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워지는 날씨로 수확 시기 느려져
능주서 15년간 방울토마토 키워와

“토마토를 따뜻한 물에 살짝 데치세요. 그리고 껍질만 살짝 벗겨가지고 아무것도 넣지 않고 믹서기로 갈아서 주스로 마시면 그게 젤로 좋습니다.”

올해로 15년째 화순군 능주면에서 방울토마토 농사를 해오고 있는 양이원(54)씨가 길게 자란 토마토 줄기들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는 토마토를 주스나 즙으로 먹는 방법을 추천했다.

양씨는 “토마토 껍질을 꺼려하는 사람들도 있다”며 “토마토를 따듯한 물에 데치면 껍질이 쉽게 벗겨진다”고 말했다. 토마토는 열을 가할 경우 영양분이 더 높아진다.

토마토는 세포의 노화를 예방하는 항산화 물질이 풍부한 과채류다. 몸의 노폐물 방출에도 효과가 좋다. 양씨는 “옛날부터 토마토를 많이 먹으면 병원에 갈 필요가 없다고 그랬다”며 “그만큼 몸에 좋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기자가 토마토 농가를 찾은 9월 초에는 이제 막 방울토마토의 노란 꽃이 지고 있었다. 그는 “원래 토마토를 이 시기에 수확했었는데 요즘은 날씨가 더워져 심는 시기가 점점 늦춰지고 있다”며 “지금은 7월 말이나 8월 초에 심는다”고 말했다. 양씨가 예상하는 올해 방울토마토 수확 시기는 10월 초다.

토마토는 더위에 약한 작물이다. 양씨가 토마토를 키우는 비닐하우스도 일반 하우스보다 시공비가 10배 정도 비싼 첨단 비닐하우스다. 그는 “요새는 첨단하우스가 아니면 날이 뜨거워서 안에 들어가지도 못한다”며 “토마토는 다 첨단하우스에서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2014년 7월부터 본격적으로 농사를 시작한 양씨는 원래 광주현대백화점에서 20년간 근무한 직원이었다. 그러나 “아버지가 농부라 언젠가는 농사를 해 볼 생각이었다”며 농업을 시작한 이유를 설명했다. 많은 작물들 중에서도 방울토마토를 고른 이유는 당시 방울토마토 농사가 수익이 안정적이라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었다.

농사일을 돕기만 하다 직접 농업에 뛰어들고 보니 힘든 게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는 “뭘 알아야 농사를 짓겠다고 생각했다”며 “농사 시작한 지 3년째에 농업기술원에서 진행하는 토마토 대학 프로그램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양씨는 일주일에 2번씩 1년간 강의를 들으며 토마토 재배 기술을 배웠다. 처음에 1,000평이었던 땅도 이제는 4,000평으로 늘었다. 감초와 벼농사까지 포함하면 6,200평이다.

열심히 한 만큼 수익이 올라가면 보람을 느낀다는 양씨지만, 농사를 하며 어려운 점도 많다. 그는 “경기가 안 좋아지면 사람들이 먹는 걸 줄여 1차적으로 농가들에게 타격이 온다”고 말했다.

올해는 비료값을 비롯하여 기름값과 난방비도 올랐다. 그는 “밥은 꼭 먹어야 하지만 토마토는 안 먹어도 잘 살 수 있다”며 “토마토 가격은 오르지 않아 생산비를 절약하는 방법밖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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