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단 사용에 관한 처리 차이 있고 학생 관리 전제 명시 동일
나머지 단과대 게시물 세칙 없어

우리 대학 단과대 16곳 중 학생회칙에 게시판 관련 내용이 포함된 곳은 단 2곳으로 확인됐다. 게시판 관련 세칙이 있는 곳은 경영대와 인문대로, 두 단과대 게시판 내용을 비교해 살펴봤다.

두 단과대 모두 게시판 관련 세칙에 명칭, 관리 규정, 제재가 포함돼 있으나 내용에서 약간의 차이를 보였다. 먼저 경영대 게시판 관련 세칙은 40조부터 42조로 이뤄져 있으며 인문대는 50조부터 52조로 이뤄져 있다. 경영대 세칙 41조 3항에 따르면 “허락을 구하지 않고 게시판을 무단으로 사용할 경우 지체없이 파기한다”고 명시돼 있다. 반면 인문대는 “허락을 구하지 않고 게시판을 무단으로 사용할 경우 현행법에 따라 제재한다”고 되어 있다. 이어 현행법에 대한 설명도 함께 기재되어 있는데 게시판 무단 사용은 경범죄 처벌법 제3조 9호(광고물 무단 부착 등)에 해당한다고 나와 있다.

인문대 3호관 3층 게시판에는 ‘게시판 공지’가 따로 붙여져 있다. 구체적 내용으로는 △게시물 직인 필요 △동일 게시물 게시 금지 △층마다 게시 가능 부수 지정이 명시돼 있다. 이어 세칙에 기재된 현행법에 대한 설명도 추가로 적혀있으며 ‘직인’ ‘동일 게시물’ ‘즉각 수거’ 등에 강조표시가 되어 있다. 인문대 게시판은 인문대 학생회칙에 근거해 학생회 집행부가 관리하고 있으며 게시물 직인은 인문대 학생회실에서 받아야 한다.

경영대는 △광고 게시판 △학술동아리 게시판 등 게시판 이름이 별도로 존재하지만 쓰임을 구별하지 않고 있다. 경영대 1호관 3층 게시판은 경영대 학생회가 관리하고 있으며, 4층은 학생회와 경력개발센터가 함께 관리한다. 2호관 2층 게시판은 경영대 행정실에서 관리하고 있다.

한편 게시글에 대한 제재는 경영대와 인문대 모두 “심한 욕설이나 비속어, 비방, 사생활 침해, 명예훼손 등 대학 질서에 저해되는 글”을 포함한 총 6개의 항으로 구분해 제재하고 있다. 김의종(경제·19) 경영대 학생회장은 “학생회칙에 의하면 허가 없이 부착된 게시물을 폐기해야 하지만 학생들에게 유익한 정보일 경우 일정 기간 게시 후 폐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영대와 달리 인문대는 6개 항 이외의 경우에 대해 “학생총회의 의결에 따라 제재를 결정하거나 학생총회가 학교 기관과 협의 후 제재 여부를 결정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윤태우(철학·20) 인문대 학생회장은 “사상을 주입하는 단체와 포교 단체의 게시물은 우리 대학 학생이라도 게시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단과대 학생회칙 자체가 따로 없는 단과대도 있다. 예술대, AI대, 생활대, 간호대가 그렇다. 이들은 총학생회칙을 대신해 사용하는데 총학생회칙에는 학내 학생 게시판 관리에 대한 조항은 따로 없다.

현재 단과대 게시판 관리 규정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은 ‘잘 알지 못한다’가 대부분이다. 문가람(자율전공·22)씨는“단과대 게시물 부착 방법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며 “게시판 관련 세칙이 없으면 학생들도 알기 어렵고 무분별하게 게시판이 관리될 수 있어 세칙 제정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지혜(경영·21)씨는 “학생들이 잘 알 수 있도록 게시물 허가 방식을 정리해 홈페이지나 공지로 알려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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