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저의 ‘만능’ 볶음참치 레시피를 소개하려고 해요. 밥이랑 비벼먹어도 되고 쌈채소에 곁들여도 정말 맛있거든요. 사실 이 레시피의 출처는 저희 어머니신데, 자취를 시작하고 어머니의 손맛이 그리워져 전화로 레시피를 여쭤봤답니다! 어머니께서 직접 개발한 레시피라고 하시더니 주위 친구들 모두 처음 듣는 음식이라고 하더라고요. 이 레시피를 많은 분들께 전파하고 싶은 마음에 사연 남깁니다. 꼭 한 번 만들어 보세요!1. 기름을 조금 남긴 참치 한 캔을 코팅된 팬에 모양이 흐트러지지 않게 붓습니다.2. 고추장과 다진 마늘, 청양고
자취경력 약 1년 차 저에게 가장 자신 있는 요리는 김치볶음밥입니다. 올해 3월쯤에 도시락용기에 김치볶음밥을 싸서 백도에 가곤 했는데, 어느 날은 휴게실에 사람이 너무 많아 점심으로 가져간 볶음밥을 한 입도 못 먹었답니다. 그때 휴게실에서 괜한 투정을 부렸는데, 어쩌다보니 에브리타임에서 유명인이 됐어요. 제 김치볶음밥을 보며 진짜 맛있겠다며 어디서 샀는지를 모두들 궁금해 하시더라고요. 이 만들어준 이 기회를 틈타 레시피를 전수해드리려 합니다.1. 팬에 기름을 두르고 파기름을 냅니다.2. 잘게 잘라둔 김치를 크게
구름은 무언가를 말하듯 한 줄기 남김없이 사라지고, 할아버지는 돌아가셨다. 광주에 가기 전 할아버지를 뵙기 위해 코로나검사 결과를 기다리던 중이었다. 하지만 화창한 하늘은 면회를 허락하지 않았다.코로나 시대가 도래하면서 가장 먼저 내쳐진 것은 ‘형식적인 것’이었다. 병원 면회도 장례식도 그에 해당했다. 장례식을 찾은 대부분의 손님들은 음식을 먹지 않고 간단히 애도했다. 참석 대신 계좌로 조의금을 입금하는 이도 적지 않았다. 식장엔 먹지 않은 음식만 싸늘히 쌓여있었다.한편, 장손은 빈소 앞을 서성거렸다. 짧은 휴가를 마치고 하늘로 돌
전남대학교 캠퍼스는 도시환경 내에서 넓은 녹지공간이 발달한, 빌딩 속 녹색 섬과 같은 공간입니다. 우리가 잘 눈치 채지 못하는 여러 종류의 새, 곤충, 동물 등이 여기저기 숨어서 우리와 함께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매일 오고가는 캠퍼스 속 천연기념물이 있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바로 천연기념물 324-3호 솔부엉이(Ninox scutulata)입니다.솔부엉이는 야행성 맹금류로 주로 곤충, 거미류, 설치류 등을 잡아먹는 밤의 사냥꾼입니다. 우리나라에는 여름철새로 찾아와 새끼를 기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형태는 눈이 노랗고 귀
“너 거지XX야?”얼굴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뺨을 내리친다. 어머니가 보낸 편지를 모두의 앞에서 큰소리로 읽으며 패륜적 행위를 서슴지 않는다.넷플릭스 드라마 속 장면이다. 는 2014년 육군 헌병대 부대를 배경으로, 군대 내 부조리를 다룬 작품이다.많은 이들이 에 공감을 보내는 이유는, 그간 군대를 미화했던 여러 드라마와 달리 군대의 모순된 부정행위를 정면으로 직시했다는 점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가 오래전 사건을 두고 군대의 실상을 과장해서 표현했다고 지적한다.그러나 일부가 과장이라고
코로나 팬데믹이 인간사회에 가져다준 커다란 영향력 중 하나는 기존의 사회적 장들 내부를 현격하게 교란시켜 그동안 익숙해 왔던 방식으로 사회적 삶을 지속시켜나가기 어렵게 만들었다는 데에 있다. 이러한 대혼란은 지금까지 우리를 지탱하고 있었던 사회적 기반의 맨 얼굴과 마주하게 해주었다. 자영업 의존도가 높은 경제구조, 불균형적인 일-가정 양립, 입시 중심의 교육체계, 기후 및 생태위기에 대한 둔감함 등이 대표적이다. 이는 곧바로 생계, 양육, 사회화 그리고 생명이라는 인류의 지속가능성과 직결되는 문제라는 점에서 근본적인 성격을 갖는다.
