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일빌딩·북구문화센터공연장 설계부터 경사로 고려
ACC 비롯한 8곳단상 있어 경사로 구비
높은 무대 단상“기울기 때문에 경사로 설치 못 해”

전일빌딩245 다목적 강당 8층 입구 경사로를 통해 단상과 좌석으로 휠체어 이동이 가능하다. 
전일빌딩245 다목적 강당 8층 입구 경사로를 통해 단상과 좌석으로 휠체어 이동이 가능하다. 

광주 주요 공연장을 비롯한 강연장 16곳 중 단상이 없어 휠체어가 접근 가능한 곳은 2곳, 단상이 있지만 경사로가 갖춰진 곳은 8곳, 경사로가 없어 휠체어가 무대 뒤편으로 접근해야 하는 곳은 6곳으로 나타났다. <전대신문>이 취재한 16곳의 강연장 모두 단상에 휠체어로 접근할 수 있었다.

문의 없었지만 다양성 위해 경사로 구비
단상이 있어 경사로가 설치된 곳은 △전일빌딩245 다목적 강당 △광주광역시북구문화센터 공연장 △광주가톨릭평생교육원 대건문화관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문화정보원 국제회의실 △김대중컨벤션센터 다목적홀 △김대중컨벤션센터 컨벤션홀 △5·18기념문화센터 대동홀 △광주시청자미디어센터 다목적홀이다.

전일빌딩245 다목적 강당과 광주광역시북구문화센터 공연장은 설계 단계부터 무대 단상에 휠체어가 접근할 수 있게 경사로가 고려됐다. 2020년, 전면 리모델링을 한 전일빌딩245의 8층에서 9층으로 이어진 다목적 강당은 8층 입구 경사로를 통해 휠체어가 단상과 좌석에 접근할 수 있다.

전일빌딩245 시설관리팀 담당자는 “전일빌딩 내 모든 공간은 휠체어가 접근할 수 있게 구성되어 있다”고 말했다. 전일빌딩245는 한국장애인개발원의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배리어프리) 인증을 받은 건물이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문화정보원 국제회의실 단상에 가변형 경사로를 설치한 모습. 사진제공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문화정보원 국제회의실 단상에 가변형 경사로를 설치한 모습. 사진제공 국립아시아문화전당.

ACC 문화정보원 국제회의실과 광주가톨릭평생교육원 대건문화관 같이 무대 단상 경사로에 대한 문의가 없었지만 경사로를 마련한 사례도 있었다. 경사로에 대한 문의도 요청도 없지만 ACC가 국제회의실에 가변형 경사로를 갖춘 이유는 다양성 때문이었다.

ACC 시설 담당자는 “국제회의장인 만큼 다양한 사람들을 배려한 공간이 되길 바라는 내부 의견이 있었다”며 “경사로 기울기를 고려해 70cm 단상이 아닌 40cm 단상을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관 신청을 받을 때 주최 측에 단상 경사로가 필요한지 항상 물어본다”며 “아직까지 활용 요청은 한 번도 없었다”고 말했다.

광주가톨릭평생교육원 대건문화관 관리국 담당자는 “휠체어 접근 사례가 많지 않았지만, 휠체어의 자유로운 이동을 위해 4~5년 전 강단에 경사로를 설치했다”며 “장애인 협회에 문의해서 규정에 맞는 경사로 기울기를 맞추고자 했다”고 말했다.

김대중컨벤션센터 다목적홀과 컨벤션홀도 가변형 경사로를 가지고 있어 요청에 따라 경사로를 설치할 수 있다. 광주시청자미디어센터는 장애인들의 이동을 위해 다목적홀 단상 경사로를 설치했다.

광주시청자미디어센터 관계자는 “법적인 규정에 맞춘 단상 경사로는 아니다”며 “내년 예산을 확보해 이용에 불편함이 없도록 조치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문화정보원 대강의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문화정보원 대강의실.

단상 없어 휠체어 자유롭게 이동 가능
김대중컨벤션센터 2층과 3층에 위치한 중소회의실들과 ACC 문화정보원 대강의실에는 단상이 없어 휠체어 접근이 자유롭다. 김대중컨벤션센터 중소회의실은 수용인원에 따라 회의실의 크기 조절을 요청할 수 있다. ACC 문화정보원 대강의실은 계단식 강의실로 단상이 존재하지 않는다.

단상이 있지만, 경사로가 없어 무대 뒤편으로 휠체어가 접근해야 하는 곳은 △ACC 극장1 △ACC 극장2 △ACC 극장3 △5·18기념문화센터 민주홀 △광주남구문화예술회관 △광산문화예술회관이다.

광주남구문화예술회관은 무대 경사로를 만들고자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광주남구문화예술회관 문예회관 담당자는 “3~4년 전 무대 경사로 설치를 위해 장애인 단체에 문의했는데 경사로를 만들어도 기울기가 높아서 휠체어가 접근하지 못한다고 했다”며 “예전에 지은 공연장이라 무대 단상이 높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1년에 한 번 정도 장애인 행사가 있으면 휠체어 장애인들은 무대 뒤쪽을 지나 무대로 올라온다”고 했다.

광산문화예술회관은 요청이 있으면 휠체어가 단상을 올라갈 수 있는 리프트를 설치한다. 광산문화예술회관 담당자는 “리프트를 구비한지 3년 정도 됐다”며 “필요한 경우 리프트를 설치했다가 철거한다”고 말했다.

김용목 오방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은 “장애인들이 관람자인 것만은 아니기에 단상에 올라갈 수 있는 경사로가 필요하다”며 “무대 뒤쪽으로라도 올라갈 수 있으면 다행인데 그렇지 못하는 게 대부분이다”고 말했다.

<전대신문>이 취재한 결과 광주 주요 강연장 단상에 휠체어가 접근 가능하지만, 광주 내 장애인 단체들이 다양한 활동을 하기에는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휠체어가 접근할 수 있는 행사장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광주광역시장애인총연합회 관계자는 “경사로 설치가 가능한 공간에서만 행사를 진행할 수 있다”며 “행사 장소를 정하는 것에 제약이 있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신체적 조건에 상관없이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가 접근할 수 있는 개념으로 공간을 설계해야 한다”며 “단상 경사로는 장애인만을 위한 편의 시설이 아닌 모두를 위한 시설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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