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학교가 9월 23일 구성원 모두 직접 참여하여 온라인으로 새 총장을 선출한다. 총장 입후보자 5명이 시작한 공식선거운동으로 랜선이 뜨겁게 달아오르면서 대학 내외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전남대 총장 선거는 한 대학의 대표자를 정하는 집단 의사결정의 한 행위에 불과하나, 대학 구성원과 지역사회 시민들에게 그 행위가 지닌 상징성과 정치적인 의미는 매우 크다. 한국사회 민주화 과정에서 광주와 전남대학교가 체험한 역사적 배경 때문이다. 특히, 이번 총장선거는 2016년 선거와 비교하여 큰 차이가 있다. 가장 큰 차이는 투표 방식이 간선
다시 온라인 개강이다. 사상초유의 재택 원격강의로 시작한 봄 학기는 결국 대부분의 강의에서 학생들을 직접 대면하지 못한 채 끝났다. 상황이 나아져 가을에는 학생들을 강의실에서 만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없지 않았다. 어쩌면 올해는 강의실에서 학생들을 직접 만나기 어렵거나, 더 나아가 이를 바라지 않는 게 예측불가능 시대의 현실적인 대책일지도 모르겠다. 가을이 오면 감기도 함께 올 텐데 이 겨울 코로나와 독감이 만들어낼 공중보건의 위기를 떠올리면, 고강도 수준의 사회적 거리두기처럼 과하다 싶을 만큼 선제적인 조치를 취하는 게 바람직할
레이 브래드버리의 『화성 연대기』는 1950년에 발표된 SF소설이다. 이 작품에서, 식민지 건설을 위해 화성을 정복하려는 지구인들에 비해, 화성인들은 물질보다는 정신, 이성보다 감성을 중시하는 고도의 문명적 존재로 그려지고 있다. 이 화성인들은 2001년 지구의 4차 탐험대가 도착했을 때, 문명의 흔적만 남겨 놓은 채 종적을 감추었다. 3차에 걸친 지구의 탐험대가 옮긴 것으로 추측되는 수두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거의 모든 화성인이 생명을 잃은 것이다.4차 탐험대의 일원인 인류학자 스펜더는 화성인들의 유적을 탐사하고 나서, 마지막 화성
5·18민주화운동이 40주년을 맞았다. 전남대 구성원으로서 5·18 40주년을 맞는 의미는 각별하다. 5·18민주화운동이 1980년 5월 18일 오전 전남대 정문에서 비상계엄령 확대에 항의하는 전남대 대학생들과 계엄군의 충돌로 촉발되었고, 5·18민주화운동과 관련하여 많은 전남대 학생들이 사망하거나 부상당했고, 연행되었기 때문이다.여기에는 우리가 알고 있는 박관현, 윤상원 열사도 포함된다. 이미 교내에는 박관현 열사 기념비와 윤상원 열사 기념공원이 조성되어 있지만, 올해에는 민주길이 조성되어 민주화를 위해 헌신한 전남대 선배들의 숭
지난 해 12월 중국 우한시에서 첫 확진자가 발생한 지 불과 5개월 만에 4월 18일 기준 전 세계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는 200만 명을 넘어서고, 이로 인한 사망자는 15만명에 육박하고 있다.현재까지의 피해는 규모면에서는 중세의 흑사병이나 20세기 초 스페인독감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하나의 유기적인 생활공동체로 연결된 21세기 글로벌체제에 이번 코로나 사태가 사회 전 영역에 주는 파급 효과는 역사상 유래 없이 클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우리나라의 교육 일선에서는 건국 이래 ‘온라인 개학’을 하고 ‘비대면강의’를
상대평가를 원칙으로 하는 대학의 성적평가 방식에 교수와 학생의 비판이 거세지고 있으나 제도개선에 앞장서야 할 대학지도부는 마이동풍이다. 지난 10여 년 동안 상대평가는 대학인들에게 일종의 적폐처럼 인식되고 있다.이유는 상대평가 도입이 학습의 본질을 중시하는 대학인의 자발적 선택이 아니라 대학 통제를 꾀하는 교육부의 요구에 따랐기 때문이다. 과연 대학지도부는 현행 성적평가 방식에 대한 문제의식이 없는가, 아니면 그 병폐를 인식하고는 있으나 개혁할 의지와 역량이 부족한 것인가, 그저 궁금하고 답답할 뿐이다.더구나 대학정책을 좌지우지했던
2020년을 맞이하며, 최근 ‘2020 성공에 관하여’라는 광고를 통해 성공한 사람이라면 이 정도 차쯤은 몰아야 한다는 이미지를 소비자들 뇌리에 각인해 성공한(혹은 비판을 받는) 모 자동차 회사의 광고를 떠올렸다. 1993년 기찻길을 배경으로 한 고등학생이 "우리 성공하면 뭐할까" 묻자 다른 친구는 "그랜저 사야지"라는 과거 기억을 소환한다.1993년 당시 고등학생이라면 2020년을 사는 지금은 40대 중년에 해당한다. 비판적 소비자의 독해능력을 간과한 우려일지 모르나, 이 광고 하나로 졸지에 불안한 미래를 헤집고 오늘에 이