작년 후반기부터 종종 언급되던 단어 ‘메타버스’(Metaverse)의 사용빈도가 2021년 들어 폭발적으로 늘어났습니다. 특정 단어의 검색 추이를 보여주는 구글 트렌드(Google Trends)를 확인해보면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도는 올해 2월부터 늘어나 7월 중순(18~24일)에 정점을 찍습니다. 주식 유튜버들이 새로운 투자처로 메타버스 관련주를 소개하면서 유명해졌는데, 새로운 투자처를 찾는 이들에게는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시장입니다.간단히 말해 메타버스는 디지털 기술이 만들어낸 가상의 세계입니다. 〈어벤져스〉나 〈스파이더맨〉 같
오늘의 대한민국은 약육강식·적자생존·승자독식이라는 냉엄한 자연의 법칙에 의해 움직이고 있는 듯하다. 나아가 만인을 향한 만인의 인정투쟁이라는 무한경쟁에 시달린다. 생존과 경제발전이라는 시대의 과업을 완수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겠지만, 이와 같은 처절한 이전투구(泥田鬪狗)가 ‘낙오자와 패배자를 만들고 시기와 질투, 혐오와 경멸, 분노와 적개심을 잉태하여, 사회분열을 부추기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 이렇듯 상생과 배려의 미덕을 잃어버린 사회에서 사이버 공간은 ‘악플’을 통해 야만적이고 폭력적인 사회 부조리를 고발하고,
이번 여름은 유난히 더 뜨겁게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더위가 절정에 이르고 있던 7월, 중복을 맞아 용봉동에 있는 삼계탕집에 다녀왔습니다. 삼복이 ‘여름철 더위가 강렬해 더위 앞에 엎드려 복종한다’는 의미를 지닌 탓일까요? 중복 당일이었던 그 날은 가는 길에 더위를 먹을 정도로 푹푹 찌는 하루였습니다.그리고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가게에서 맛봤던 삼계탕 한 그릇은 그 모든 걸 잊게 하기에 충분했습니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행복이었달까요? 왜 조상님들께서 ‘이열치열’이라고 말씀하셨는지 이해할 수 있었답니다.이때 먹은 삼계탕 덕분에 무
이번 여름을 돌아보면 쫄면을 먹었던 기억이 유독 많아요. 한여름의 더위에 입맛은 없고, 괜히 음식 잘못 먹었다가 탈날까 봐 함부로 먹지도 못하겠을 때 있잖아요. 그럴 때 모범답안이 돼 준 음식이 바로 쫄면이었거든요!매콤하면서도 새콤달콤한 쫄면을 먹으면 입맛도 돌고 배도 든든히 채울 수 있었는데요. 거기에 시원한 콜라 한 잔까지 함께 해 주면 언제 입맛이 없었나 싶을 정도랍니다. 사실 쫄면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편이었는데, 일주일에 두 번 이상은 시킬 정도로 단골 메뉴가 됐어요. 언젠간 쫄면을 만들어서 먹어보고 싶기도 해요.이번 여름
지난달 열렸던 ‘2020 도쿄 올림픽’에서 만 20세라는 나이답지 않게 뛰어난 경기력을 보여준 안산 선수, 대한민국은 그녀에게 열광했다. 오랜 연습과 차분한 성정은 그녀에게 ‘하계 올림픽 최초 금메달 3관왕’이란 영광을 안겨 주었다. 하지만 하룻밤 새 평범한 대학생에서 ‘금메달리스트’가 된 안산 선수, 그녀를 향한 대중의 과도한 관심은 도리어 독이 되어 되돌아왔다.시작은 ‘숏컷’, 다음은 ‘여대’ 그리고 마지막은 ‘광주’였다. 현실에서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던 요소들이 인터넷 세상에서는 전혀 다른 시각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리고 이
흐르는 땀을 닦으며 환경관리원 선생님들의 휴게실을 여러 군데 돌던 참이었다. 고된 날씨에도 취재를 포기할 수 없었던 이유는, 마스크 건너 선생님들의 애타는 눈빛을 마주했기 때문이었다.많은 환경관리원 선생님들을 만났다. 여전히 환경관리원을 향한 차별적인 시선과 갑질 문화가 우리 대학에 존재하고 있었다. 일부 교직원은 환경관리원을 옛날 용역 시절 직원이라 생각하고 함부로 지시를 내린다고 한다. 또 선생님들을 향해 ‘아저씨’, ‘아줌마’라며 하대하는 학생들에게 상처를 받은 분도 많았다.“똑같은 학교 일원인데…”한 환경관리원
저는 대학생활을 떠올리면 ‘떡볶이’가 가장 먼저 생각나요. 대학에 들어오고 친구들과 시도 때도 없이 시켜먹었던 음식이 떡볶이였거든요. 매콤달달한 양념에 쫄깃쫄깃한 떡이 만나 이루어낸 자극적인 맛. 하지만 배달떡볶이를 자주 먹다보니 몸이 망가져가는 걸 느꼈어요.떡볶이와 건강, 양자택일의 기로에 놓였던 저는 긴 고민 끝에 떡볶이를 직접 만들어보기로 했답니다. 차근차근 레시피를 따라가며 저의 첫 떡볶이를 완성했어요. 걱정 반 기대 반의 마음을 안고 드디어 떡볶이 한 입. 걱정이 무색하게도, 사먹는 맛과는 또 다른 건강한 맛이 있었어요.
