는 사회는 건강하지 못한 사회임을 방증한다. 하지만 사회는 그에 맞서 ‘거세 열풍’이라는 폭력적 태세로 반응했다.

총장직선제 폐지도, 흉악한 범죄가 자행되는 사회도 모두 폭력적이다. 그 속에 자유는 없다. 총장직선제의 역사, 가치, 그가 낳은 부작용에 대해 치열하게 논의해보지 못한 채 총장직선제는 구성원들의 의견을 거슬러 폐지됐다. 이는 분명 고통의 역사로 기억될 것이다. 타자를 죽이는 사회, 부모를 죽이는 사회, 나아가 나 자신을 죽이는 사회는 고통의 사회로 기억될 것이다.

우리는 보통 고통을 잊거나 고통에 의미를 부여해 미래를 낙관한다. 하지만 고통은 본래 ‘나쁜 것’이다. 인간과 사회에 상흔을 입히는 고통은 뿌리째 찾아 제거해야 할 대상이다. 우리는 미래의 고통을 최소화하기 위해 과거 고통의 역사를 기억해야 한다.

사건의 단면적 해석이나 사후처벌은 고통을 뿌리째 제거할 수 없다. 무엇보다 교육의 구조, 사회의 구조 속에서 문제의 원인을 파헤쳐야 한다. 폭력을 최소화하고 자유를 실현하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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