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생하며 먼 곳까지 온 후배들을 만나 반갑습니다” 먼 우즈베키스탄의 한인 식당에서 삼겹살과 소주로 후배들을 맞이하는 장원창 동문의 첫 인상은 그야말로 이국에서 삼겹살과 소주를 맞는 기분이다. 먼 이국에서 맞는 고국의 정취는 반가움과 일상적인 편안함을 동반한다. 

“고생하며 먼 곳까지 온 후배들을 만나 반갑습니다”

먼 우즈베키스탄의 한인 식당에서 삼겹살과 소주로 후배들을 맞이하는 장원창 동문의 첫 인상은 그야말로 이국에서 삼겹살과 소주를 맞는 기분이다. 먼 이국에서 맞는 고국의 정취는 반가움과 일상적인 편안함을 동반한다.

우즈베키스탄에서 한국 교육원 부원장을 맡고 있는 장원창 동문은 한류열풍이 불고 있는 이곳에서, 고려인과 우즈베키스탄 사람들에게 한글 교육과 한국의 문화를 소개하고 있다.

장원창 동문은 광주에 있을 때 중·고등학교에서 교사 생활을 하다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활동으로 학교를 그만두고 1992년 독립국가연합(CIS) 지역에 첫발을 딛게 됐다. 당시 CIS지역은 우리나라와 수교 2년도 채 되지 않은 낯선 지역이었다. 광주·전남 유지들이 CIS 5개 지역(러시아-일크츠크, 우즈베키스탄-타슈켄트와 알말리크, 카자흐스탄-알마티와 우슈토베)에 고려인 한글 교육을 위해 한글학교를 설립했고 장원창 동문은 카자흐스탄의 알마티에서 한글학교 교사로 지원했다. 카자흐스탄에서 1년 반을 한글학교 교사로 보낸 장 동문은 국내 학교로 복직했고 2004년 우즈베키스탄 한글교육원 부원장으로 다시 CIS지역으로 발을 딛게 됐다.

그는 “1992년 처음 카자흐스탄에 왔을 때 이곳은 전체주의 국가로 무섭게 인식되어 신변 걱정의 위험까지 있었다”고 회상했다. 장동문은 고려인 부부가 살고 있는 집에서 그들과 같이 생활하며 러시아를 배웠고 사할린 출신 고려인과 함께 학교를 운영했다. 장 동문은 “학교의 학생들은 초등학생부터 70살 노인까지 다양했다”며 “그들에게 한글교육을 하며 인생의 여정을 들을 수 있었는데 모든 사람의 이야기가 감동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고려인의 삶은 모두 우여곡절이 담긴 소설과 같다”며 그 중 작곡가 정 추 씨의 삶의 여정을 들려주었다.  작곡가 정추 선생은 일제 강점기 광주의 중학교에서 학창시절을 보내다 한국말을 한다는 이유로 재적당하고 일본 유학길에 올라 해방을 맞아 귀국하게 된다. 귀국 후 북한에 간 이후로 남·북 분단 상황을 맞고 모스크바 유학길에서 김일성을 비판한 이후로 알마티로 정치적 망령을 온 기구한 삶을 살았다.

장 동문은 “내가 카자흐스탄에서 한국으로 돌아와 다시 우즈베키스탄으로 올 수 밖에 없었던 것은 아마 이 분들의 삶이 내 가슴 속에 깊게 남아 지울 수 없었기 때문인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이런 고려인의 이야기를 한국학 전문가와 합작해 ‘사진으로 보는 카자흐스탄 고려인’이라는 책으로 출판했다.

현재 우즈베키스탄 한국교육원의 부원장을 맡고 있는 장원창 동문은 한국어 교육과 한국문화를 소개하고 있다. 한국교육원에서 상영하는 한국영화와 드라마는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 곳에서 공부를 하는 학생들 중에는 한국 드라마를 보고 한국이 좋아져 한국말을 배우는 학생도 있다고 한다. 장원창 동문은 “처음 고려인이 강제이주를 당했을 때 카작 민족의 도움이 컸다”며 “카작인이 한국어를 통해 더 좋은 삶을 살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기를 바란다”고 했다. 또 “고려인은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민족 자긍심을 반드시 가져야 한다”며 “이런 고려인에게 한국 방문의 취업 기회를 많이 주었으면 한다”고 했다.

장 동문은 “우즈벡인이 한국을 일방적으로 짝사랑하지 않도록 서로 상호교류를 하는 부분이 많았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또 “현재 우리 대학이 카자흐스탄 국립대, 사마르칸트 국립대 등과 자매결연을 맺고 있는 것이 오랫동안 지속되길 바란다”고 했다. 전남대의 발전 방향에 대해서는 “가스, 석유의 보고인 CIS 지역의 무궁무진한 가능성에 대비해 러시아 어문학과를 설립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장원창 동문은 “한국 교육원에서 임기가 거의 끝나간다”며 “광주에 돌아가서도 CIS 동포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일을 계속 해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이 세상은 넓지만 도전하고자 하는 정신을 가진 사람에게는 좁다”며 “세계화 시대에 의지만 있다면 활동하는데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고 했다. 또 “미국과 유럽만을 세계의 전부라고 바라보지 말고 중앙아시아 국가에 고려인 동포가 살고 있다는 사실도 염두해 두었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장옥희 기자 sushoo@hanmail.net


장원창 동문은…

▶1992년 카자흐스탄 알마티 한글학교 교사

▶1993년 카자흐스탄 국립대학 강사

▶2004년 우즈베키스탄 한국교육원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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