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보다 오프라인이 파급력 가져
“게시판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어야”
“신고제·허가제 자체가 검열”

<전대신문>이 지난 4일, 좌담회를 열어 학내 게시판이 앞으로 어떻게 운영되어야 하는지, 게시판 존재 이유와 그 필요성, 대학 내 공론장을 활성화할 방안에 대해 이야기했다.

학내 게시판의 게시물 관리의 권한이 누구에게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김태령(사회·18) 사회대 학생회장
김태령(사회·18) 사회대 학생회장

김태령(김): 사회대 학생회가 관리하는 게시판은 누구든지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 다만, 게시물을 보호하지도 않는다. 학생회가 관리하는 것은 기간이 지난 홍보물이나 총동아리연합회 사칭 포스터뿐이다. 신고제와 허가제 둘 다 표현의 자유에 제약된다. 게시물을 자유롭게 부착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신혜선(신): 게시판 관리의 권한이 누구에게도 있어서는 안 된다. 게시물을 부착하기 위해 누군가에게 허가받거나 신고해야 하는 그 자체가 검열이다.

박세은(박): 게시판 관리 권한이 누구에게도 없어야 한다는 부분에 일정 부분 동의한다. 그렇지만, 깨끗해야 게시판을 보고 싶은 만큼 누군가는 관리해야 한다. 관리를 위해서라면 권한이 필요하다. 권한이 남용되지 않도록 신고제에 관한 회칙을 만들 수 있다. 학생회는 1년만 유지되는 만큼 행정실이 규정을 만들어 게시판 관리를 맡았으면 좋겠다. 붙였다고 알리는 정도의 신고제다. 허·불허를 받는 것이 아니다.

신: 개인적인 경험으로 신고제에 대한 불신이 있다. 생활관 9동의 경우 신고제라고 하지만, 행정실에서 허·불허하는 사실상 허가제다. 행정실에 신고해야 한다면 어떻게 신고할 것인지가 중요하다.

황우진(황): 게시판을 자율적으로 운영하면 무질서하게 이용된다. 반드시 관리 주체가 필요하다. 중앙통제기관이 있어야 한다. 통일성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신고제에 방점을 두되, 미풍양속을 해치지 않는 최소한의 기준을 둬야 한다. 최소한의 기준에 대한 논의는 더 필요하다.

‘게시물 관리의 주체’도 그렇고 ‘허가의 기준’이 제각각인 상황에서 게시판은 어떻게 운영되는 것이 바람직한가?

박세은(국어교육·22)씨
박세은(국어교육·22)씨

박: 게시판을 자유게시판과 홍보 게시판으로 구분하는 건 어떨까? 자유게시판은 학생들이 의견을 자유롭게 게시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홍보 게시판은 홍보하는 공간으로 만드는 것이다. 

황: 이에 동의한다. 게시판을 구획 짓는 게 가장 좋은 의견 같다.

신: 지금의 학교 게시판이 그렇게 운영되고 있다. 각 학과 게시판과 단과대 중앙 게시판을 따로 운영하고 있다. 학과 게시판에는 학과의 안내 사항을 게시할 수 있게 각 학과에서 관리한다. 그러나 단과대 중앙 게시판은 그 역할을 달리한다. 지금 있는 게시판을 자유게시판으로 잘 활용하면 된다.

김: 게시판 관련 규정을 정하게 된다면, 많은 학생이 의견을 나눌 수 있는 공간에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학생의 이야기를 배제하면 안 된다.

과거와 다르게 오프라인 게시판을 활용하는 학생들이 많이 줄어든 상황인데, 학내 오프라인 게시판의 존재 이유와 필요성은 무엇인가?

신혜선(특수교육·19) 윤석열퇴진대학생운동본부 전남대 지부장
신혜선(특수교육·19) 윤석열퇴진대학생운동본부 전남대 지부장

신: 게시물을 통해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기에 오프라인 게시판이 중요하다.

