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등급 최대 50%로 변경…‘학점 인플레’ 우려
학생들 “개정안에 설문조사 의견 반영 안 돼”
본부 “설문조사는 정책 수립 과정의 일부”

지난 16일 학점 비율 조정 정책공청회에서 윤태우(철학·20) 인문대 학생회장이 질문하고 있다.
지난 16일 학점 비율 조정 정책공청회에서 윤태우(철학·20) 인문대 학생회장이 질문하고 있다.

대학본부(본부)가 개정된 학점 비율 조정안에 대한 학생들의 반발로 열린 ‘학점 비율 조정 정책공청회’(공청회)에서 “개정된 정책을 변경할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개정된 학점 비율은 기존 A등급 30%, A+B등급 70%에서 상향 조정된 A등급 50%, A+B등급 80%다. 학생들은 주로 정책 변경에 있어 학생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점과 반영 과정에서 홍보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박세은(국어교육·22) 사범대 학생회장은 “이미 다 알고 있는 답이었다”며 “학생들이 원하는 답은 없었다”고 말했다. 공청회에 참여한 김가영(철학·22)씨는 “정책 변경에 관해 논의하는 줄 알았다”며 “논의보단 정책 선포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지난달 31일 우리 대학은 ‘전남대학교 수업관리지침’ 제30조 2항 1호를 “A등급은 50%를 초과할 수 없으며, A등급과 B등급을 합하여 80% 이내로 한다”로 개정했다. 이러한 개정 사실이 지난 1일 제53대 총학생회 ‘HEYDAY’(총학)의 SNS 공지를 통해 알려지자 학생들 사이에 ‘(학점의 변별력이 없어지는) 학점 인플레이션 우려’ ‘학생 의견 미반영’ 등 정책에 반발하는 의견이 확산됐다. 이에 총학은 지난 6일부터 12일까지 ‘학점비율조정 의견 및 문의 사항 조사’(조사)를 실시했다. 중앙운영위원회는 지난 9일 총학 SNS 공지를 통해 “정책 실행 유보 및 재논의”를 요구하는 성명서를 게시했다. 학점 비율 조정안에 대한 주요한 논의는 지난 16일 총학이 주최한 공청회에서 이루어졌다.

 

홍보 부족 지적에 "노력했다"

성적 평가 방법 개선안과 관련하여 대학본부 실무자들이 답변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현정 학사과팀장, 김미영 학사과장, 김준 학사부처장, 양영희 교육혁신본부장, 이효성 교육혁신센터팀장, 이홍규 총학생회장.
성적 평가 방법 개선안과 관련하여 대학본부 실무자들이 답변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현정 학사과팀장, 김미영 학사과장, 김준 학사부처장, 양영희 교육혁신본부장, 이효성 교육혁신센터팀장, 이홍규 총학생회장.

공청회에서는 학생 질문에 대한 본부 직원 및 이홍규(사회·20) 총학생회장의 답변이 이어졌다.

‘학점 인플레이션’이 발생할까 봐 우려된다는 질문에 이효성 교육혁신센터팀장은 “2020년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수업이 A등급 50%로 적용됐을 때도 별문제 없었다”며 “타대학과 비교해 우리 대학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면 좋겠다”고 답변했다.

정책 변경 과정에서 홍보가 부족했다는 말에 양영희 교육혁신본부장은 “의견 청취 과정에서 각 단과대와 작년 총학에 홍보 요청을 했다”고 말했다.

작년 11월 교육혁신본부에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A등급 30%의 비율이 가장 높았는데 A등급을 50%로 조정한 이유를 묻는 김정현(인공지능·23)씨의 말에 이 교육혁신센터팀장은 “타대학 현황과 교육부 정책, 설문조사 결과 그리고 현재 우리 대학의 일부 과목이 A등급 50%를 적용하고 있는 것 등을 두루 반영한 결과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학교 의견을 수동적으로만 받아들이는 것 같다는 질문에 “정책이 개정됐다는 사실을 그대로 전하고 나서 학생들의 의견에 따라 추후 절차를 밟으려 했다”고 말했다. 학점 비율 조정 공약을 내세웠을 때 본부가 해당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냐는 질문에는 “정확히 몰랐다”며 “정책이 이렇게 빠르게 완료될 줄 몰랐다”고만 답했다. 확정된 정책에 대해 앞으로 어떤 계획을 갖고 있냐는 물음에는 “학생들이 본부에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요구하면 따르겠다”고 모호하게 답변했다.

 

‘공청회’ 명칭 조차 의문

공청회를 두고 본부와 총학의 소통 과정에서도 문제가 있었다. 본부가 전달받은 공청회의 목적은 학생들에게 정책의 배경과 당위성을 설명하는 ‘설명회’ 자리였다. 양 교육혁신본부장은 “총학은 공청회라고 공지했지만 사실 이 자리는 설명회다”며 “총학이 자리를 마련할 테니 학생들에게 정책에 대해 설명해 주면 좋겠다고 해서 그렇게 여겼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들에게는 공청회 종료 시간을 11시로 공지해놓고, 우리에게는 1시간 반 정도 소요된다고 말했다”고 불만을 표했다. 총학은 “공청회 종료 시간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본부와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며 사과했다. 결국 본부 교직원들은 22시까지 답변 후 퇴장했고 이후 50분가량 이 회장 혼자 답변했다.

양 교육혁신본부장은 총학이 게시한 성명서에 대해서 지난 21일 <전대신문>과의 통화에서 “성명서의 존재를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이날 19시 컨벤션홀에서 열린 공청회에는 총 43명의 학생이 참석했으며, <전대방송>에서 생중계한 유튜브 라이브 최대 접속자 수는 189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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