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학내외에서 주요 쟁점으로 떠오른 총학생회의 문제해결과정은 우리에게 대학 내 학생자치기구로서 총학생회의 위상과 문제해결역량을 성찰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본지 1,5면 기사 참조>

지난 2년(2019년, 2020년) 동안은 총학생회를 구성하지도 못했는데, 공정한 선거경쟁을 통해 구성된 2021년 총학생회가 그 역할을 제대로 시작하기도 전에 지도부 공백 상태를 맞게 됐다. 안타깝기 그지없다. 신천지 활동 개입 의혹을 받았던 부총학생회장의 사퇴는 총학생회칙에 따라 공식 수리되었고, 임기안 총학생회장에 대한 탄핵도 발의됐다.

탄핵의 인용여부는 전체 학생이 참여하는 학생총회의 결정에 달려있지만, 임회장은 학내외에서 문제가 된 논란의 책임을 지고 탄핵 결과와 관련 없이 사퇴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까지의 상황을 종합하면, 총학생회는 조만간 보궐선거를 통해 새 지도부를 구성해야 한다.
대학인(학생, 직원, 교수)뿐만 아니라 대학 밖에서도 총학생회가 직면한 상황을 매우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관건은 과연 전남대학교 학생들이 당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가에 있다.

대학과 사회를 불문하고 어떤 조직이든 다양한 문제 상황에 봉착할 수밖에 없고, 조직은 당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따라 그 역량을 검증받는다. 조직의 성패가 결정된다는 것이다. 만약, 총학생회가 당면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면, 자치기구로서 총학생회 조직의 대표성은 의심을 받게 될 것이고, 학생들의 권리를 대변할 수 있는 역량 또한 학내 다른 조직으로부터 무시 받을 것이 분명하다. 누군가에게 의존해야하고 그 결과는 가장 소중한 학습권(학사운영 참여, 복지 확대 요구 등)의 상실로 나타날 것이다. 성인이면서 시민주권자이고 학습자인 대학생에게는 결코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총학생회는 전체 학생의 의견과 이익을 수렴하여 대변하는 대의 기관으로서 우리 대학인 모두가 지난 역사를 통해 확인하고 존중하는 민주주의 가치를 일상 활동 속에서 실천하는 조직이다.

한국인은 역사적으로 참여민주의의 가치와 효과를 직접 체험했으며, 그 결과 한국은 세계 수준에서 ‘완전한 민주주의’ 국가로 분류됐다(EIU 민주주의 지수 2020 참조). 현재 대학생들은 2016년 시민촛불혁명에 직접 참여하고 그 성과를 확인한 바 있다. 또한 일상 활동에서 활발하게 작동하는 디지털민주주의를 통해 한국 사회에서 적폐로 여겼던 권력관계의 변화를 직접 체험하고 있다. 그 증거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이뤄지는 다양한 수준과 내용의 의사결정을 들 수 있는데, 여기서는 나이, 직위, 성별에 관계없이 모두가 자유롭게 참여하여 실시간으로 정보를 공유하고 그 정보의 사실관계를 교차 검증할 수 있다. 비록 가상공간을 통해 급속하게 퍼지는 가십거리나 가짜뉴스들이 사실여부를 검증할 사이도 없이 여론을 왜곡한다고도 하지만, 가상공간은 그런 가짜정보조차 걸러낼 수 있는 충분한 여지를 제공한다.


총학생회가 당면 문제의 해결과정에서 유념해야 할 일은 다수의 학생이 참여해서 현안을 공유하고 상호 검증할 수 있는 다양한 통로와 플랫폼의 구성과 활용이다. 가짜뉴스에 농락당할 정도라면, 총학생회 지도부 구성과 그 운영 역량도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

관계자들은 다양한 통로를 통해 사실관계를 적극적으로 밝히고 진실에 근거한 여론을 조성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야 한다. 총학생회는 우리 인간 모두가 불완전하고 편향적일 수 있다는 것을 겸허하게 수용하여 현재 상황에서 가능한 차선의 해법이라도 만들어낼 수 있어야 한다. 총학생회를 구성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는 결코 상상하고 싶지 않다. 투명하고 개방적인 가상공간에서 학생들이 자유롭게 참여하여 당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참여민주주의 가치를 우리 모두가 배우고 실천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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