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삽화=신채영(미술·08)
한 남자가 손가락이 절단되어 접합수술을 해야 한다. 하지만 남자는 미국 의료보험에 가입하지 못한 사람이다. 돈이 없어서 의료보험에 가입하지 못해 약지와 중지 두 손가락 중 하나만 선택해야하는 남자의 상황은 가히 충격적이다. 마이클 무어 감독(Michael Moore)의 다큐멘터리영화 <식코>의 첫 장면은 현재 미국 의료보험 문제의 심각성을 각인시킨다.

의료라는 것은 의술로 병을 고치는 행위이다. 즉 병에 걸려 아픈 사람을 치료해주는 것이다. 그러나 영화 <식코>를 보면 의사는 “어디가 아프죠?”를 묻는 것이 아닌 “보험에 가입했나요?”라고 묻는다. 미국의 의료시스템은 왜 이렇게 된 것일까?

1971년 2월 18일 미국의 리처드 닉슨(Richard Nixon) 전 대통령은 “새로운 의료제도를 제안한다. 이것의 목적은 최고의 의료혜택을 드리는 것이다”라고 말하며 사보험제도를 시행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40년이 지난 지금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Barack Obama)은 현 의료보험제도의 문제점을 개선하고자 의료개혁법으로 바꾸려한다. 최근 의료개혁법은 사보험료를 부담하기 힘든 국민들에게 정부가 공보험을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한다는 것이다.

미국의 의료보험제도는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이유로 자신의 두 손가락 중 하나만 선택해야하는 상황으로 몰아넣었고, 매일 아프지 않길 기도하며 아파도 병원에 가지 않는 사회를 만들었다. 미국은 자신들의 의료보험이 잘못됐다는 것을 인식하고 변화하려한다. 반면 우리나라는 ‘의료민영화’를 내세우며 미국이 사보험을 선택했던 그때로 역행하려 한다. 의료민영화가 이 영화의 배경을 미국에서 한국으로 바꿀지도 모른다. 무어 감독의 ‘돈으로 사람을 죽일 수 있다면, 그 돈으로 사람을 살릴 수도 있다’는 메시지를 담은 영화 <식코>. 현재 우리나라의 의료보험은 누구를 위해 존재하며 그 방향은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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