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에 따른 반발로 지난달 19일부터 의사들의 집단 사직이 이어지며 의료 공백이 이어지고 있다. 이는 벌써 14일째(3월 4일 기준)다.

지난달 23일 정부는 보건의료 재난 위기 경보를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올렸다. 그리고 같은 날 대전에서는 의식 장애로 쓰러진 환자가 응급실 지연 이송으로 사망했다. 환자는 병원 7곳을 돌았으나 의료진 부재 등의 이유로 수용 불가를 통보받았다. 약 50분이 지나고 나서야 한 대학병원으로 옮겨졌으나 10분만에 심정지로 사망했다. 의료 공백이 현실화되며, 단 4일만에 일어난 일이다.

보건복지부는 이에 대해 “응급실 수용 거부로 발생한 일은 아니다”고 말했다. 의료 공백과는 별개의 일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약 ‘50분’만에 ‘8번째’로 갔던 병원을 들어갈 수 있었던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또한 보건복지부는 “전공의들이 수개월 동안 복귀하지 않더라도 의료체계를 충분히 지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의료체계를 충분히 지탱할 수 있다는 말은 도대체 어떤 근거로 하는 말인지 알 수 없다. ‘의료체계’에는 간호사도, 병원에 남은 의사도 포함되는 것이 아닌가? 그러나 병원에 남은 의사와 간호사들은 부족한 의료진 수와 감당해야 하는 많은 양의 업무에 지쳐가고 있다. 환자들은 의료 사고에 대한 불안감과 치료를 받을 수 있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감당하고 있다.

어떤 환자들에게는 진료를 받고, 수술을 받는 일이 당장 필요한, 직면한 일이다. 환자들의 시간은 지금도 계속 흘러가고 있다. 수개월 동안 치료를 기다리는 응급환자는 어디에도 없다. 가장 심각하고 또 시급한 문제, 의사들은 ‘의대 정원 확대’와 별개로 다시 병원으로 돌아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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