박: 오프라인은 쉽게 접할 수 있다. 전남대에는 온라인 공론장이나 온라인 게시판이 존재하지 않는다. 에브리타임(에타)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익명의 장이고 이용하지 않는 학우들도 많기 때문에 적절한 공론장이라고 볼 수 없다. 학내 공론장이 부족하기 때문에 게시판은 무조건 필요하다.

김: 오프라인 게시판의 영향력은 질적으로 높다. 정보가 넘치는 시대라 사람들은 온라인에 올라오는 공지를 잘 확인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SNS의 효과는 미미하다. 그러나 포스터 하나 잘 붙이면 인지도가 생긴다. 오프라인 게시판은 한정된 공간에서 단 하나의 게시물에 집중하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전달하기가 쉽다. 

황: 온라인에서 의견을 표출할 때와 실물로 의견을 개진하는 것은 다른 차원이다. 학교를 돌아다닐 때 많이 보기 때문이다.

학생의 표현의 자유가 지켜지기 위해서는 어떤 상황 혹은 제도들이 시급하게 개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나?

황우진(사학·20)씨
황우진(사학·20)씨

김: 학생사회가 더 발전해야 한다. 표현의 자유를 지키며 건전하고 활발하게 논의할 공론장이 없다. 사회문화적 분위기가 수용적으로 바뀌고 다양성이 보장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제도적인 개선만으로는 어렵다. 통제·감시·감독은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기 때문에 제도와는 별개로 시선부터 완화해야 한다.

박: 공론장이 형성되지 않았다는 점이 문제다. 게시판 관리 규정이 허가제인 단과대가 규정을 신고제로 바꾸는 것, 게시판 관리 주체를 명확히 하는 것, 이에 대한 규정을 통일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다.

신: 정치적인 것을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분위기가 되어야 한다. 게시물이 단과대에 붙어있다고 해서 그것이 해당 단과대 입장을 표현하는 것은 아니다. 단과대 학생회와 해당 단과대에 부착된 게시물을 분리해야 한다.

황: 표현의 자유의 스팩트럼은 넓다. 제도적 기반은 충분히 자리 잡았다. 점점 발전하고 있다.

학내 공론장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 곳은 어디라고 생각하는가?

한청흔(문화인류고고·20) 전대신문 편집국장
한청흔(문화인류고고·20) 전대신문 편집국장

황: 모든 학생이 의견을 표현할 수 있는 곳은 없다고 생각한다. 학생회 역시 활동하는 사람만 한다.

신: 학교에 공론장 역할을 하는 공간이 없다. 공론장의 기능을 하는 곳이 없어서 에타를 찾는 것이 아닐까.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이 얼마나 없었으면 학내 부조리를 에타에서 이야기할까.

박: 안타깝지만, 에타다. 에타에 글을 올리는 것만큼 효과적인 게 없다고 생각한다.

김: 하버마스가 말한 지속적인 소통이 일어나는 공론장 기능을 수행하는 곳이 학내에 없다. 에타는 건강한 공론장이 될 수 없다.

대학의 건강성을 유지하기 위해 학생들이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공론장의 존재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대학 내 공론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대학과 학생 각각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가?

박: 학생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공론장이 필요하기에 학내 게시판이 중요하다. 그러나 학교는 게시판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다. 학교는 학생들의 이야기를 뒤로 미루고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신: 학생들이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하기 위해서 게시판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으려는 대학의 노력도 필요하다. 또한 학생회가 학내에서 학우들과 소통하고 학생들이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

박: 학생회는 학생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역할은 할 수 있어도 공론장의 역할은 할 수 없다고 본다.

김: 이런 좌담회 역시 공론장이다. 전대신문 같은 대학 언론이 공론장의 역할을 할 수 있다. 전대신문과 학생회가 특정 이슈에 대한 관심을 제고시키도록 함께 노력해야 한다. 학생회가 학생의 의견을 모을 수 있다. 학생들이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 많아지면 좋겠다.

저작권자 © 전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