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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 만발한 봄날의 서늘한 풍경■사설
전대신문  |  news@cnumedi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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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3.18  18:3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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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백화쟁염(百花爭艶)을 예고하는 백매(白梅)와 홍매(紅梅)가 흐드러지게 만발하며 3월의 봄 캠퍼스는 싱그럽다 못해 화사하다. 이렇듯 때는 맹춘(孟春)이거늘 시국은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다. 다음 일련의 장면은 아연 계절을 엄동설한으로 회귀케 하는 듯하다.

장면 1. 지난 2월 28일 하노이에서 전개된 2차 북미정상회담은 아무 성과없이 결렬되며 한반도 역사의 획기적 전환을 기대했던 모든 국민에게 충격적인 실망을 안겨 주었고,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도 큰 위기를 맞게 되었다. 북미 양측은 서로에게 결렬의 책임을 전가하는 가운데 3월 15일 북한외무성 최선희 부상은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 중단을 고려 중이라고 외신은 전하고 있다.

장면 2. 지난 3월 12일 임시국회에서는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연설하는 과정에 문재인 대통령을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의 수석대변인’이라고 표현하는가 하면 반민특위의 활동이 국론을 분열시켰다는 반역사적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장면 3. 지난 3월 11일,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을 참혹하게 진압하고 시민을 학살하며 신 군부정권을 세워 한반도의 민주주의 시계를 거꾸로 돌린 전두환 전 대통령이 광주 지방법원에 출두하였다. 그는 당시 자신이 광주에서 직접 발포 명령했음을 당당히 부인했지만, 그가 1980년 5월 21일 헬기를 타고 광주 제1전투비행장에 도착했고 시민들에게 공중에서 헬기 발포를 명령했음을 입증하는 제보가 최근 잇따르고 있다. 법원에 출두한 전두환을 규탄했던 초등학교 학생들을 향해 보수 단체는 초등학교 정문 앞에서 시위하며 겁박할 예정이라고 한다.

장면 4. 3월 15일 오전, 일군의 보수우익단체는 당국의 사전신고(?) 하에 전남대학교 동문 앞에서 광주민주화운동의 민주주의 정신을 훼손하고 존엄한 희생정신을 유린하는 집회를 열었다. 경박하고 몰염치한 이들의 폭언은 북구 시민과 학생들의 분개를 샀지만 저지할 근거 없이 몇 시간동안 캠퍼스 내에 난사되었다. 바야흐로 보수의 유령이 배회하고 있다. 지난 2년 전 비폭력 촛불시위로 헌법을 유린한 집권정부를 하야시키고 새로운 민주정부를 수립한 대한민국의 시민혁명을 전복시키고 역사의 수레바퀴를 되돌리려는 움직임이 다발적으로 준동하고 있다. 엄혹한 겨울을 견디고 이겨내었기에 매화는 더욱 향기롭다(梅花香自苦寒來)는데 우리가 얼마나 많은 진통과 희생을 통해 민주주의라는 꽃을 피워내었던가.

중국 당나라 때 사대부 맹호연(孟浩然)은 자신의 지조와 신념을 견지하기 위해 자신을 대변하는 한 떨기 매화를 찾아 엄동설한에 심산으로 들어갔다고 한다. 그 ‘탐매(探梅)’의 일화가 진정으로 ‘춘래사춘(春來似春)’을 관철하려는 우리의 자성을 환기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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