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학교 신문방송사는 개교 55주년을 맞아 특별 해외취재 ‘자랑스런 전남대인을 찾아’아시아 편을 기획 연재 보도합니다. 전대신문, 전남트리뷴, 전대방송 공동으로 실시한 이번 해외취재는 지난해 미국, 중앙아시아에 이어 두번째 기획한 것입니다. 이번 기획은 일본, 중국, 인도네시아 등 동남북 아시아 권에서 맹활약하는 우리 대학 동문들을 신문방송사 기자 및 국원 20여명이 직접 현지를 방문 취재했습니다. 전대신문은 이번 취재 결과를 지면과 인터넷 홈페이지 (www. cnumedia.com)에 보도합니다. /편집자주

조삼영 교수는 현재 중국 중경대학교 물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그는 92년 우리대학을 졸업 한 후 포항공대 대학원에 진학했고 그 후 호주에서 연구원으로 활동 하며 세계를 보는 눈을 키웠다. ‘물리학’은 복잡한 공식을 나열하는 차디찬 학문이 아니다. 조삼영 교수는 물리학 속에서 삶을 알고 생명현상을 이해한다. 그리고 물리학을 공부하고, 가르치기 위해 떠난 세계 속에서 좀 더 깊숙이 사람을 알아가고 세계를 알아가고 있다. 그는 앞으로도 물리학에 정진하며 물리적으로 알지 못했던 것들을 알아내고 싶다고 한다.

삶에 대한 생각이 물리를 선택하게 하다

조삼영 교수는 학창시절 삶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학생이었다. 자연스럽게 생명현상에 대한 궁금증이 커졌고 생명현상을 이해하기 위해 가능한 세 가지 직업을 생각해 보았다. 한 가지는 글을 쓰는 것이었고 두 번째는 그림 그리는 것, 마지막은 물리학을 공부하는 것이었다. 그는 학창시절 글쓰기와 그림 그리기를 해보았지만 굉장히 어려웠다. 결국 마지막으로 선택한 것이 물리학을 공부 하는 것이었다. 조 교수는 서양 이론 중에서 물리학이 자연현상에 대해 가장 철저하고 근본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두 번의 장례식 그리고 …

대학교 2학년 때 조삼영 교수는 같은 과 선배의 장례식을 치루게 됐다. 당시 과대표였던 조 교수는 같은 학문을 공부했던 선배의 죽음 앞에서 ‘과연 내가 물리학을 공부한다고 해서 삶의 현상을 이해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많이 힘들었다. 이후 조 교수는 우리 대학 졸업 후 취업을 준비하다가 포항공대 대학원 진학을 권유한 선배와 함께 대학원 진학을 준비했다. 선배와 함께 물리학을 열심히 공부했다. 대학원 진학 1차 시험은 함께 합격하고 2차 시험에서 조 교수 혼자 합격했다. 그런데 선배가 갑작스럽게 생활관에서 운명을 달리했고 그 후 선배의 몫까지 열심히 해야겠다는 채무감이 생겼다. 그 선배의 죽음 앞에서 삶을 다시 돌아볼 수 있는 계기를 가졌고 물리학을 더욱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물리학 하는 일에는 국경이 없다

조 교수는 포항공대 대학원에서 학위를 수여하고 연세대 물리학과 김철규 교수와 함께 연구원으로 활동했다. 그 후 2001년 10월부터 호주 퀸슬랜드 대학에서 연구원으로 활동했다. 조 교수는 “기본적으로 물리학자들이 하는 일은 모든 인류를 위해서 하는 것이기 때문에 국경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어느 누구든지 여행하는 것과 사는 것은 다를 것’이라는 조 교수는 호주에 처음 가서는 호주 사회에 대한 이해가 없어서 호주 사회를 파악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호주에서 6개월이라는 시간이 흐르고 어느 정도 긴장이 풀리고 나서야 길거리를 지나가면서 간판이 보이고 광고가 보였다. 한국에 있을 때는 한국만 보였지만 호주에 사니 한국과 호주가 보였다. 시간이 지나고 호주와 한국만 보이는 게 아니라 다른 나라들도 보이게 되고 전 세계를 보게 됐다. 조 교수는 “세계는 현재 국경이 점점 없어지고 있기 때문에 세계를 넓게 봐야 한다”고 말했다. “내가 한국 사람이기 때문에 한국을 위해서 일한다는 것이 아니라 세계 속의 한사람이기 때문에 세계를 위해 일해야 한다”며 “마음을 열고 세계 다양한 곳에서 일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 기회를 통해 도전해보라”고 말했다.

주어진 기회를 잡아 중국으로 호주에서 연구원으로 활동하던 조 교수는 지난 3월 6일 중국 중경대 물리학과 교수로 부임했다. 강의는 영어로 진행한다. 중국에서 교수로 부임한다는 것이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중국을 여행해보겠다는 생각은 있었지만 중국에서 살아야겠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었다. 한국에서 자리를 잡거나 영어권에서 자리를 잡을 수도 있었지만 기회가 주어진다면 어디 가서든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해 왔기에 결심했다 .

조 교수는 중국 사회에 대해 “중국이 경제적으로 발전하면서 대학생들이 사회와 가족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뀐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서양사회에 관한 정보는 많지만 우리가 가장 가까이 왕래할 수 있는 중국에 대한 정보는 많지 않기 때문에 우리나라 대학생들이 중국을 이해하려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취업 위해 졸업·유학 가는 것에 실망 대학원 시절 조 교수를 보는 친구들은 저 친구는 항상 공부를 ‘처절하게’한다고 말했다.

“공부를 할 때 가장 어려운 것은 어떤 공부를 해야 할지 모르는 것”이라며 “공부를 하면서 방향을 잃지 않으려면 내가 왜 여기에 앉아서 공부를 해야 하는지를 항상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집중하지 않으면 어느 것 하나 얻기 힘들기 때문에 허벅지라도 찔러가며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후배들에게 “한 길을 택하게 되면 많은 난관에 부딪치게 되는데 내가 왜 이 길을 선택하게 됐고 이 일을 하게 됐는지 항상 생각하고, 처음 가졌던 열정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많은 대학생들이 단순히 취업을 위해서 학교를 졸업하고 유학을 간다는 것에 굉장히 실망했다”는 조 교수는 “자기가 가지고 있는 열정을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것 뿐만 아니라 사회 통념이나 장애물을 극복할 수 있는 자신의 능력을 발전시키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사회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한다”며 “초기의 열정을 유지하면서 물리학자로서 최선을 다할 것이며 앞으로 후학들이 발전 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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