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기대도 없었다고는 말하지 못하겠지요. 분명 저는 내심 제 작품이 당선되기를 바라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전화기 너머로 당선 소식을 전해 받았을 때도, 마음을 가다듬고 소감문을 쓰는 지금도 기쁨보다는 얼떨떨함이 앞섭니다. 자꾸만 고개를 드는 기대를 지금껏 애써 눌러두었기 때문입니다. 만일 당선이 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떠올리지 않으려 애썼던 터라, 수상 소감을 쓰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닙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했던가요. 9월 어느 날 길을 가다 공모전 소식을 접하고 설레는 마음으로 글쓰기에 뛰어들었습니다.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을 남들에게 전할 수 있다는 기대만이 있었을 뿐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도전인지는 전혀 몰랐습니다. 시작했으니 그래도 끝은 봐야지, 하는 마음으로 겨우겨우 이야기를 마무리 지었습니다. 그런 글이 감사하게도 뜻밖의 반가운 소식을 전해주었습니다.

하고픈 말은 소설 속에서 끝내려 했지만, 조금만 욕심을 부려 주제에 대해 첨언을 할까 합니다. 우리는 평생 각자만의 세상에 갇혀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나의 세상은, 나의 기준은, 나의 상식은 말 그대로 ‘나의’ 것에 불과합니다. 그리고 그런 내가 옳다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지요. 제 소설은 그 사실을 일깨우는 자기반성의 일지입니다. 제가 갇혀있는 제 세상은 무엇이 잘못되었을까요.

이런 이야기를 소설로 풀어볼 기회를 제공해준 전대신문 여러분께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글을 심사해주신 분께도, 제 글을 인정해주시고 많은 사람이 읽을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합니다. 소설을 읽어주신, 읽어주실 모든 분께도 마찬가지로 고개 숙여 감사를 전합니다. 마지막으로, 항상 저를 믿어주는 우리 가족에게 영광을 돌립니다. 늘 고마워요.

조금 뻔한 말 같지만, 소설은 소통의 한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상대의 귀가 아니라 마음에 직접 대화를 거는 소통. 여러분은 제 소설이 거는 말이, 마음에 닿으셨나요. 아직 나누고 싶은 대화가 많습니다. 그래서 이번 공모전 당선을 끝보다는 시작으로 보려고 합니다. 많이 읽고 많이 생각하고 많이 써보며 더 좋은 이야기로 돌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박진수(철학·23)
박진수(철학·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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