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끝난 방은 본드와 먼지, 바늘까지
생활관, “다른 업무 많았다”

벽지 보수 공사가 끝났으나, 벽지 곳곳이 들떠 있는 모습.(독자 제공)
벽지 보수 공사가 끝났으나, 벽지 곳곳이 들떠 있는 모습.(독자 제공)

지난달 8일부터 27일까지 진행된 생활관 9동 벽지 보수 공사에서 입주생들의 불만이 속출했다. 공사 당일 생활관 홈페이지에 공지를 올리고, 보수 작업 후 입주실 내 뒷정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등 전반적인 공사 과정에서 문제가 제기됐다.

생활관 9A동에 사는 한승환(생물교육·20)씨는 “당일 아침 9시에 생활관 안내 방송을 듣고 공사 소식을 알았다”며 “부랴부랴 책상과 침대 위 짐을 모두 치우고 방을 나섰다”고 말했다. 이어 “1월 3일에 있었던 생활관 정기점검 때도 아무런 공지가 없었기에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생활관은 지난달 5일 각 동 게시판에 서면으로 벽지 보수 사실을 알렸으나, 일정에 대한 내용은 없었다. 세부 일정은 공사 전날인 7일 저녁, 기숙사생 일부만 참여하는 오픈채팅방을 통해 공지됐다. 생활관 홈페이지 공지와 안내 방송은 공사 당일인 8일에 이루어졌다.

보수 작업을 위해 입주생들은 책상과 침대의 짐을 정리하고 방을 비워두어야 했다. 생활관 9B동에 사는 ㄱ씨는 “월요일 아침 일찍부터 공사를 시작한 점도 불편했다”며 “주말동안 기숙사를 비운 학생들은 짐을 치울 시간조차 없었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정확한 공사 시간을 알 수 없어 공사가 끝날 때까지 밖에서 기다리기도 했다. 한씨는 “홈페이지 공지사항에는 작업 시간이 20분이라고 되어있었는데 오전에 나갔다가 오후 1시에 돌아왔을 때도 공사가 시작되지 않았었다”고 말했다. 이어 “생활관 직원도 정확한 시간을 몰랐다”며 “방을 언제까지 비워야 하는지 알 수 없어 밖에서 계속 대기해야 했다”고 말했다.

공사 후 방 상태가 지저분해 불만이 제기되기도 했다. ㄱ씨는 “보수 후 벽에서 본드가 새어 나왔고 책상에도 묻어있었다”며 “바닥과 침대에는 먼지와 뾰족한 바늘까지 있었다”고 말했다.

입주실 내 책상 위에 뾰족한 바늘과 물기가 있는 모습.(독자 제공)
입주실 내 책상 위에 뾰족한 바늘과 물기가 있는 모습.(독자 제공)

생활관 행정실은 “9동의 규모가 크다보니 공사 세부 일정 협의가 오래 걸렸다”며 “공지가 늦어진 점에 대해서는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어 “벽지 보수 작업이 끝나고 방이 지저분하다는 학생들의 민원이 들어오면 최대한 빠르게 청소했다”고 말했다. 문제가 발생한 구체적인 원인에 대해서는 “다른 업무가 많았다”고만 답했다.

생활관 행정실은 지난해 7월부터 생활관 9동의 곰팡이 문제가 심각해짐에 따라 지난해 10월 11일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이후 다음날인 12일부터 상태가 심각한 146개 호실의 벽지 부분 보수 작업을 진행했으며 나머지 호실은 겨울방학 동안 벽지 보수가 이루어졌다. 생활관 행정실은 곰팡이 문제에 대해 “올해 동 별 외벽 마감재 부분 보수, 제습제 구매 등 내·외부 시설에 대한 환경 개선 공사를 실시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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