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운 여름날. 취재를 하러 가는 길이면 용지 주변에 시민들이 나무 그늘에 앉아 부채질을 하며 더위를 피하는 모습이 보인다. 살인적인 더위에 우리 대학이 나무가 많아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시민들이 냉방이 되는 건물에 들어가 더위를 피하면 더 좋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런데 우리 대학에 지역민들에게도 완전히 열린 건물이 있던가?

지역국립거점대인 우리 대학은 광주·전남 지역민들이 함께 만든 대학이다. 무작정 학생들의 편의를 위해 외부인을 차단할 수 없다. 지역민들에게 대학이라는 공간을 개방해야 한다. 이렇게 말하면서도 우리 대학이 지역민들에게 개방하고 있는 공간은 기껏해야 대운동장뿐이다.

길을 걷다가 앉아서 쉬고 싶을 때도 카페에 가 돈을 내야 하는 시대다. 그중 도서관은 시민들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공간이다. 하지만 133만 권의 장서를 보유하고 있는 우리 대학 도서관은 현재 재학생이나 교직원이 아니면 예치금 5만원을 내고 이용권을 신청해야 이용할 수 있다. 장서가 모여있는 중앙도서관인 홍도의 개방시간은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9시 출근 6시 퇴근 루틴이 일반적인 상황에서 시민들이 이용하기 참 어려운 시간대다.

그리고 이런 불편함을 겪는 것은 시민들만이 아니다. 도서관 70주년 기획 기사를 취재하면서 도서관 개방 시간을 연장해 달라는 의견은 정보마루 운영 시간 2시간 연장이 확정된 상황에서도 여지없이 들려왔다. 학생들은 돈을 써야 하는 카페보다 편안한 도서관에서 언제든지 공부할 수 있기를 원했다. 대학 내에서 공부할 장소가 없어 돈을 내고 스터디 카페를 찾아가는 모습을 보라.

항상 학생들의 말을 듣고 모으는 입장에서 도서관 개방 시간을 늘려달라는 말은 해지고 묵은 요구다. <전대신문>이 취재하는 내용이 아니더라도 도서관 개방 시간이 짧다는 의견은 항상 있었다. 이번 학기부터 정보마루 평일 개방 시간이 2시간 연장되는 대신, 오전이라도 열려있던 토요일은 휴관으로 바뀌었다. 이제 학생들은 말한다. “토요일도 개방해 주세요.”

도서관도 개방 시간 연장 문제에 나름의 답변을 했다. 그 답변은 “인력이 부족하다”였다. 확실히 인력난은 도서관만의 문제가 아니다. 그러나 기자가 입학한 이래 3년 동안 끊이지 않은 도서관 개방 시간 연장 요구의 답은 되지 못한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파고 파다 보면 결국은 돈이고 예산의 문제라는 말이 튀어나온다. 이 말은 어떤 문제라도 할 말이 없게 만드는 무적이자 최악의 답이다. 도서관 개방 시간 연장의 문제 원인을 찾으려다 보면 어느새 대학의 예산을 논하는 자리까지 와 있다. 지역민과 학생의 편의를 약속한 도서관에게 책임 있는 답을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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