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쎄잉. 김장은 다 비슷하제. 젓갈 늫고 고춧가루 늫고 마늘 늫고. 근데 전라도는 젓갈을 좀 많이 늫그든. 저, 외부 사람들은 비린내 난다고 못 먹는 경우도 있드라구.”

결혼 후 광주에서 살다가 시댁인 차리마을로 이사 와 산 지 20년이 넘었다는 방신자 씨(77).그는 “김장하면서 재밌게 웃고 그거시야”라며 얼마 전 김장 했던 이야기를 꺼냈다. 방 씨는 김장철에 사람들과 모여 담소를 나눌 때가 가장 재미있다. 그는 올해 배추김치, 갓김치, 무김치를 담았는데 전라도 만의 김장 방법을 그대로 따랐다. 김장을 담을 때 특별한 재료나 방법은 없는지 물었다.

“전라도 여기 사람들은 젓갈이 좀 진하게 들어 가야제. 개미진 맛이다 글거든. 개미진 맛이다구. 진젓을 좀 많이 넣어야지. 웃지방은 새우젓을 많이 느니까 개운한 맛이 있는데 개미진 맛이란 긋이 읎어.”

그는 “개미진 맛이다”는 표현을 쓰며 전라도 김치에는 진젓을 꼭 넣어야 한다고 말했다. ‘개미’란 전라도에서만 쓰는 말로 발효된 맛, 깊은 맛을 나타내는 토속어이다. 방 씨는 그 맛을 보여주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마을? 그냥 깨끗하제. 순박허고. 사람들이 좋다고 들어올라 글드라.”

마을 사람들이 순박하고 좋다는 방 씨의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그는 기자가 취재 목적을 밝히기도 전에 직접 말린 곶감을 손에 쥐어 주었다.

혼자 밭농사를 지으며 살고 있는 방 씨는 콩, 깨, 배추, 마늘 등 밭에서 나는 작물이라면 가리지 않고 기른다. 그가 밭농사를 하며 유일하게 힘든 일은 몸이 아플 때다. 그는 “시골에는 젊은 사람들이 읎제”라며 “혼자 하다 보면 무릎도 아프고 팔도 아프고 손가락도 아프고 다 아프지”라고 말했다.

화순에 대해 설명해 달라는 말에 그는 “화순 특산물은 온실에서 도마도 많이 해”라면서 “화순 사투리는 특별히 믓이…읎든데?”라고 말했다. 집을 나오며 방 씨는 기자에게 두고 가는 건 없는지, 곶감은 더 먹고 싶지 않은지 소상히 물으며 “나도 이제 밭에 가야제”라고 말하며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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