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도서관 좌석 경쟁 심각…창문 부수기도
1990년대, 도서관 장서 부족 꾸준히 지적
2000년대, 혼자서만 읽기 위해 책 숨기기도

1980년도에는 도서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유리창을 부수고, 2000년대에는 혼자만 읽으려고 책을 숨기는 전대인도 있었다. ‘베스트셀러’의 출현 이후 학생들의 책 취향은 사회과학 서적에서 문학으로 바뀌었다. 우리 대학 도서관 개관 70주년을 맞아 <전대신문> 보도를 통해 학생들의 책·도서관 문화의 변화상을 살폈다. 함께 그 역사 속으로 들어가 보자. /엮은이

1970년 9월 24일에 실린 ‘전대생 독서실태’ 기사. 전대생의 독서 빈곤 실태를 조명하고 있다.
1970년 9월 24일에 실린 ‘전대생 독서실태’ 기사. 전대생의 독서 빈곤 실태를 조명하고 있다.

끊임없이 요구하며 일궈낸 도서관
“도서관의 정규 개관 시간은 오전 7시인데 자리를 잡기 위한 경쟁이 오전 5시만 되면 도서관을 두드리고 심지어 유리창까지 부수는 야릇한 극성으로 나타나 수위 아저씨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1980년 도서관 좌석 부족 문제를 다룬 ‘중앙도서관, 기능과 역할 충실 기해야’ 기사<724호(1980.12.4.)> 내용이다. 이외에도 도서관 좌석 부족 문제를 지적하는 기사는 많았다. 이에 학생들은 도서관 증축을 요구<891호(1985.10.10. 신문 7면 ‘도서관 증축 학생들 요구’ 기사)>했고, 이후 1990년 제2도서관(현 중앙도서관, 홍도)이 새로이 개관하게 된다.

이처럼 1954년 10월 20일 우리 대학 도서관(현 도서관별관, 백도)이 개관한 이래로 학생들은 도서관과 장서 및 자료에 대해 꾸준히 제언해 왔다. 도서관의 자료 부족 문제 또한 지속적으로 제기됐는데 사설 ‘도서관을 새로 만들자’<1047호(1992.3.10.)>에서는 우리 대학 장서 수 부족 문제를 지적한다. ‘도서관 도서·자료 확충 시급’ 기사<1424호(2008.11.3.)>에서는 홍도의 총 도서 권수와 자료 구입비가 국립대 중 최하위라며 도서 및 자료 확충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는 2013년 9월 22일 발행된 신문 기사 ‘우리 대학 도서관 책도 없고, 구입할 예산도 없고’<1523호>에서도 문제로 이어졌다.

학생들이 도서관을 이용하는 모습은 어떨까? ‘도서관 이용태도 이대로는 안 된다’ 기사<1112호(1994.11.1.)>에서는 “책 한 권을 찾으려면 그 부근의 책을 모조리 봐야 하고 심지어는 찾지 못하는 경우까지 있지 않는가!”라며 책을 제자리에 정리하지 않는 태도를 지적한다. 이는 ‘책 읽을 맛 ‘뚝’…예산까지 낭비’ 기사<1374호(2006.9.18.)>에서도 언급된다. 기사를 보면 “일부 학생들은 자신만 책을 읽기 위해 전혀 다른 곳에 책을 놓아두기도 하는데, 이는 매달 30권 가까운 책이 분실도서로 분류되며 도서관에서 다시 책을 구입하게 만들어 예산낭비의 주범이 되기도 한다”고 쓰여있다.

한편 2016년의 사설 ‘사람이 모이는 도서관을 바라며’<1564호(2016.4.11.)>에서는 단순히 공부하고, 책을 읽는 공간으로서의 도서관이 아닌 문화공간이자 휴게공간으로서의 새로운 도서관의 기능에 대해 주장했다.

1984년 10월 12일에 실린 기사. 학생들 사이에서 전문 서적이 아닌 TV와 잡지류가 범람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선호도서, 사회과학 분야에서 문학으로
<전대신문>은 실제 학생들의 독서 실태 조사 결과, 양질의 독서를 하는 학생 수와 학생들의 독서량은 줄었다는 기사를 지속적으로 보도했다. ‘용봉인…책을 안 읽는다’ 기사<869호(1984.10.12. 신문 7면)>는 “요즘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특징은 교양과 인격 형성을 위해 책을 읽기보다는 빠른 정보를 통해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으려고 책을 읽는다는 경향이다”며 책을 대하는 학생들의 태도에 대해 언급했다. 또 ‘학생들 책 안 읽는다’ 기사<1447호(2009.11.16. 신문 1면)>는 우리 대학 학생들의 독서량은 평균 1.8권으로 당시 전국 대학생 월평균 독서량인 3.5권보다 낮다고 보도했다.

선호하는 도서로 학생들은 1971년 총 5,719권으로 집계된 사회과학 분야 도서를 가장 많이 열람했는데 이는 1984년 조사 결과에서도 비슷했다. 1996년 10월 29일에 발행된 1159호의 ‘전대인 독서 실태 조사’ 기사에서는 “사회과학이나 인문과학의 책들보다는 산문집이나 문화 이론 소개에 관한 책들이 많이 읽힌다”고 보도했다. 기사에 따르면 1980년대 ‘베스트셀러’ 개념이 등장한 이후 가볍게 읽을 수 있고, 쉽게 쓰인 책을 선호하게 된 것이다. 이후 2009년 우리 대학 도서 대출 순위를 통해 본 학생들이 선호하는 책은 무협 및 판타지 소설이었다. 이는 2013년까지 이어졌는데 당시 홍도에서 가장 많이 대출된 책으로는 판타지 소설 <묵향>이 선정됐다. 한편 판타지 소설의 인기는 여전하다. 올해 도서관의 최다 대출 도서 1위도 장편 판타지 소설인 <달빛 조각사>가 선정됐기 때문이다.

독서의 중요성을 말하는 글은 꾸준히 등장했다. 사설 ‘독서의 권장’<137호(1962.10.18. 신문 1면)>에서는 “계통 없는 독서에서는 소득이 적다 하겠지만 적어도 독서하지 않는 것보다 낫고 독서의 습관을 양성해 나가고 독서 능력을 관성해 나간다는 것에 적극적 의미가 있을 것이다”며 독서 자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후에도 194호(1964.9.18.) 신문 1면 ‘독서는 인생의 등불이다’, 804호(1982.11.9.) 신문 2면 ‘독서하는 생활을 하자’, 1387호(2007.4.2.) 신문 7면 ‘책 안 읽는 대학생, 대학생 맞나?’ 등 여러 기사에서 독서의 중요성을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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