그날은 가장 자신 없었던 일반물리학 시험을 보는 날이었어요. 일반물리학은 공부를 하면 할수록 오히려 미궁 속으로 빠지는, 마치 딜레마 같은 과목이었어요. 그래도 최선을 다해보자는 생각으로 정말 열심히 했답니다. 그렇게 시험을 마치고 시계를 보니 점심시간이 다 됐더라고요. 사실, 그날은 밥 먹을 기분이 아니었어요. 처음 본 시험이라 긴장한 데다가 그 전날 밤을 꼬박 새는 바람에 후련함보다 피로가 앞섰거든요. 그래서 기숙사에서 잠이나 자려고 했는데······.같이 점심을 먹자는 친구의 말에 못 이기는 척 따라나섰어요. 점심 메뉴는 우울
1970년대에 초등학교를 다녔던 우리 세대는 마을 초등학교에서 음력 5월 5일 행사를 기억할 것이다. 어린 학생들은 이날을 기념하기 위해 몇 날 며칠 동안 행사 준비에 바빴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어린 아이들에게 가혹했지만 온 마을 사람들이 이 날 함께 모여 아이들이 준비한 각종 덤블링과 같은 퍼포먼스를 구경하고 즐거워했다. 학교 가장자리에 설치된 큰 그네는 하루 종일 쉴 틈이 없었다. 동네별로 나눠 서로 장만한 음식으로 시끌벅적했다. 한복차림의 할머니가 손주의 재롱에 즐거워했다.그런 행사가 80년대를 거치면서 어느덧 사라지고 기
초여름 날씨가 느껴지는 6월 초 전남대 교정은 눈에 띄게 활기차 보인다. 작년에 새로 조성된 ‘민주길’을 정문에서부터 직선으로 따라가다 보면, 도서관 앞의 탁 트인 ‘5·18 광장’ 푸른 잔디 위에 돗자리를 펴고 앉아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는 학생들의 모습과 정답게 마주치게 된다.광장을 둘러싼 도서관 건물들 속에서 지난 5월에 정식 개관한 디지털 도서관 ‘정보마루’가 통유리 건물의 모던한 외관으로 화려한 빛을 더한다.다시 ‘정보마루’ 내부에 들어서면 개관 한 달이 채 되지 않았음에도 디지털 네트워크에 기반한 최첨단 시설을 익숙하고 편
사람들은 독서의 중요성은 많이 인식하지만 기록의 중요성은 잘 모르는 것 같다. 독서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기록’이라고 생각한다.처음 대학에 입학했을 때 새롭게 맞이한 환경에 적응하는 것이 무척이나 힘이 들었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전문적인 학문들을 배우며 나도 모르는 새에 과부하에 걸렸다. 억지로 나를 틀에 가뒀고 완벽해지려고 노력했다. 뭐든 잘하고 싶다는 욕심이 나를 괴롭혔고 모두에게 좋은 사람임을 인정받고 싶었다. 하루를 끝내고 잠자리에 누우면 성취감보다는 마음속에 공허함이 가득했다.그때부터 위로를 받을 수 있는 문장들을
은 전남대의 나이보다 ‘2살 어린 동생’으로 태어났다. 창간 67주년을 맞은 올해, 전대신문이 걸어온 길을 돌아본다.전대신문 기자들은 전대의 오늘을 기록하는 ‘그날그날의 역사가’로서 역할을 수행해왔다. 대학 구성원의 목소리에 귀 기울였으며 ‘사실 속의 진실’을 찾기 위해 달려왔다.그러나 난관도 많다. 코로나19로 학교에 나오지 못하는 학생들은 종이 신문을 접하기 힘들다. 교내에 위치한 신문 배포대를 지나갈 때, 줄지 않은 신문을 볼 때면 마음이 쓰라리다.전대신문의 기자들은 다짐한다. 기사를 쓰고 취재하는 과정에서, 노하우
2021년 2월 1일 이른 아침 미얀마 수도 네삐도, 한 체육교사가 동영상 경연에 참여하기 위해 촬영하던 에어로빅 비디오 배경으로, 20차선 도로 위에 몰려든 군용 차량들이 잡힐 때만 해도, 이 에어로빅 동영상이 쿠데타 발발상황을 담은 기록물이 될 줄은 전혀 예상치 못했다. 더욱이 경쾌한 음악이 아침을 열던 거리에 군과 경찰의 총성이 울려 퍼지고, 통곡과 분노가 뒤덮이는 상황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부정선거’에 대한 조사와 재선거실시를 명분으로 쿠데타를 감행한 미얀마 군부는 국가행정위원회(SAC)를 설치하고 대통령과 장관들을
법의 유일한 목표는 판결이며, 그것은 진실과 정의와는 무관한 것이다. 이 점은 심지어 부당한 판결조차도 판결의 효력을 지니는 데서 여지없이 드러난다. - 조르조 아감벤, 『아우슈비츠의 남은자들』중 -권경원 감독의 다큐멘터리 (2018)은 한 사람의 과거와 현재를 쫒는 작품이다. 그 사람의 과거는 동지의 자살을 방조하고 그 자살마저도 혁명에 이용하기 위해 동지의 유서를 대신 쓴 야만이었다. 야만을 행했다는 댓가로 감옥까지 다녀온 사람이었다. 그 사람의 현재는 기타를 유일한 말동무 삼아 피아졸라를 연주하는 음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