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했어? 오늘 저녁 뭐 먹을래?"“과 행사 참석 여부 관련해서 투표 올릴게요.”
 
대학생들에게 단톡방(일명 ‘카톡방’)은 대학생활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이다. 단순한 친목도모 목적을 넘어서 팀플에서 서로 과제를 공유하거나 공지하는 ‘공간’으로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새 학기가 시작되는 3월, 9월에는 학생 개인당 적게는 3~4개부터 많게는 10여개의 단톡방을 만들어 활동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단톡방은 여러 명의 사람들이 동시에 실시간 의사소통 할 수 있는 서비스이다. 최근에는 다자간 음성채팅 서비스 기능이 추가되는 등 기능과 영향력이 점차 커지면서 새로운 문제점들도 등장하고 있다.   
 
단톡방 성희롱 발언 사건 
지난 해 4월 국민대 국사학과 소모임 학생 6명이 단톡에서 여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성희롱 발언 사건을 시작으로 고려대와 서울대의 단톡방 성희롱 관련 발언이 알려져 사회적으로 논란이 됐다. 
 
가해자들은 단톡방을 만들어 특정 여학생을 지칭한 성희롱 발언, 음담패설 등을 나누거나 몰래 찍은 여자 동기의 사진을 공유하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친분관계로 만들어진 SNS 공간에서 유대관계와 암묵적 비밀주의까지 작용해 죄의식을 느끼지 못한 채 비하, 성희롱 발언을 하는 문화가 형성되어 있다는 것이다.  
백지영(지리·14)씨는 “단톡방에서 특정인에 대한 성희롱이 오갔다는 사실이 충격적이었다”며 “단톡방과 같은 SNS 상에서 나눈 대화가 다른 사람에게 사용자 윤리의식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새로운 문화, 단톡방 
이번 사건의 가해자들은 공식적으로 사과하거나 학칙에 따라 징계를 받는 등의 처벌을 받았다. 일각에서는 단톡방에서 나눈 대화도 '특정성'과 '전파 가능성'이라는 측면에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상 명예훼손죄나 모욕죄 적용이 가능하다는 의견도 있다. SNS라는 매체가 전파 가능성을 본질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균수 교수(신문방송학과)는 “SNS는 종류에 따라 폐쇄형(페이스북), 개방형(트위터)이 있고 인스턴트 메신저(카카오톡, 메신저) 등의 다양한 유형이 존재하므로 이에 따라 달리 해석할 여지는 있다”면서 “우리들의 문화적 수준이 기술의 발전을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 근본적인 문제이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번 ‘단톡방 사건’을 계기로 인권과 성 평등, 윤리 등 인성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자정의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SNS상에 올바른 소통 문화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교육과 캠페인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새로운 기술로 만들어진 단톡방 문화가 문명의 이기로 변하지 않도록 사용자들의 윤리 의식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규석 교수(심리)는 “학생들이 겪는 스트레스에 대한 일탈적인 행위이며 이에 동조하는 다른 사람들을 만나 나름의 배출행위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처벌이 능사라고 여기기보다는 대학교육이 지식만을 가르치는 것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대학 교육이 사람의 삶에 대해 윤리의식을 고취시키는 방향으로 개편되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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