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당신이 이기시오, 내일은 내가 이기겠소” 이 말은 우리 대학 의과대학을 졸업한 조성래 동문이 1998년 낸 책의 제목이자 근 40년간 그가 미국에서 살면서 삶의 철학으로 삼은 문구다.

                                                                                                         

 

 

 

 

 

 

 

 

 

 

 

 

 

“오늘은 당신이 이기시오, 내일은 내가 이기겠소”

이 말은 우리 대학 의과대학을 졸업한 조성래 동문이 1998년 낸 책의 제목이자 근 40년간 그가 미국에서 살면서 삶의 철학으로 삼은 문구다.

조성래 동문은 미국에 가겠다는 생각으로 1964년 우리 대학을 졸업 하자마자 바로 군에 입대했다. 그리고 1967년 제대 하자마자 미국 대사관에서 5년간 체류한다는 조건에 서약을 하고 미국으로 갔다. 그 당시 미국에 의사들 숫자가 부족해서 돈을 많이 벌수도 있고 의학이 많이 발달 돼 있어 배울 것도 많다는 생각에 선택한 미국행이었다.

조성래 동문은 “한국에서 영어공부라고 해봤자 읽고 해석하는 것밖에 한 적이 없는데 나이 30에 미국에 와서 영어를 배우려니 어려웠다”며 “언어적 장벽 때문에 의학 리서치 분야에 종사하고 싶었는데 포기해야만했다”는 안타까움을 말했다.

그러나 언어적 어려움에도 뉴욕 맨하탄에 있는 비크만 다운타운 병원에서 3년간 인턴과 레지던트 생활을 했다. 당시 인턴들은 1주일에 1백 시간 이상 근무했었다. 그는 “너무 힘들어서 포기해버리고도 싶었지만 포기해버리면 패배자가 된다는 생각에 ‘이런 고생은 하고자 하는 고생이 아닌가’”라고 생각하며 “모든 성공은 내 노력에 달려있다는 마음으로 그 시간들을 이겨냈다”고 설명했다.

이후 The Elmhurst City 병원 일반정신과 및 소아정신과에서 6년간 레지던트 수련을 거쳤다. 그리고 미국 정신과 전문의 자격을 획득했다. 그는 “주변에서 영어도 못하면서 어떻게 상담하는 정신과 의사를 하냐고 비웃었지만 열심히 하면 안 되는 일이 없다고 생각했다”며 “실제로 영어가 안돼 병원에서 쫓겨나는 사람을 보고 언어가 안 되면 일이라도 열심히 하자는 생각에 다른 사람보다 몇 시간 늦게 퇴근했다”고 과거의 시간을 떠올렸다. 늦게까지 퇴근하지 않고 환자랑 이야기하다보니 영어실력과 함께 의학 실력도 함께 늘었다는 그는 “이러한 노력 덕에 병원에서 쫓겨나지 않고 인정받으면서 승급하게 됐다”고 말했다.

현재 그는 25년간 일하던 병원에서 은퇴하고 집주변에 있는 라이프라인센터 아동발달학교에서 의료과장으로 있으면서 2살부터 18살까지의 아이들 치료부분을 총괄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뉴욕 컬럼비아 대학 의대 임상 조교수도 겸하고 있다.

조성래 동문은 환자를 치료하는 일뿐만 아니라 칼럼니스트도 하고 있다. 1995년 1월부터 매달 불교 저널에 칼럼을 쓰고 있는 그는 “처음에 글을 쓰려고 아무리 노력해도 잘 안 써져 자주 공상을 했더니 어느 순간 보니 한국말로 글이 잘 써졌다”면서 “그러면서 신문에 칼럼도 쓰고 매달 내가 믿는 종교와 관련한 글을 쓰게 됐다”고 말했다. 이렇게 글을 쓰기 위해 그는 일주일에 영화 한편, 책 한권을 보고 매일 신문도 읽으려고 노력한다고 했다. 그는 글을 쓰는 이유에 대해 “글을 통해 살아오면서 느낀 것들을 말 할 수 있고, 보다 더 좋은 글을 쓰기 위해 다른 책들도 많이 읽을 수 있는 이점이 있어 계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가 요즘 읽는 책들은 불교 서적, 진화론, 정신학, 노인학 등으로 장르를 한정짓지 않고 다양한 책을 접하려고 한다. 이제 나이가 들어서 책을 오래 읽는 것도 눈이 아파 힘들다는 조성래 동문은 인생의 말년을 이렇게 글 쓰고 클라리넷 악기를 배우면서 지금 하는 일을 계속하고 싶다고 말했다.

조 동문은 “미국에서 생활하면서 전남대가 지방대라는 이유 때문에 한계를 느낀 적은 없다”며 “미국이야 한국이라는 나라가 자세히 알려져 있지 않아 대학 역시 상관없고 가장 중요한 것은 실력이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아닌 어디에서라도 어느 학교 출신인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나와서 얼마나 열심히 하느냐에 따라 인정받는 것이다”며 스스로 실력을 쌓으라고 조언했다. 그는 “예를 들어 현재 보잘 것 없는 사람이 과거 어느 대학을 나왔다고 이야기 해봤자 그건 과거일 뿐이다”며 “누구든 현재 어떻게 하고 있는 지에 초점을 맞추고 이야기 하니깐 주눅 들지 말 것”을 후배들에게 요구했다. 조 동문은 그가 쓴 책에서 인생철학을 담기도 했다.

“많은 사람들은 인생을 살아갈 때 이기면서 살려고 한다. 이기면서 인생을 살 수만 있다면 그것처럼 좋은 일이 없다. 헌데 이길 수가 없을 때 괴로움이 오는 것이다. 헌데 바보의 철학은 ‘지면서 이기는’생의 철학인 것이다. 그냥 져 줘버리면 결과적으로 이기는 어찌 보면 안이한 철학인 것이다 …”

<오늘은 당신이 이기시오, 내일은 내가 이기겠소>(1998) 중에서

70을 살아온 조성래 동문의 이 말속에 우리가 살면서 알아야 할 지혜가 숨겨져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게 한다.

/이수현 기자 1004gamsa@hanmail.net


조성래 동문은…

▶ 1964년 전남대 의과대학 졸업

▶ 미국 소비자 연구협회 선정 미국 최우수 정신과 의사 2004~2005

▶ 스트라스모어의 인명사전 등재

▶ 현재 미국 뉴욕 라이프라인센터 의료과장 겸 뉴욕 컬럼비아 대학

   의대 임상 조교수

▶ 저서 <인생은 가지고 와서 갖고 간다>(2001) 외 2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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