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돼지 아빠’정명호 동문이 실험실에서 실험용으로 기르는 돼지를 살펴 보고 있다.

■순환기내과 세계적 권위자 정명호 동문(의학·77)

연구, 진료, 봉사하는 의사, 그 꿈을 이루다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들이 고혈압이나 당뇨로 아파하시는 모습을 보고 아픈 환자를 치료하는 훌륭한 의사가 되고 싶었다”는 정명호 동문.
  그는 “감사 받을 수 있는 최고의 학문이 의학이고 봉사하면서 할 수 있는 직업 중 가장 좋은 직업이 바로 의사다”고 말한다. “오전 6시에 출근하고 의사와 교수로서 늦게까지 대학병원에 남아 다른 친구들에 비해 많이 고생은 하지만 그 만큼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그는 “처음부터 내과를 선택하고자 했는데, 생명과 직결된 심장관련 학과로 오게 됐다”며 순환기내과를 선택한 동기를 말했다. “시술을 할 때마다 느끼는 긴장감과 드라마틱한 시술 성공이 매력적이다”고.
  이에 “인턴과 레지던트 후 87년 전임 당시 내과 전문의였는데, 무급으로 2년 동안 대학병원에서 일한 적이 있다”며 “발령이 나지 않았던 때이지만 환자를 진료하고 연구 하는 것이 좋아서 쉬지 않고 봉사한다는 생각으로 임했다”고 힘들었던 그 때를 회상했다. 힘들 때마다 더 힘들었던 때를 떠올린다는 그는 평소 틈틈이 진료와 연구를 함께 진행한다. 한편 작년에는 ‘외국 환자를 위한 병원 영어 회화’라는 책을 써 환자를 대하는 의사들에게도 세심한 배려를 보여줬다.

의과대학 학생대표로서의 길
  본과 2학년, 그는 학생대표라는 이름표를 달게 됐다. 정치와는 거리가 먼 의과대학 학생이라고 해도 1980년 광주에서는 앞장서서 움직여야 했다. 그는 “여러 번의 데모를 해 목숨을 잃을 뻔한 적도 있었지만 구사일생으로 살아나 다행히도 지금의 의사가 될 수 있었다”고 했다. 또한 “유급 학생이 전체 학생의 3분의 1 이상이었던 당시 상황에서 동료들의 유급을 막기 위해 솔선수범했다”며 “다행히도 그 때 동료들의 유급은 5명뿐이었다”고 말했다. “‘학생운동’, ‘의과대학 학생들의 학업’, ‘나의 학문’이라는 세 가지 것에 모두 신경 써야 했다”고 한다.
  그는 “지난 졸업 20주년 행사 때 도움을 줬던 동료들에게서 많은 칭찬을 받아 뿌듯했다”며 “다양한 학생들을 만나고 다 같이 공부해서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결코 공부만 했던 평범한 의대 학생은 아니었다.

전국 최고의 순환기내과로 이끌다  
  그는 “‘심장이 멈추다’는 즉 ‘사람이 죽었다’를 의미한다”며 “기쁜 일이나 슬픈 일이 있을때 반응을 하는 것이 바로 심장이다”고 심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 만큼 그의 순환기내과에 대한 자부심도 대단했다.
  그는 “우리 대학이 전국 50개 대학 중 순환기내과로는 최고의 수준이다”며 “심근경색증의 연구에서도 최근 5년 동안 가장 많은 논문을 발표했다”고 그 동안의 연구 성과를 말했다. “작년에는 전국 순환기내과 연구논문 6백34편 중 우리 대학이 88편으로 경상지역 논문을 다 합쳐도 더 많은 수임이 증명된 바 있다”고 했다.
그의 연구 중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돼지 연구이다. 그가 연구하고 있는 돼지 실험실은 국내에서 가장 크다. “돼지는 사람과 가장 비슷한 심장을 가지고 있다”며 “돼지 덕분에 연구 기반을 탄탄히 다지고 실제 시술에서 높은 성공률을 이끌어 낼 수 있었다”고 했다. 그래서 외부 언론에서나 대학병원 안에서 그의 별명은 ‘돼지 아빠’다. 그의 연구실에 있는 세계에서 모인 천 마리의 돼지 인형들은 보는 이들을 놀라게 한다. 그는 “해외 학회에 나가서 구입하거나, 선·후배들과 담당했던 환자들의 선물로 받은 인형들이 약 1천개가 넘게 됐다”고 했다.

“나에게는 아직도 꿈이 있다”
  위대한 1천인의 과학자 선정, 5백여 편의 논문, 스텐드(금속 그물망) 시술 8개 부분 특허, 세계 4대 심장학회 전문의 자격증 획득. 그의 수많은 업적들이다.
  그의 논문 수만 해도 무려 5백76편이다. “논문 5백편이 나의 목표였는데 그 목표를 깼다”고 논문연구에 대한 자신감도 함께 보여줬다. 또한 스텐트 개발에 성공해 8건의 특허를 따내는 성과를 거둬 막힌 혈관을 뚫어 심근경색증 수술분야의 권위자인 그는 “50여 명의 연구원과 함께 진료 후와 주말에 나와 틈틈이 연구한 덕분이다”며 “우리 대학은 전국에서 심근경색증 환자가 가장 많다”고 시술 발명에 대한 노력과 성과를 말했다. 돼지 심장을 이용해 새로운 심장혈관 스텐드 시술, 줄기세포 치료, 방사선 치료법 등 심근경색 치료에 관한 연구를 거듭해온 그는 새 시술법 개발에 매진하는 의사로 손꼽히고 있다.
  그는 역시 국내 최초로 미국심장중재술학회 전문의(FSCAI) 자격증을 취득한 데 이어 2000년 미국 심장병 학회 전문의 (FACC), 유럽심장학회 전문의(FESC), 2005년 는 임상·연구 분야에서 탁월한 업적을 이룬 심장병 전문의(FAHA) 자격증을 따 국내 처음 세계 4대 심장학회 전문의 자격증을 모두 가진 의사가 되기도 했다.
  앞으로 그는 야심찬 계획으로 “국립심혈관센터를 유치할 예정이다”며 “이 센터는 국내에서 가장 많은 심근경색증 환자가 찾고 있는 우리 대학 병원의 심장병 연구를 더 심화하기 위한 것이다”고. 이어 “우리 지역인 장성에 유치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심혈관 연구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그는 “심장혈관을 서둘러 열어줘야 하는 심근경색 환자의 경우 분초를 다투는 수술이지만 환자가 생명을 구해줘서 고마워할 때 큰 보람을 느낀다”며 “완벽한 시술법을 개발할 때까지 연구를 계속 하겠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요즘 많은 의학도들이 예전에 비해 쉽고 편안한 분야를 찾아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며 “순환기내과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이 많아져 중요한 심장연구에 앞장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정명호 동문은…
▲1977 우리 대학 의과대학 입학
▲1987 내과 전문의 자격 취득
▲1989 우리 대학 대학원 의학박사 취득
▲1992~현재 우리 대학 의대 순환기내과 교수,
          우리 대학 병원 순환기내과 임상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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