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학생회 단선, 총여학생회 단선. 이것을 넘어서 모든 단과대 학생회 선거 모두 단선 혹은 후보 미출마다. 이보다 더 단조롭거나 지루한 선거가 있을까. 마치 ‘폭풍의 눈’처럼 조용한 분위기가 연출되는 것은 왜일까. 물론 근 2년간 총학 선거 파행, 경선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불미스런 일들을 겪은 이후라 더 그렇게 느끼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단조롭고 지루한 선거에서 필자는 단과대 학생회 선거의 ‘권태’를 느꼈다. 선거후보최종등록일은 지난달 28일까지. 제 날짜에 후보등록을 순탄하게 마친 단과대는 간호대, 경영대, 사회대, 의과대 단 네 곳뿐이다. 농생대, 사범대, 생활대, 수의대, 약학대, 예술대, 인문대는 등록일을 연장해 겨우 후보를 등록했고, 공과대, 법과대, 자연대는 후보가 나오지 않아 결국 후보를 세우지 못했다. 후보등록기간을 연장한 다수의 단과대는 연장한 기간만큼 선거운동을 할 수 없었다. 때문에 후보 등록을 늦게 한 단과대 후보들은 그들의 공약을 학생들에게 알릴 기회가 많지 않았을 것이다. 후보를 세우지 못한 단과대는 추후 단과대 학생대표자회의를 소집해 선거일정을 다시 잡아 단과대 학생회를 세우겠다고 하는데, 과연 그 때 선발된 학생회가 학생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또 다른 권태를 느낀 곳은 2013 총학선거 중선관위와 각 단과대별 선관위다. <전대신문>은 각 단과대별 후보자들의 출사표를 받기 위해 후보에 출마한 학생들의 학과와 학번, 연락처 등을 수집하고 연락을 돌리는 작업을 했다. 그 과정에서 중선관위에게 지금까지 수집된 정보를 제공해달라고 요청했고, 중선관위는 “회의를 통해 각 단과대 선관위에게 직접 연락해 정보를 얻게 하는 것이 나을 것 같다고 결정했다”고 답했다.

<전대신문>은 굳이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는지 의아했지만 응했고 각 선관위들에게 연락을 돌렸다. 하지만 전화를 받지 않거나 연락이 계속해서 안 되는 선관위들이 부지기수였다. 또 등록기간을 연장한 단과대들의 후보자 등록 시기를 알 수 있냐고 중선관위에게 물었지만 중선관위의 대답은 “거기까진 모른다”였다.

중선관위는 기본적으로 총학생회, 총여학생회 선거를 담당하고 단과대 선거는 각 단과대 선관위가 관리한다는 것 정도는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중앙’선거관리위원회라는 기구가 그렇게 단순한 기능에만 그쳐서야 되겠는가. 전혀 뭉치지 못하고 서로 따로 놀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한다면 어떻게 제대로 된 선거관리를 하고 있다 자신할 수 있겠는가?

오는 13일 총학선거다. 우리 모두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자. 50% 투표율과의 싸움만이 남아있는 지루하고 지루한 선거가 되겠지만 그래도 2013년, 우리 대학, 우리 단과대를 책임질 인물들을 선택하는 중요한 선거임을 지루하다고 잊어서는 안 되겠다. 지루와 권태의 연장선상에서 위기가 몰아닥칠까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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