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이 쏟아진다. 아직 지면 레이아웃을 그리지도 않았는데 벌써 시간은 새벽 세 시를 알려온다.

‘목요일 절대 마감을 지킬 것.’

신임 편집국장으로서 가장 먼저 다짐한 일이었다. 신문사의 일정은 월요일 기획 또는 평가회의, 수요일 1차 마감, 목요일 최종 마감, 금요일 제작소 순이다. 목요일 마감을 지키는 게 특히 중요한데 마감 시간을 넘기는 경우가 많다. 물론 이번호의 비정규교수 파업처럼 신문을 발행하는 마지막까지 추이를 살펴야하는 기사도 있지만 대부분 목요일까지 마감 할 수 있는 기사임에도 미루고 미루다 금요일에 작성 하는 경우가 많았다.

취임과 동시에 스스로에게 약속한 ‘목요일 절대 마감’을 처음부터 어긴다면 영영 지키지 못할 것 같아 졸린 눈을 부릅뜨고 글을 써내려가고 있다.

아마 취임 3주에 접어든 지병문 총장이나 다음 달에 취임하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 역시 비슷한 생각을 할 것이다. 그들 역시 나처럼, 아니 사람은 누구나 그렇듯 무언가를 시작하는 때이면 반드시 이것만큼은 지켜내자고 스스로에게 다짐을 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다보면 처음의 그 마음가짐은 느슨해진다. 다만 느슨해진 마음을 내버려 두는 것과 다시 추스르는 것은 차이가 크다. 다짐했던 마음이 해이해진다면 그 마음을 재정비하는 것이 처음의 약속에 한 발짝 다가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공감과 동행’을 강조하던 지 총장과 ‘준비된 여성대통령’을 강조하던 박 당선자 역시 끊임없이 처음의 다짐을 되새기길 바란다. 느슨해진다면 그 마음을 한 번씩 추슬러 가며 임기를 마치길 응원한다. 필자 역시도 늘 처음을 생각하며 다짐했던 일들을 다 이뤄내도록 애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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