한 사회의 문화는 그 사회의 역사적, 자연적 맥락에서 이해해야 한다면서, 문화의 우열을 부정하는 문화상대주의는 일찍이 문화인류학자들로부터 제기된 이론이지만, 우리나라에 ‘정치적으로 올바른’ 개념으로 자리잡게 된 것은 에드워드 사이드의 『오리엔탈리즘』이 본격적으로 소개된 90년대 이후가 아닐까 한다.식민 권력이 강제하는 식민 담론을 방대한 자료를 통해 분석해 낸 『오리엔탈리즘』은 탈식민주의라는 새로운 시각을 제안함으로써 이 시대의 학문과 문학, 예술에 깊은 영향을 끼쳤다. 문화제국주의의 입장에서, 서구적 시각으로 조명되어 온 ‘동양’
2016년 6월 23일 영국은 국민투표를 통해 유럽연합(EU) 탈퇴를 결정하는 소위 브렉시트를 결정하였다. 투표결과는 찬성 51.9%, 반대 48.1%의 박빙이었고, 잉글랜드와 웨일스에서는 찬성이 우세한데 비해 스코틀랜드와 북아일랜드의 반대는 더욱 노골적이어서 영국의 오랜 지역적 분열상이 더욱 표면화되었다.유럽 대륙의 국가들과는 항상 적정한 거리를 두고 독자적 역사를 구가해온 영국의 전통적 ‘고립주의’가 21세기에 다시 재현되는 듯 했지만 결국 하원은 부결을 결정하였고 EU는 브렉시트 시한을 2020년 1월 31일로 연기하였다. 지
전 세계적으로 ICT 및 융합 신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이러한 기술 간의 대융합이 이루어지면서 경제 및 산업 전반에 큰 변화를 가져오는 신융합 시대가 펼쳐지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은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 모바일등 핵심기술의 발전과 이러한 핵심기술 간 융합, 기술과 산업 간 융합 등을 통해 혁신이 촉진하는 것을 특징으로 가지고 있다.이처럼 4차 산업혁명이 도래하여 지능정보사회로의 경제구조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는 가운데 신융합시대에 글로벌 사회를 선도
연휴나 방학이면 스마트폰의 앱을 켜고 구글링을 하면서 가볍게 해외 여행길에 오르는 최근의 학생들이 1989년 이전에 국민들에게 해외여행의 자유가 없었다는 사실을 알면 아연실색할 것이다. 전 국민 해외여행 자유화 조치가 1989년 1월 1일 시행된 지 이제 30년, 즉 한 세대가 지나고 있다. 그 이전 식민지시대와 해방, 전쟁과 분단, 그리고 냉전과 경제개발로 인해 경직되고 폐쇄적이었던 20세기의 한반도 정세 속에서 우리 국민들에게 해외여행은 언감생심 먼 얘기였고 그만큼 우리의 정서와 문화는 글로벌 스탠다드와는 큰 격차가 있었다.그러
전남대학교 ‘온라인 글쓰기 상담실’이 개설된 지 10년이 지났다. 2009학년 2학기 개설 이후 ‘온라인 글쓰기 상담실’은 자체 진화를 거듭하면서 2014년에는 ‘면대면 상담실’, 2018년에는 ‘말하기 상담실’로 분화되었다. ‘온라인 글쓰기 상담실’은 전남대학교가 추진하는 교육개혁의 맥락에 비춰볼 때, 우리 수준에서 확인할 수 있는 최선의 작품 중 하나다. 국내 및 외국 사례와 대비해서도 자신 있게 그 성과를 공유할 수 있는 우리의 자랑이다. ‘온라인 글쓰기 상담실’은 대학의 교육개혁이 지닌 가치와 효과를 다양한 관점에서 성찰하고
오늘날 독일은 유럽연합 중에서도 국가적 위상이 가장 높은 나라일 것이다. 독일이 누리고 있는 정치적, 도덕적 권위의 바탕에는 아우슈비츠 청산을 근간으로 삼았던 법과 교육 제도가 있는 것 같다.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에 의해 이루어진 홀로코스트에 대한 부정이나 왜곡, 나치에 대한 찬양을 범죄로 규정하는 ‘홀로코스트 부정 방지법’을 가장 강력하게 시행하는 나라가 독일이고, 불의한 권력에 맞서는 ‘저항권 교육’이나 정치가들의 거짓 선동을 분별하는 ‘선동가 판별 교육’을 실시하는 나라가 독일이다.이미 사회적, 법적으로 정리된 5·18 민주
“새해의 아침이다. 모든 일들이 새 출발의 날이다. 나도 이제는 16살이 됐다. 을사년의 나의 큰 목표는 상급학교 진학이다. 이제는 등에 무거운 짐을 지고 험악한 길을 걸어야 한다고 나는 생각했다. 올해는 무엇보다도 나의 목표를 달성해야 하며, 꾸준하고 열심히 공부할 것을 새해의 나의 목표로 삼는다.”1965년 1월 1일, 윤상원 열사 16살이 되는 새해 첫날의 일기이다. 윤열사의 16살 새해 다짐은 여느 꿈 많은 청소년과 다를 바 없다. 그 사춘기 소년의 손끝이 55년이 지나 지금 나의 눈에 비치고, 함께 사춘기 때로 거슬러 올라
