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 유시은
사진제공 유시은

작년 이맘때쯤 지역의 한 아동센터에서 약 두 달간 일했다. 대외활동의 하나로서 공공기업이 대학생들을 주거지와 가까운 아동센터에 지정해주고, 약 16차례에 걸쳐서 아동센터 아이들에게 교육과 놀이 등의 돌봄 활동을 수행하는 일이었다. 당시 코로나 이후에 학습 격차에 대한 문제를 인식하고 있었다. 이 활동을 통해 소외된 아동들의 학습 격차를 해소하는 데 일조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안고 일을 시작했다.

첫날 센터장님이 지역 아동센터는 열악한 가정환경과 사회적, 문화적, 심리적 측면에서 소외된 아동들이 많이 있고 방과 후에 돌봄이 필요한 아동의 보호뿐 아니라 숙제 지도나 학습 지도 같은 역할까지 하고 있다고 말해줬다. 그래서 얼마 안 되는 기간이지만 최선을 다해서 아이들을 돌봐주면 좋겠다고 말한 것이 기억난다. 나는 최선을 다했을까? 돌이켜보면 최선은 다했지만 내가 아동들한테 좋은 영향을 줬을까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남아있다.

아이들은 그동안 많은 대학생 선생님을 만났을 것이고 난 그저 지나가는 선생님 중 한 명이었다. 그런 무력감이 느껴지는 순간순간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이 혼란스럽고 아이들에게 미안하기도 했다. 생각보다 날카로운 아이들의 말과 행동에 상처받기도 했지만 그런 아이들에게 진심으로 다가가고 표현하니 그들도 점점 나에게 마음을 여는 것이 느껴졌다.

하지만 나는 곧 떠나는 사람이기에 어렵게 마음을 연 아이들에게 또 다른 상처를 준 것은 아닌지라는 걱정을 했다. 아이들은 지속되는 관계 속에서 상대방을 신뢰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길 때, 자기 생각과 느낌, 모습을 드러냈다. 대학생 노동자들은 일시적으로 지역 아동센터에 머무르기에 아동센터 아이들이 안정된 관계를 경험하기 위해서는 관계의 지속성이 고려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번 호를 끝으로 3회 연재한 '우리는 대학생 노동자입니다' 기획을 끝맺습니다. 자신이 경험한 노동 현장을 전해준 3명의 대학생 노동자에게 지면을 빌려 감사 인사드립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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