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년 전통 와우리 딸기라는 자부심”
친환경 농법으로 10년

“딸기는 이파리 부분부터 먹어야 끝까지 맛있게 먹을 수 있어요.”

친환경 농법으로 딸기를 재배한 지 10년 차인 김용준(42)씨가 딸기를 맛있게 먹는 방법에 대해 설명했다. 딸기 끝부분의 당도가 가장 높기 때문에 단맛을 처음부터 끝까지 맛보기 위해서는 이파리 부분부터 먼저 먹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어 그는 “신선한 딸기는 그대로 먹는 게 가장 맛있다”며 “가공하지 않고 씻어서 바로 먹는 걸 추천한다”고 전했다.

담양군 봉산면 와우리 마을에서 딸기를 재배한 지 40년이 넘은 베테랑 농부인 어머니 최순주(72)씨를 따라 김씨는 딸기 농사를 시작했다. 딸기를 재배한 지 10년이 됐지만, 딸기를 향한 그의 애정은 여전하다. 그는 “하루에 딸기를 100알 정도 먹는다”며 “이를 본 배우자도 놀란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는 딸기를 일하다가도 먹고, 목마르면 먹고, 배고프면 간식으로도 먹는다. “바로 먹어도 상관없으니까”라며 “직접 먹어야지 제대로 당도가 나오고 있나 테스트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와우리 딸기 마을에서 나오는 딸기의 평균 당도는 14%다. 이에 “포도의 평균 당도가 12%”라며 “와우리 딸기 중 당도가 가장 높은 건 18%까지도 나온다”고 말했다.

김씨가 딸기를 재배하는 담양군 봉산면 와우리는 52년 전통의 딸기 마을이다. 1971년 시작된 와우리딸기작목회(작목회)에는 한때 150개의 농가가 소속되어 있을 정도였다. 현재는 72개의 농가가 딸기를 재배하며, 그 중 친환경 농법을 이용해 딸기를 재배하는 농가는 김씨 농가를 포함한 4개의 농가다. 과거 20개의 농가가 친환경 농법을 이용해 딸기를 재배했지만, 4개의 농가를 제외하고 모두 일반 재배로 돌아갔다.

김씨는 “친환경 농법을 이용한 딸기 재배는 일반 재배 딸기에 비해 비용은 더 들어가지만, 생산량은 덜 나오기 때문이다”며 “생산량을 높이기 위해 무수한 실패를 거듭했다”고 말했다. 그가 그런 실패를 견디며 친환경 농법을 지속할 수 있었던 이유는 와우리 딸기라는 자긍심과 먼저 딸기 농사를 시작한 어머니 덕분이었다. “어머니와 함께 재배하고 있어 친환경 농법을 계속 시도할 수 있었다”며 “늘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재배하는 딸기의 품종은 ‘죽향’이다. 김씨는 “담양군 농업기술센터에서 죽향 품종을 개발해 다른 지역에도 공급했지만, 재배에 성공해서 유지하는 곳은 와우리 딸기 마을밖에 없었다”며 “이를 통해 우리의 기술력을 증명할 수 있었다”고 와우리 딸기의 자부심을 드러냈다.

와우리 딸기 농장들은 다른 딸기 농장들과 비교해 두둑(논이나 밭 가장자리에 경계를 이룰 수 있도록 두두룩하게 만든 것)이 2배 이상 높다. 김씨는 “두둑을 높게 해서 햇빛을 더 많이 받게 하기 위함이다”며 “와우리 딸기 농가의 특징이다”고 말했다. 또한 더 좋은 상품을 공급하기 위해 우량 생산 과실만 두고 다른 과실은 제거하는 ‘적과’를 한다. 이는 더 맛있는 딸기를 생산하기 위해 농부들이 연구한 결과를 주위 농가들과 공유하며 발전해나간 결과다.

딸기 철인 요즘, 서울 가락농수산물종합도매시장과 백화점에 딸기를 보내기 위해 작목회 사람들은 오전 12시부터 오후 5시까지 일한다. 김씨는 “힘들지만, 좋은 상품을 제공한다는 마음으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와우리 딸기는 3년 전부터 담양에서 팔기 시작했다. 서울로 딸기 전량을 보내다가 담양 봉산농협 로컬푸드 매장에서도 판매하기 시작한 것이다. “작목회에서 딸기를 초기부터 서울로 판매했기 때문에 담양에서도 구하기 어려웠다”며 “지역민과 함께 나누고자 3년 전부터 봉산농협에서 판매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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