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현승(국어국문·08)
삶의 기준을 어디에 두고 살아야 하는지 번민할수록 어려운 세상에서 마음은 한 꺼풀씩 더 곤궁해졌습니다. 세상 사람들과 저의 눈이 언제나 같은 진실을 바라볼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을 때면 낙담하여 어두운 동굴을 그리워하기도 했습니다. 그런 저를 지켜보며 기꺼이 희망을 나눠준 많은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한 친구는 그럼에도 포기하지 말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나눌 수 있는 이야기를 찾아 세상 속으로 걸어 들어가라 했고, 한 선생님께서는 글로써 끊임없이 세상의 문을 두드려보라 직언을 아끼지 않으셨습니다. 무력하다는 핑계로 움직이지 않으면 그것만큼 비겁하고 무능한 사람이 없으리란 생각에 군대에서 썼던 시답지 못한 시들을 다듬어 내게 되었습니다. 그리도 미숙한 글이 이렇게 당선이 되어 기쁘면서 한편으로 부끄러움을 느낍니다.

문을 두드려본 결과 좁은 틈이나마 안으로 들어와도 좋다는 작은 허락을 받은 것 같다는 건방진 생각이 들기도 하였지만, 어설프게 문을 나선 것은 아닐까 하는 불안감과 겸연쩍음이 앞서고 있습니다. 하지만 칭찬은 감사히 받고 더 열심히 하라는 숨은 질책은 더욱 달게 받아들이려 합니다. 부족한 저를 물심양면 지도해주시는 학과 교수님들과 가까운 학우들, 선후배님들께 지면을 통해서나마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당신들 곁에서 삶을 통해 열심히 쓰고, 열심히 배우겠습니다. 끝으로 지금도 흐린 세상에서 고통을 겪고 있을 모든 아름다운 사람들에게 작은 응원의 말을 전합니다. 부디 힘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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