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신문 모범 일간지 <부산일보>…모범 주간지 <옥천신문>
‘학습된 무기력 동조화’ 탈피하고 “동기부여로 위기 딛고 일어나야”

호남지역의 지역신문은 재정난, 인력난이라는 상당한 위기 속에서 도무지 그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전대신문>은 지역의 ‘모범’ 신문를 소개하고 지역신문을 살리기 위한 방안을 도출해 본다. /엮은이

지역신문 창궐 막고 편집권 독립 보장
부산 지역 일간지로는 <부산일보>와 <국제신문>이 있다. 광주 지역 일간지 18개라는 기형적인 수치를 봤을 때, 부산 지역의 지역신문은 대체로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을 지역 일간지의 수만 놓고 보더라도 잘 알 수 있다.

<부산일보>는 현재 약 20만부를 발행하고 있다. <국제신문>은 약 10만부를 발행한다. <광주일보>의 발행부수가 5만부인 것에 비해 두 지역신문의 발행부수는 높은 편이다. <부산일보> 측은 “광고도 지속적으로 잘 들어오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역신문의 개수가 건강하게 줄어야 지역신문의 기능이 제대로 발휘될 수 있다”는 의견도 전했다.

또 <부산일보>의 홈페이지(www.busan.com)는 독자의 가독성을 높인 디자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실제로 <부산일보>는 지난 6일 ‘제9회 웹어워드 코리아’에서 미디어/정보서비스 부문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웹어워드 코리아’는 매년 웹 사이트를 대상으로 평가위원단 2천 명의 의견을 모아 우수한 사이트에 주는 상이다. 언론사 홈페이지는 다양한 콘텐츠 때문에 산만하게 구성되는 경우가 많지만, <부산일보>는 기사·사진·동영상의 조화된 배치와 코너별 구성을 살린 디자인으로 네티즌의 접근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풀뿌리 지역 신문’의 역할을 잘 해내고 있는 지역 주간신문들도 있다. 바로 <남해신문>, <당진시대>, <서귀포신문>, <옥천신문>, <해남신문> 등이다. 이들은 올해 처음 도입된 ‘순천향 지역신문상’을 수상했다. 이는 올 10월 4주간 발행된 지역신문 지면을 14개 기준으로 예선과 본선 두 차례 심사를 거쳐 선정된 것이다.

특히 <옥천신문>은 특정 개인이나 단체가 소유하는 것을 막기 위해 군민주 신문을 목표로 출범하여 지금까지 편집권의 독립 보장, 편집국장 선출제 등을 통해 언론자유를 확립하고, 지면평가위원회를 운영해 객관성과 공정성을 높이고 있다. 지역민들은 <옥천신문>이 “옥천의 자치단체·의회·권력기관·유력인사를 감시하고 견제해 주민이 중심이 되는 지역자치에 기여해 왔다”고 평가한다.

이처럼 지역에서는 건강한 지역지들이 적당한 수를 유지하며 선의의 경쟁을 펼쳐야 한다. 호남의 지역신문이 엄청난 재정난을 겪고 있는 이유 중 하나도 바로 창궐한 지역신문의 수 때문이다. 또한 지역신문은 ‘풀뿌리 언론’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기 위해 편집권의 독립이 철저히 보장되어야 한다.

“내부로부터의 동력 얻어야”
손정연 <전남일보> 전 편집국장은 지역신문이 살아나기 위해서는 “내부로부터의 동력을 얻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학습된 무기력(실패의 경험이 누적되는 경우 반복된 경험으로 인해 자신의 능력과 노력으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상황에도 지레 포기해버리는 것을 뜻한다) 동조화’를 탈피하고 신문사 내 목표설정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손 전 편집국장이 한국기자협회에 기고한 ‘지역신문 생존을 위한 간절한 제언’의 글을 보면 그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한눈에 알 수 있다. 그는 “생존위기에 내몰린 지역신문사들은 주체적 입장에서 자사의 위기를 정확하게 재인식한 가운데 위기극복을 위한 목표설정과 전략이 제대로 되어 있는지 되돌아봐야 한다”고 전했다. 그가 말하는 바는 이렇다. 우리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어디로 가고 있는가?, 그 곳에 도달하기 위해 어떻게 할 것인가? 자사는 이 세 질문에 명쾌한 답을 갖고 있어야 한다.

경영자도 명확히 지켜야 할 것이 있다. 위로부터 아래까지 전 구성원 모두 그동안 쌓아온 모든 기득권을 버릴 것, 여기서 지면 언론계를 떠난다는 비장한 각오로 새 출발 선에 설 것, 내가 창간한 신문사로 알고, 문제가 있으면 불평하기 보다는 공론화해 내 문제로 해결해 나가는 나의 회사로 키울 것, 직원을 아끼고, 인재로 키울 것 등이다.

이러한 노력 끝에 우리는 지역신문의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을까. 지역언론의 부실화로 현재 지역신문은 온갖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지방자치단체를 견제하고 정론직필에 충실할 여건이 못 되는 것이다. 하지만 손 전 편집국장의 말처럼 “스스로 동기부여 해 일어서지 않으면 미래는 결코 열리지 않는다.”

‘지역신문 살리기’ 기획은 이 글을 끝으로 마무리 된다. 아직도 어두운 터널 속 빛은 보이지 않지만, 이 기획을 통해 꼭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이것이다. 일단, 지역신문 읽자. 건강한 지역지를 찾아 읽는 분위기가 사회 전반적으로 모일 때 지역신문의 겨울은 봄을 맞이할 수 있다. <끝>

저작권자 © 전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