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2호를 준비하면서 약간의 내적 소용돌이를 겪었다. 무적에 이런 글을 적는 것은 독자들에게 필자의 ‘허점’을 ‘노출’시키기 위함이다.

오프라인 신문이라는 매체의 특징은 편집국장에게 ‘선택’을 요한다. 어느 면에 어떤 기사를 집어넣을 것인가, 이 영역에는 어떤 기사를 선택해서 채워야 하는가 등을 말이다. 그리고 필자는 매번 기본에 충실하려 애썼다. 부족한 필자는 현재도 기본을 따라가기 위해 헉헉대며 신문을 만들고 있다.

필자의 좌우명은 ‘기본으로 돌아가자’이다. 필자에게 기본은 내공을 쌓는 초석이며, 지켜야 할 룰이고, 기준선이다. 1502호의 1면은 총장 1순위 후보자 사퇴에 대한 기사와 입법고시에 합격한 이태희 씨의 이야기로 채워졌다. 처음에 필자는 우리 대학의 재정 악화로 시간강사와 비정규직 노동자의 일자리가 흔들리고 있다는 기사를 1면 2번째 기사로 배치했다. 하지만 종종 들어왔던 “신문의 1면이 너무 어둡다. 나쁜 소식만 있어 칙칙하다, 독자들에게 희망을 주자”등의 반응으로 365대 1의 경쟁률을 뚫고 5급 공무원 시험에 합격한 이태희 씨의 이야기를 1면에 배치했다.

이러한 이야기를 1면에 끌어오는데 필자는 100% 나 자신을 설득시키지 못했다. 고등학교 시절, 학교 교문에 걸려있던 ‘서울대 ○명 합격’과 같은 느낌이 연출될까 두려웠던 것 같다.

하지만 또 그렇게만 생각하지 못할 것이 이태희 씨는 어려운 대학 운영 속에서 꿋꿋이 자기 길을 걸어 결국 꿈을 이룬 자랑스러운 학생이다. 지역대라는 틀 속에서 좌절하고 있을 우리 대학 구성원들에게 한줄기 빛으로 다가올 기사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돌아보면 필자는 칭찬에 인색하고, 사람 이야기를 1면에 끌어낼 용기를 갖지 못한 것일 수 있다. 다른 어떤 이들의 눈보다 독자의 눈에 가까이 다가가지 못했던 것도 있다.

시간강사와 비정규직의 이야기를 총장선거 논란 다음으로 안타깝게 생각했다. 안타깝기만 한 것들을 찾아 보도하는 것도 언론의 역할이겠지만, 사람 이야기, 잘한 것들을 제대로 칭찬해 주는 것도 언론이 해야 할 역할이다. 독자들에게 필요한 정보, 독자들이 알아야 할 정보, 독자들이 원하는 정보를 <전대신문>만의 색깔에 맞게 배치하겠다.

이런 글을 적었던 이유는 독자들의 적극적인 피드백을 원해서다. 끊임없는 질타와 비판들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다. 함께 만들어 가고 싶기 때문이다. 기다리고 있겠다. 독자들의 선택을. 독자들에게 선택받는 신문으로 거듭나겠다.

필자의 부족함을 내보이고서라도 필자는 독자들의 선택을 받고 싶다. 독자들의 이야기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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