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 무대 경사로 없어 업혀 올라간 적도”
“설계하는 사람들의 모든 구성원을 생각하는 인식이 중요”

교육융합관에 위치한 사림홀에는 휠체어가 단상으로 올라갈 수 있는 경사로가 있다.
교육융합관에 위치한 사림홀에는 휠체어가 단상으로 올라갈 수 있는 경사로가 있다.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4조에는 “공연장, 집회장 및 강당 등에 설치된 무대에 높이 차이가 있는 경우에는 장애인등이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경사로 및 휠체어리프트 등을 설치하여야 한다. 다만, 설치가 구조적으로 어려운 경우에는 이동식으로 설치할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다. 하지만 우리 대학 내 대형 강연장에 애초에 단상이 없거나 있어도 경사로가 설치되어 있는 곳은 3곳뿐이다.

창조관 100호와 스토리움 양관운홀은 단상 자체가 없어 경사로 없이 무대에 접근할 수 있다. 창조관 100호와 스토리움은 휠체어가 건물 내로 진입하는 경우에도 경사로로 출입할 수 있고 단상이 없어 휠체어가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 창조관 담당자는 “올해 초 리모델링을 진행했으나 이전에도 같은 구조였다”며 “휠체어의 접근을 고려해서 공간을 구성했는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교육융합관 1층 사림홀에는 낮은 단상이 있지만 옆에 경사로가 있다. 다만 경사로 앞쪽에 피아노가 있어 자유롭게 이동하는 데에는 제약이 있어 보였다. 사범대 관계자는 “사림홀 최초 설계 시 휠체어 이용자들을 고려했다”며 “법적 기준도 고려해 설계했다”고 전했다.

민주마루 단상에도 경사로는 없다. 휠체어가 단상에 접근할 수 있는 출입구가 정문 반대편 뒤쪽에 있지만, 좌석에서 단상으로 바로 이동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이다. 이태수 특수교육학부 교수는 “졸업식과 같은 행사에서 상을 받을 때 무대에 올라가서 바로 받아야 하는데 무대 뒤로 돌아가서 받는 것도 애매하다”며 “단상이 정면 경사로에 있기 어려우면 양쪽 측면에라도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강연장 상황이 이러한데 축제 등 행사 무대에서도 경사로를 기대하긴 어렵다. 전동휠체어로 이동하는 박장용(화학·18)씨는 2019년 기숙사 축제인 반디제 노래자랑 무대에 경사로가 없어 업혀서 올라간 적이 있다. “당시 생활관 담당자가 무대에 경사로를 만든다고 했는데 계단밖에 없어서 밑에서 노래해야 하나 고민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 교수는 “장애 학생이 항상 단상 밑에 있지는 않기 때문에 자유롭게 단상에 올라갈 수 있는 환경이 학내에 조성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장애 학생에게 해준다는 개념보다 모든 구성원을 위해 만든다고 생각해야 한다”며 “처음 공간을 설계하는 사람들의 인식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창조관 100호는 단상이 아예 없어 휠체어가 무대에 자유롭게 접근 가능하다. 
창조관 100호는 단상이 아예 없어 휠체어가 무대에 자유롭게 접근 가능하다. 
제1학생마루 소강당. 
제1학생마루 소강당. 
제2학생마루 소강당. 
제2학생마루 소강당. 

 

저작권자 © 전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