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사를 위해 전해 받은 열 편의 소설은 분량에 못 미치는 한 편을 제외하면, 아홉 편 모두 예선을 통과할 만한 작품들이었다. 결선에 오른 「혁명의 계절」과 「소리가 끝난 아침」, 「보름달」 등 세 편은 어느 작품을 당선작으로 삼더라도 무난할 정도의 수준작들이었으며, 특히 「혁명의 계절」과 「소리가 끝난 아침」은 우열을 가리기 힘들었다.

「보름달」은 2인칭 소설의 묘를 잘 살린 작품이다. 서술적 자아의 입장에서 경험적 자아가 겪는 일탈의 심리와 상황을 섬세하게 그려내었다. 여기에 서술적 자아의 성찰적 시각이 덧붙여졌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다. 「소리가 끝난 아침」은 디테일을 살린 문학적 표현과 세련된 문장으로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고자 방황하는 인물의 성격을 완성도 있게 그려낸 작품이다. 주제 의식이 보완되었더라면 빼어난 소설이 되었을 것이다.

「혁명의 계절」은 유쾌한 문체와 함께, 개성적인 인물의 창조, 개와의 대결이라는 표면적 플롯과 해리성 장애의 극복이라는 내면적 플롯을 효과적으로 구사해서 성장이라는 주제를 잘 엮어낸 작품이다. 소설이란 세계에 대한 직시뿐만이 아니라, 세계에 대한 도덕적 판단도 담아내어야 한다는 점에서, 이 소설을 당선작으로 삼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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