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용품 문제는 우리 학내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또 전 세계적으로도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다. 이에 사회는 일회용품을 줄이는 방법을 강구하게 되었고, 일차적으로 시행된 방식은 일회용품 사용 금지 혹은 제재 같은 강제력을 동원한 방법이었다. 강제력을 동반한 제재는 단순하지만 확실하다. 하지만 제재의 강도를 낮추면? 현 학내 상황처럼 허울뿐인 정책이 된다.

헌혈에 관한 논문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간단한 대책을 제시하고자 한다. 바로 ‘학내 청소 봉사활동 활성화와 이에 대한 보상 지급’이다. 「대학생의 헌혈 참여 동기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서 시험자가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헌혈 참여 태도점수를 매겼을 때, 비보건 계열보다 보건 계열 대상자가 헌혈에 더 적극적인 것으로 드러났다. 작성자는 이를 교육환경과 직접적인 경험의 차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우리의 문제에 대입해 보자. 만약 학내에서 쓰레기를 수거하는 봉사활동을 하는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에게 전대신문 1면 ‘일회용컵 없는 대학 상상하기’ 기사를 읽게 한다면? 서로 문제를 받아들이는 태도에는 큰 차이가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봉사활동을 강제하는 건 어불성설이다. 여기서도 헌혈 보상 제도가 영감을 주고 있다. 헌혈을 하면 소정의 상품이 지급된다. 또한 일정 횟수 이상을 하면 헌혈유공패가 수여된다. 보상을 바라지 않고 행하는 봉사는 숭고하지만, 보상이 가지는 동기부여의 효과는 무시할 수 없다. 실제로 헌혈도 보상을 지급하게 된 뒤로, 헌혈 참여도는 유의미한 증가치를 보였다고 한다. 헌혈유공패 또한 비슷한 맥락이다. 매슬로의 ‘인간의 5가지 욕구’ 이론에 따르면 인간은 ‘존중의 욕구’를 지닌다. 헌혈유공패는 그 자체만으로는 가치가 없으며 국가보훈처가 인정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그 존재 자체로 다른 사람들로부터 ‘존중의 욕구’를 해소할 수 있게 된다.

우리 대학에는 현재 많은 봉사동아리가 활동하고 있다. 여기서 대학이 개인이나 단체의 봉사활동에 근거해 소정의 보상을 지급하고, 횟수 등에 따라 감사패의 역할을 하는 조그마한 상징을 만들어 준다고 생각해보자. 수여 대상은 성취감과 존중 욕구를 충족 받을 것이고, 자신들이 바꿔나간 학교의 모습에도 큰 애착을 가질 것이다. 이를 본 많은 학생에게는 많은 참여 의지를 돋게 할 것이다. 대학 입장에서는 처리할 쓰레기도 줄어드니, 투자 대비 최고의 효율을 뽑아낼 수 있지 않겠는가?

‘전대신문을 읽고’를 작성하려고 이번 신문을 읽으며, 그 짜임새와 구성에 많이 놀랐다. 탄탄하고 쟁점이 될 부분들도 거침없이 써 내려가는 것이 정말 인상 깊었다. 깊은 생각을 할 기회가 됐다. 이렇게 퀄리티가 훌륭한데 다소 알려지지 않은 것 같아 안타까웠다. 대학교 홈페이지나 포털에 광고라도 띄워 접근성을 높이면 더 좋을 것 같다. 무엇보다 이목을 끄는 게 우선 아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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