최근 읽은 『평균의 종말』의 저자 토드 로즈는 고등학교 시절 문제아로 자퇴를 했지만 검정고시로 대학을 마친 후 현재 하버드대 교육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그는 “새로운 개념을 배울 때 가장 어려운 일은 새로운 개념을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옛 개념에서 벗어나는 것이다”라고 주장하며, ‘평균주의’를 버릴 것을 제안한다. 19세기 초 아돌프 케틀레(Adolphe Quetelet)가 천문학 연구법을 인간 연구에 적용해 ‘이상적인 평균’이라는 개념을 제시한다. 즉, 평균이 이상적인(ideal) 것이며 개개인은 오류라는 평균주의(averag
신록이 우거지는 화창한 계절 4월이다. 하지만 우리 자신들도 모르게 지나치는 날이 있다.4월 20일, 장애인의 날이다. 장애인 하면 국내외 많은 분들이 떠오르지만, 특히 생각나는 분이 있다. 이일세 씨(58)이다. 그는 20대 중반에 국내 한 스키장에서 스키를 타다 불의의 사고로 전신마비 장애인이 되었다. 그 후 기나긴 병상생활을 거친 후 30대 초반에 미국 하버드대학교 케네디스쿨에 유학하게 된다. 불철주야 노력하며 하버드대학교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후 귀국해, 현재는 국내에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더불어 살아가는 열린 세상’을 위해
바야흐로 백화쟁염(百花爭艶)을 예고하는 백매(白梅)와 홍매(紅梅)가 흐드러지게 만발하며 3월의 봄 캠퍼스는 싱그럽다 못해 화사하다. 이렇듯 때는 맹춘(孟春)이거늘 시국은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다. 다음 일련의 장면은 아연 계절을 엄동설한으로 회귀케 하는 듯하다.장면 1. 지난 2월 28일 하노이에서 전개된 2차 북미정상회담은 아무 성과없이 결렬되며 한반도 역사의 획기적 전환을 기대했던 모든 국민에게 충격적인 실망을 안겨 주었고,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도 큰 위기를 맞게 되었다. 북미 양측은 서로에게 결렬의 책임을 전가하는 가운
지난 2월 8일 자유한국당 일부 의원들이 자행한 5·18민주화운동 폄훼 및 왜곡 발언과 행위는 광주와 한국의 민주주의를 다시금 성찰할 수 있는 중요한 학습기회가 되었다. 그들의 불순한 주장은 사실을 왜곡했고 행위 의도는 우익결집에 있었기에 아까운 지면에 차마 언급하기조차 부적절하다. 어처구니없고 기가 막히는 그들의 언행에 당사자인 우리 광주시민의 대응 내용과 격은 달라야만 했기에 특별한 인내와 지혜로운 대처에 모두들 애썼다. 전남대학교는 5·18연구소, 전남대민교협, 전남대교수회/평의원회가 차례로 나서 성명서를 통해 그들의 언행을
최근 세간에서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포용적 성장 논의는 높은 불균형이 사회통합을 저해하고 장기적 경제성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정부와 사회제도에 대한 신뢰도 저해한다는 인식에서 출발하였으며, UN, OECD, APEC 등 국제기구 및 협의체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다.이에 따라 전 세계적인 소득 양극화와 불균형 심화에 대응하여 양적 성장위주 정책의 구조개혁과 소득 및 복지 불균형 해소를 위한 경제적 도전에 새로운 접근 전략을 마련하기 위해 세계적으로 포용적 성장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다. 여기서 포용적 성장(Inclus
한국어가 원음 그대로 옥스퍼드 영어사전에 등재된 단어들이 있다. 한글, 불고기, 김치, 태권도 등이 그것이다. 일반적으로 국가 특유의 문화와 관련된 단어들은 번역이 적절치 않아 이렇듯 가급적 원음을 반영한다. 그래서 적어도 앞서 열거한 단어들이 영어사전에 수록될 때에는 가슴 뿌듯해지기도 했다.하지만 화병, 빨리 빨리, 재벌이란 단어처럼 얼굴이 후끈거리게 만드는 것들도 있다. 그런데 머잖아 후끈거리다 못해 발개질 일이 닥칠 것 같다. 바로 ‘갑질’이다. 올해 상반기를 시끌벅적하게 만든 한 재벌가의 갑질 행태를 외신들이 ‘gapj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